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In My Back Yard
영어의 앞 글자만을 따서 흔히들 '님비현상'이라 부르곤 하죠.
이 님비현상은 지역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용어로 사용되어 왔는데요,
쓰레기 소각장, 공동묘지, 방사능 폐기장, 송전탑, 유류저장소 같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시설이긴 하지만 이 시설이 들어섰을때 거주지 주민들에게 유해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생활의 불편함, 땅이나 집값 하락 등 여러 부정적인 형향을 끼친다는 이유때문에 이런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마을에 대해 이런 말을 붙이곤 했지요.
사실 저희 대한민국 각 부처 정책기자단이 방문한 홍천 소매곡리도 그런 마을 중의 하나였죠.
그리고 주민들이 겪어 온 고통의 시간들을 돌아보면 그 님비현상이 결코 이기적이기만한 반대가 아님을 절감하게 하는 마을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현재는 그 불편함을 마을 발전의 자원으로 삼아 냄새나고 소외된 마을을 풍족하고 생기있는 친환경에너지 타운으로 새롭게 변모시킨 마을로 님비현상을 극복해 낸 대표적인 마을로 꼽히고 있습니다.
80년대까지만해도 100가구가 넘던 마을이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서면서 32세대로 줄고 주민들도 88명밖에 되지 않는 등 농촌의 일반적인 현상인 고령화를 제외하고도 남아 있는 사람들조차 빨리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던 소외된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각종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등을 오히려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하여 주민들 소득의 발판으로 삼는 모습은 정말 놀랍기까지 했습니다.
쓰레기가 돈이 된다는 말, 실감했습니다.
화석연료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기후 변화, 에너지 생산 소비과정에서 생기는 환경오염, 석유,천연가스 채굴권을 둘러싼 국제 분쟁 등 기존의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면서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친환경에너지 타운 사업을 유치하는 일은 사업 유치 초기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의 젊은 이장인 전진수님, 이 사업을 끌어올 때 또다른 쓰레기장 하나 더 만드는 것 아니냐며 마을의 많은 분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혀 힘들었는데,
지속적인 주민 회의와 단계별 주민 교육,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많은 의견들을 반영하고 주민 협의체를 구성하여 마을 규약을 완성하고 설치 예정인 주요 시설에 대한 유사시설 및 국내외 다른마을을 현장 견학하여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어 주민들이 주도하고 적극 참여하는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환경부와 강원도, 홍천군, 강원도시가스 등과 MOU를 체결하고, 수도권 매립지 공사와 자매결연 등을 체결하여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건설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홍천 소매곡리의 친환경 에너지 타운 사업은 크게 네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입니다.
홍천은 전국 군 단위에서 가장 면적이 넓고 제주도와 그 면적이 거의 유사할 정도로 넓은 지역이며, 주민구성원의 95%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업지역입니다.
홍천군 내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양도 어마어마하고 각종 음식물 찌꺼기와 생활 하수 또한 많이 발생합니다.
홍천군 내의 각종 가축분뇨와 음식물 찌꺼기 등을 수거해와서 혐기성 소화관을 거쳐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여 저장, 정제하여 마을 주민들에게 도시 가스로 공급하고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사업을 유치하기 전에 모든 지독한 냄새의 근원이었던 분뇨와 음식물 찌꺼기의 악취를 밀폐하여 냄새를 없애고,(가스에 포함된 수분 및 황화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탈황장치를 통해), 35일동안 발효시켜 미생물을 분해시켜 식초로 만들었다가 제습 장치를 거쳐 가스정제설비로 이송하여 97% 이상의 메탄을 함유한 도시가스로 생산하여 지역 주민들에게는 반값으로 공급하고 타 지역에 판매하는데 연간 4천 2백만원의 판매 소득을 얻는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었습니다.
둘째, 퇴액비 자원화 시설입니다.
환경기초 시설 설치 후 각지에서 돈을 받고 수거한 음식 찌꺼기 및 하수찌꺼기(슬러지) 등은 물을 빼내고 폐수처리를 하여 퇴비를 만들거나 액비(물비료)를 만들어 농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매곡리 주민들에게는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퇴비를 생산해 내고 있는 공장에서 퇴비 생산과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완성되어 한쪽에 쌓여있는 퇴비의 모습입니다.
연간 1만 6천여 톤의 음식찌꺼기, 생활하수, 가축 분뇨 등이 들어가서 작업하고 있다는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을 뿐더러 완성된 퇴비에서도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판매를 앞두고 있는 친환경퇴비의 모습입니다.
20킬로그램 한 포대 당 현재 판매가가 3800원 정도, 친환경 농자재 심의회를 거쳐 원예 및 오이, 호박 등과 같은 과채류, 배추, 상추 등과 같은 엽채류 등에 골고루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하수처리장 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여 얻는 태양광과 마을 옆의 홍천강물의 낙차를 이용해서 얻는 소수력 발전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입니다.
태양광 발전 현황이 이렇게 외부는 물론 주민센터 내 회의실 입구에도 걸려 있었는데, 햇볕이 좋은 날은 하루에 2메가와트 정도 발생하고 연간 5천 8백만원 정도의 전기가 생산되는데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관리를 하고 있고, 주민들에게도 3킬로와트를 무상으로 공급하여 겨울철 난방비 걱정을 덜었다고 합니다.
또한 발전량이 실내와 실외 두 곳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고 있습니다.
소매곡리 마을을 끼고 흐르는 홍천강에서 홍천강의 낙차를 이용하여 소수력 발전으로 얻는 에너지도 연간 14만 9천 킬로와트
태양광과 소수력 발전으로 얻는 수입은 연간 9천 6백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 모든 수입금은 소매곡리 친환경 에너지 영농조합 법인으로 들어갑니다.
그야말로 쓰레기가 자원이 되고 생산된 에너지가 마을 주민들에게 소득을 가져다주는 거죠.
넷째, 주민 지원 및 관광 기반 시설 조성 사업입니다.
소매곡리 마을 입구에서부터 강변을 따라 목책을 세우고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천년 주목나무가 길을 따라 나란히 식재되어 있었는데 각 주목나무에 마을 주민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환경기초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독한 악취 때문에 떠나버렸던 사람들이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을 유치하면서 그 악취를 잡아내고 주민들에게 소득이 돌아가는 사업을 전개하면서부터 다시 돌아오기 시작해서 지금은 약 70가구가 거주하는데 평생 소원이던 악취를 자신들의 대에서 제거했다는 기쁨을 담아 주민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달은 거라네요.
그리고 야생화 단지도 조성해서 마을 경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작업도 추진중이라고 합니다.
마을을 찾아오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야생화를 이용한 향수만들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을 센터는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에는 자그마한 마을 특산품 판매 진열대를 설치하고 국산차와 커피, 각종 과일 스무디 등의 음료를 팔고 있는데 판매하시는 분이 65세의 마을 주민분.
김순녀 할머님이라고 하시는데, 마을에 살고 계시는 분들이 거의 65세가 넘은 고령이어서 이 할머님은 청년측에 속한다네요.
젊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이 들어와 마을 가꾸기 사업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꾸리는 것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을 운영하면 더한층 소득이 높아지리라 생각됩니다.
홍천군 환경위생과 자원순환담당 이상문 계장님, 문명연 과장님과 함께 나오셔서 정책기자단과 함께 해 주셨습니다.
처음 소매곡리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띄었던 파란색 뚜껑이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최종 침전지 방류수를 원수로 하여 사여과 처리하여 하수처리장내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는 장치라고 하네요.
뚜껑을 열어 보여주는데 보통 하수구 냄새가 날 듯 싶은데 아무 냄새도 안 나네요.
제가 늘 지나다니곤 했던 춘천과 홍천 사이의 고속도로입니다.
국정 홍보방송 K-TV 피디와 인터뷰하고 계시는 마을 이장님
어떤 조직이건간에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사업도 빛을 볼 수 없는데, 기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렇게 친환경 에너지 타운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됩니다.
냄내나고 소외된 마을을 풍족하고 생기있는 마을로 바꾼 홍천 소매곡리 마을
오늘날 환경오염과 에너지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친환경에너지타운의 모범사례로서 꼭 한번쯤 방문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
#대한민국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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