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블로그 쵸니 주부기자

[스크랩] 올 여름에도 강원도 찰옥수수 기대하시더래요~

삼생아짐 2015. 5. 26. 23:57
728x90

 

 

 



강원도 산골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찰옥수수...
강원도 화전민들에겐 요긴한 식량이었지요.


찰옥수수가 지금은 웰빙 바람을 타고
무공해 건강한 간식거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 년에 찰옥수수를 두 통도 채 못 먹는 저는 홍천군 찰옥수수왕인 남편에게 시집와서 해마다 꾸준히 찰옥수수를 심으며 살고 있습니다.




못자리가 끝나면 바로 포트에 옥수수 씨를 하나하나 넣어 옥수수 모를 길러내는데요~ 올해는 자매결연사에서 도와주셔서 일손을 덜었습니다.


찰옥수수 모를 포트에 넣어서 기르면 수확시기가 거의 비슷하게 되고 알도 빈 곳이 없이 골고루 다 들어차게 되어 씨로 심기보다 꼭 포트에 모를 길러 밭에 내어 심습니다. 그 이유는 씨로 심으면 싹트는 것도 더딜뿐더러 새들이 다 쪼아먹어 빈 곳이 많게 되기 때문입니다.




약 한 달 동안 찰옥수수 모가 모상에서 자랄 동안 찰옥수수 심을 밭을 갈아 고랑을 타개고 비닐을 씌웠습니다.
마침 군대에서 아들이 외박을 나와 함께 도와주어 일이 훨씬 수월했지요. 작년에는 남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일꾼을 사서 씌웠지만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올해는 힘들어도 가족끼리 해보자고 약속했습니다.


그 돈으로 우리 소고기
사다 먹고 하자고 농담도 하면서요.

외박 나왔던 아들녀석,

"소고기 사주고 소처럼 부려먹으려고??"
하면서 씩 웃었는데,
정말 소처럼 부려먹었습니다. ㅎㅎ




아들은 저쪽 끝에서, 저는 이쪽 끝에 서서 비닐 씌우는 기계가 올 때마다 끝을 잡아주고 비닐을 묻어줍니다.


날이 얼마나 더운지 1.8리터 병에 물을 넣고 얼린 것을 하루 종일 일하면서 다 마셨습니다. 저녁에는 얼굴도 화끈거리고 익어서 아프기도 하고... 해마다 되풀이하는 일이 건만 농사일은 참 쉽지가 않습니다.




비닐을 씌워놓고 비 온다는 소식을 기다리길 일주일 정도... 드디어 주말에 비가 온다길래 서둘러 찰옥수수 심기를 했습니다.




심을 때에도 큰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함께 심었습니다.
장남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엄마, 아빠를 많이 배려해 줍니다.


찰옥수수 모를 포트에서 하나하나 꺼내어 이렇게 심는 기계에 집어넣고 벌렸다가 들어 올리면 찰옥수수가 심어집니다. 예전에는 모판을 끌고 다니며 호미로 구멍을 내고 일일이 집어넣었는데... 이렇게 서서 심을 수 있는 기계가 나와 찰옥수수 심기도 고추 심기도 참 수월해졌습니다.




아들과 남편이 찰옥수수를 심는 동안 저는 찰옥수수 모를 심는 밭에 간격을 맞추어 내다 놓는 일을 했습니다.



양손에 한판씩 들고 나르는 일이 더디기도 하고 힘에 겹기도 해서 머리를 써서 이렇게 손수레에 넓은 판때기를 얹고 여러 판씩 들어다 날랐습니다.


그런데 이 수레, 균형을 잘 맞추지 않으면 난리 납니다~ 한쪽으로 쓰러져서 기껏 키운 모를 다 엎어 버리거든요.


예전에는 그런 실수도 많이 해서 남편이 가끔 버려진 모만큼 찰옥수수를 먹지 말라는 말에 찰옥수수를 그리 많이 먹지 않는 저는 씩 웃고 말았지요~ 아마 밥 먹지 말라 했으면 살짝 삐쳤겠지요~ ㅎㅎ




아들녀석이 심으면서 포트에서 모를 잘못 뽑아 자꾸만 아까운 모를 망가뜨리길래 제가 미리 뽑아서 담아봤습니다. 마땅한 그릇이 없길래 강아지 물그릇을 빌려다가 이렇게 뽑아서 담았지요.




나른한 척 늘어져 있던 우리 집 말썽꾸러기들은 제가 지나가자 얼른 달려들어 모판에서 모를 뽑아내는 바람에 남편 보기 전에 얼른 치워버렸습니다. 아마도 이 녀석들이 자기 물그릇 빼앗아 갔다고 보복했나 봅니다.


개팔자 상팔자~~ 덥고 힘드니까 이렇게 시원한 곳에서 잔뜩 늘어져있는 이 녀석들 팔자가 살짝 부럽기도 하네요. ㅎ




무거운 모판 나르기도 힘들고 허리도 아프고 해서 이번에는 아들과 임무를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웨이터처럼 모판 하나를 왼팔에 걸치고 하나씩 모를 뽑아서 남편이 기계를 밭에 꼽는 순간을 맞춰 집어넣어 주는데, 남편이 웬일로 칭찬을 다 하네요. 그래도 제가 해봤다고 아들보다 훨씬 낫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ㅎㅎ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죠?

일 잘한다고 칭찬해주니 으쓱해서
더 열심히 심었습니다. ^^


열심히 일해서 그런지 팔도 뻐근하고
허리도 아프고... 저녁에 끙끙 앓았습니다. ㅎ




천이백 평 밭도 다 심고 그 다음날 삼백 평 밭도 다 심은 후, 비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눈물 다섯 방울만큼의 비만 내려도 모살이를 한다는데, 주말에 온다던 비가 내리질 않고 찰옥수수가 자꾸만 말라비틀어지는 거 같아서...




집 처마밑과 지하실 계단 위에 집을 지은 제비에게도 낮게 날아달라고 기원하고 정말 비 안 오면 기상청에 찾아갈까 농담도 하고 아침저녁으로 찰옥수수 밭을 들여다보기를 수차례... 이 찰옥수수 못 살리면 콩이라도 심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드디어 주초에 기다리던 비가 듬뿍 내려 한시름 놓았습니다~ 뜨거운 햇볕에 데였던 이파리도 싱싱하게 살아나고 모두들 모살이를 잘 해서 돌아보는 마음이 넉넉해졌습니다.




옛말에 봄비는 쌀비라는 말도 있지만
찰옥수수 농사를 짓는 저희들로서는
생명비입니다.




앞으로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일일이 곁가지도 따주고, 풀도 뽑아주고 비료도 주고 해야 할 일들이 태산이지만 고비 고비 넘을 때마다 감사해하며 살아갑니다.


하면 할수록 힘들고 어려운 농사일이지만,
이렇게 자연이 보태주는 작은 일 한 가지에도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땅은 그리고 농사일은 제게 살아가면서
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거 같습니다.

 

 

  |  |  |  |  | 
농촌진흥청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소중한 댓글과 함께 
[스크랩]으로 가져가주세요! - 희망의 새시대를 만들어가는 농촌진흥청 -
출처 : 쵸니
글쓴이 : 쵸니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