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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학교 담벼락과 정문위에 커다랗게 나붙곤 하는 현수막...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거쳐...
대학입시의 터널을 지나고 나면...
그 결과물이 이렇게 내걸리지요...
아직 진학이 정해지지 않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초조와 긴장 그 상태구요...
이제 고 3이 되는 부모들은 또다시 입시정책이 어찌 바뀌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우리 아이가 좋은 대학가기를
그러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주기를...
자식보다 더 초조한 부모님들 많지요.
아마 대한민국처럼 이렇게 자녀의 대학입시에 관심 높은 나라 전세계에 없을 거라고...
이제 고 3이이 되는 우리딸 ...
아무리 성격이 태평이로기서니...
요즘 나오는 드라마 '뉴하트' 보려고 자율학습 빠지고...
집에 오면 컴으로 친구들과 후배들과 두루두루 채팅으로 밤 한시꺼정 친분나누고...
뚱딴지같은 연애소설에...
주말이면 교회가서 주일학교 교사에 반주에 드럼치느라 줄창 개기고...
보다못한 제가 한마디 했지요.
"야, 잘됐다. 너 공부 안해서 대학 못가면
엄마,아빠 농사지어서 비싼 대학 등록금 안대도 되고...
그럼 내가 일당줄께 너 파출부 할래??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소밥도 주고, 옥수수도 따고,
빨래는 내 취미활동이니깐... 그건 내가할께.
어때 괜찮은 생각이지??"
제 얼굴을 말똥말똥 쳐다보던 이녀석
"엉마, 내가 엄마 오십도 되기전에 할머니 소리 듣게 해줄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시집가 버리지, 뭐."
삼생아짐 : 기가막혀...
이걸 콱!!!!!!
이것들이 요즘 셋트로 속 썩이네...에휴...
......
참, 부모노릇 힘들어요.
요즘은 정말 울 엄마 생각나네요...
울 친정엄마 저 키울때
빨래 한 번 안시키고 공부한다고 비타민에,우유에, 과일에
매일매일 도시락 두개 싸서 날라다 주시고...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제 아침밥 꼬박꼬박 챙겨 주시고
밤 열두시에 도서관에서 집에오면 주무시지 않고 기다렸다 간식챙겨주시고...
그렇게 정성들여 키우셨건만
제가 대학졸업하기도 전에 날름 시집와 버리고...
그것도 농사꾼한테...
무지무지 속상해 하시며 그러셨지요.
너도 이담에 너 자식 낳아서 길러봐라...
꼭 너같은 고집탱이 딸 낳아서...
그래도 제 선택이 옳다고 바득바득 우기며 살아왔는데
이제 제 딸이 그 때의 제나이가 되고
제가 엄마나이가 되니깐 엄마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요.
앞으로도 얼마나 더 부모노릇을 해야할런지 모르겠지만...
참 살면 살수록 부모노릇 힘들단 생각드네요.
제가 하는 말들이 듣기싫은 잔소리가아니고,
인생의 선배로서 약이되는 충고로 받아들이게 할 순 없을까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공부를 잘하면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고
입시정책이 어찌 바뀌든 신경쓸 필요없고
원하는 대학에 가서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더 넓은 선택의 폭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
열심히 한다는 것.
그나이에서 할 수 있는 성실성의 척도가 아닐까요??
좋은 성적 받으면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닐수도 있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도 있고
무한한 자기발전의 기회도 주어지는데요...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할때면
이렇게 공부하란 잔소리를 듣고서도 안 하는 녀석들 보면 정말 얄미워요...
아참, 혹시나해서 말인데요...
울 남편 농사꾼이긴 하지만
우리 친정엄마,아빠에겐 정말 아들보다 더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맏사위랍니다.
친딸인 저보다 사위인 울남편이 더 좋으시다고...
정말이예요.
제가봐도 그래요.
저보다 전화도 더 자주 드리고
필요한 거 앞서 챙겨드리고...
저보다 더 자상하게 잘 하는거 있죠??
그래서 제가 늘 고마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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