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살면서 열심히 살고 있나, 제대로 살고있는건가 반성하고 돌아보고...이러다 훅~ 떠나도 미련없다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막상 내가 떠나면 아쉬워해주고 그리워해줄 사람 있을까...가끔 그런 생각도 했었다.
해마다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
바쁘다는 이유로 작년에 걸렀더니 여러번 독촉FAX에, 사업장과 개인 모두에게 벌금 부과된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받아야지 하면서도 올해도 계속 미루다가 20분이 넘도록 쌍코피에 핏덩어리가 막 나오고, 목으로 넘어가며 너무 많이 흘러서 이러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동생에게 연락했더니 당장 병원 나오란 말에 병원갔다가 간김에 건강검진까지 받고 연수 떠났었는데...
콧속 혈관 지지고 연수 떠났어도 또 코피가 이틀 연속으로..^^;;
다녀오니 cancer 의심되니 정밀검사 받으라는 검사결과지가 책상위에 놓여있다....ㅠㅠ
그래도 여전히 몸을 빼기가 힘들어 동생에게 연락했더니 너무 걱정하지말고 나오라고 담당의사 시간 잡아주었다.
재검사 일정 잡아놓은 일주일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cancer라고 해도 다 죽는건 아니라고..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생존율이 8~90프로에 이른다는데, 그래도 떠나는 사람은 떠나지 않는가.
막상 조직검사를 받으라하니...착잡했다.
특히...지난 주에 집에 와서 유난히 엄마가 보고 싶었다고, 일하면서도 시시때때로 다가와 끌어안고 내 머리냄새 맡으며 뽀뽀해주던 막내아들이 제일 맘에 걸렸다. 어렸을때도 유난히 나를 좋아해 오죽하면 서방님이 나보고 민재색시라고.. ㅋ
서울로 올라가서도 금방 또 보고싶다고 전화하던 녀석,
ㅡ 용돈 필요하냐?
했더니 결코 아니라고 펄펄 뛰었는데...ㅋ
그러면서도 '다다익선' 이란 말은 빼먹지않는다.^^;;
자기 아빠랑 내가 투닥거리면 어렸을때부터 은근히 내 편 들며 자기아빠 골탕(?)먹이던 큰아들 녀석도 아직 한창 공부중이니 맘에 걸렸고...
딸아이는 이제 시집가서 자기 가정 꾸렸으니 그래도 맘이 놓이는 편이고...(이녀석은 맨날 지아빠편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되신 친정엄마도 맘에 걸렸다.
매일 밤마다 팔베개 해주고 재워주던, 아무리 곤히 자다가도 내가 때로 늦게 잠자리에 들어 발시리다고 하면 자기 다리 사이에 끼우고 차가운 발 녹여주던 서방님도 맘에 걸렸고...
(그래도 주변을 보면 여자들은 남편이 떠나면 그냥 혼자 사는데 남자들은 거의 99%이상 새아내를 맞더라..^^;;)
나,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 좋은 딸, 좋은 할머니였나 새삼 반성도 되었다.
다 잘 할 순 없다지만, 막상 이런 처지에 놓이니 다 잘 하지 못한게 너무너무 후회되었다.
어쨌든 그동안 입에 달고 살았던 내삶에 미련없다는 건방진 말, 취소다.
미련이 남았다, 것도 조금이 아니라 아주 많이.
나때문이 아니라 가족들때문에...ㅠㅠ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떠나야했던 모 프로그램의 여자들의 모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고, 건강이나 생명갖고 장담하지 말아야겠다는 반성도 했다.
그리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은 더욱 더.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는 말, 진리인듯...
우리 모두는 유한한 존재다.
다만 얼마나 길고 짧은가의 차이만 있을뿐...그런 생각으로 맘을 달랬다.
다행이 어제 재검사 결과 악성종양이 아닌듯 싶으니 몇 달 더 지켜보자는 결과를 얻었다. 다시 새 삶을 얻은듯...나도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ㅎ
지금 이시간에도 몹쓸 질병과 힘들게 투쟁하고 계실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나또한 그 마음 잊지않고 더욱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로...결심&결심!!
#대기번호도44번ㅠㅠ #아무리바빠도건강검진은제때에 #온가족이모이니완전체ㅋ #가족의소중함 #꼬마눈사람 #춘천첫눈 #한림대학병원 #힘내요 #가족모임 #솜씨발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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