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날이 좋아서...

삼생아짐 2017. 1. 1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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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오늘 친구 어머님을 보내드린다. 엊저녁 친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해 줘야하나... 어떤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가는 내내 고민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치루는 큰 일이라 더욱 맘이 그랬는데...약 5년동안 튜브로 연명해 오셨던 분이라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나보다.


몇년전 췌장암 말기 진단받고 몇 개월도 못 사신채 보내드린 아버지 생각도 나고...의료계통에 종사하셨던 분이라 미리 유언을 남기셨었다. 의식 불명 상태가 오면(혹은 스스로 호흡곤란 상태가 오면) 중환자실로 옮기거나 인공적인 생명유지 장치를 꽂지말라고...


간호사셨던 시어머니도 요즘 말기 요양 환자들 상담 등을 해주시는데 미리 그런 말씀하신다.
생명유지를 위해, 의식도 없는데 튜브 꽂아 영양공급 하는 일 따위 절대 하지 말라고..

남겨진 가족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더 붙들고 싶지만, 의식없는 분을 그렇게 오랫동안 붙드는 것도 서로 못할 짓인듯 싶다.


날이 좋아서이든
날이 좋지않아서이든
떠나기에, 보내기에 적당한 날은 아무 때도 없는 듯 싶다.
미리 마음 준비할 밖에...


잠자다가 불시에 떠난 뒷집 아줌마의 죽음이 차라리 행복한 죽음인지도 모르겠다고 남편과 얘기하면서 이담에 나 죽은 뒤 무덤 만들지말라고 했더니 애들이 서운해한다. 엄마 보고 싶으면 어디가서 찾냐고...
마음으로 보면 되지...그랬더니 안된단다. 무덤이 있어야 한단다.
죽은 다음에도 자리 차지하고 싶지 않다 했더니 애들이랑 남편이 엄청 서운해한다.

이제는 정말 웰빙보다 웰다잉을 얘기할 때가 많은거보니 정말정말 나이들었다는 증거...


#문상하는법도배워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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