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들이 공공 생활을 하던 포로로마노와
로마의 언덕 중 가장 오래된 언덕으로 로마건국 신하의 바탕이 된 팔라티노 언덕을
우측으로 끼고,
임페리얼 거리를 따라 쭈욱 올라가면 로마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콜로세움이 보인다.
초등학교때 보았던 벤허,
오래전의 스파르타쿠스와
최근에 텔레비젼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잔혹하고 적나라한 스파르타쿠스까지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검투사들의 시합 장면이면
어김없이 보여지던 곳이다.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이 콜로세움을 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콜로세움이다.
콜로세움(Colosseum, 이탈리아어 Colosseo)이라는 말은 네로황제의 거대한 청동상(colossus Neronis))에서 유래한다는 설과 이탈리아어 콜로살레(Colossale)와 어원이 같다는 설 두가지가 있는데,
어쨌든 공통된 의미는 '거대하다'라는 뜻
공식명칭은 플라비우스 원형 경기장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열리는 검투사 경기를 보러 찾아드는 관객을 한번에 5만명에서 8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역시나 이탈리아 관광지 어디에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프레이 화가..ㅋ
드디어 콜로세움이 자세히 보이기 시작...두근두근...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 아뿔사...역시나 공사중...
로마에 와서 전세계에 알려진 유명한 건물들을 보면 대개가 공사중이거나 보수중이다.
(가죽제품 브랜드인 TOD's가 복원공사에 34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하는데
공사를 지원하는 대신 콜로세움 입장권에 토즈 로고를 넣기로 해 비난을 사기도 했단다.)
공사중임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유적지마다 전 세계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는 것...
부럽기도 하고, 온전한 모습을 못 본다는것에 안타깝기도 하고,,,
로마의 콜로세움을 이야기할 때에는 '네로'황제를 빼놓을 수가 없다.
자신의 예술적 감흥을 위해 로마시내를 불태웠다고 하는 악명과
피가 난무하는 잔인한 경기를 즐겼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도 영화에서 본 기억인듯...
그런데 그 네로에게도 상처받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아는가?
15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네로는 사실 어머니의 하수인에 불과했단다.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의 간섭에서 벗어나 정권을 쥐고 싶어했지만 권력욕에 사로잡힌 어머니는 거부했고,
결국 그 어머니를 암살하고 만다.
사실은 겁만 주려던 것이었는데 실제 살해하고 말자 네로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예술과 문화에 집착했다고 한다.
그는 많은 공연장을 세우고 직접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원로들과 장군들이 졸거나 딴짓을 하면 불러내어 온갖 모욕을 주어 반감을 샀고,
어느날 로마에서 대화재가 발생하여 전역의 3분의 2가 타버리자 원로들은 네로황제가 불타는 로마를 보며 노래를 불렀다고 누명을 씌웠고, 결국 네로는 자살하고 말았단다.
그 후 새로운 장군들이 각지에서 일어나 스스로 로마의 왕이 되겠다고 다투었는데
이때 베시파시아누스라는 장군이 원로들의 지지를 받아 로마의 황제가 되었고,
그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네로황제의 잔재를 없앤다는 본보기로 네로의 황금 궁전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형 경기장을 세우는데, 그것이 바로 콜로세움이었단다.
그는 노예거래와 신전약탈로 유대인 신자들의 엄청난 양의 보물과 포로를 노예로 팔아 콜로세움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고,
콜로세움 외벽에는 총 240개의 아치를 사용하여 구멍을 내고
건물의 하중을 분산시켜 철저한 분업으로 콜로세움을 완공했다고 한다.
고대 로마 유적지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최대지름 188m, 최소지름 156m, 둘레 527m, 높이 57m의 4층으로된 타원형 건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단다.
이곳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잡아온 희귀동물과 검투사들의 피튀기는 경기가 벌어졌으며,
1층에는 물을 채워 해상경기도 가능했다고 하며,
히포지움이라는 지하구조물을 통해 멋지게 등장하는 무대장치를 연출, 관객들의 흥미를 더했다고 한다.
콜로세움의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가 백일동안 열렸는데 그때 희생된 맹수만 해도 9천 마리가 넘고
콘티탄티누스 대제와 그의 후계자들이 점점 잔인해지는 검투사 시합을 막기위해 금지시키려 하였으나
로마인들의 열광을 막지는 못하였는데,
5세기 초반 동방에서 온 텔레마코라는 수도자가 검투사 시합 도중 경기장에 들어가 잔인한 경기를 중지할 것을 호소하다가 군중들에게 돌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잔인한 경기는 더이상 행해지지 않았다고 하나, 살인과 폭력, 대중들의 광기가 얼마나 지독한가를 짐작할 수 있다.
검투사들의 피를 덮는 모레를 라틴어로 하레나라고 하는데, 오늘날의 영어 아레나(Arena:경기장)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콜로세움은 로마 흥망성쇠의 상징이기도 하다.
8세기에 베다(Beda)는 “콜로세움이 서 있는 한 로마도 서 있으리라.
콜로세움이 무너지는 날에는 로마도 멸망하리라.
로마가 멸망하는 날에는 이 세상도 멸망하리라.” 하고 노래하였단다.
1084년 노르만족의 로마 약탈로 인해 로마는 황폐화되고,
442년 대지진때 일부가 파괴되고
16세기 당시에는 귀족들이 기둥, 장식등을 훼손하여 자신의 저택을 꾸미기도 하였으며
한때 양과 소를 먹이는 방목장으로 전락하기도 하였다가
1790년 베네딕트 교황 14세가 초대교회의 박해때 많은 그리스인들이 살해된 순교지로서의 가치를 살려 복원한 후
십자가를 세우고 사용을 금지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나마 남아있게 되었단다.
이곳에는 수동식 앨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고,
햇빛이 강할 때나 비가 올 때 벨라리움(velarium)이라고 하는 천막을 쳐서 하늘을 가렸다고 하는데
이 작업은 고도의 공학기술을 요하는 일이었다고 하니
로마인들의 건축실력과 아이디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게다가 80개나 되는 아치문 덕분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갈 수 있었다고 하니 참 똑똑한 민족이랄밖에...
(우리나라도 종합 운동장 지을 때 문 이렇게 많이 만들어놓으면
드나들때 출구를 찾아 빙빙 돌지 않아도 될 터인데....쩝...
이번에도 콜로세움 안에는 못 들어가보고, 콜로세움 밖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나처럼 사람들을 구경하는 닭둘기랑 놀다가
콜로세움 옆에 있는 콘스탄티누스 대제 개선문을 보러 나왔다.
콘스탄티누스 대제 개선문은 높이는 21m, 너비 25m에 달하는 크기로
로마시대 개선문중 가장 보존이 잘되고,
가장 큰 개선문으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밀비오(Milvio) 다리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315년 원로원과 로마제국 시민들이 세운 것으로 오늘날까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황제자리 쟁탈전에 가담한 콘스탄티누스는 막시미아누스의 아들 막센티우스와 격전을 벌이기 위해 로마로 향하던 중 하늘에 십자가와 함께 '이것으로 이기리라'라는 문구가 나타나 그의 군대들도 보았고
그날밤 꿈에서도 똑같은 광경을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콘스탄티누스 군대는 십자가 군기를 앞세우고 테베레 강의 밀비오 다리에서 막센티우스를 맞아 결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고, 막센티우스는 강에 떨어져 죽었다.
그 후 콘스탄티누스는 원로원과 로마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로마에 입성했고 다음해에 밀라노 칙령을 반포하여 그리스도교에 대한 신앙을 허용하였고,
나폴레옹이 로마 원정당시 이를 몹시 탐내어 파리로 이설(엄밀히 말하면 도둑질)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기술적 문제로 무산되자 이를 본떠서 상젤리제 거리에 개선문을 만들었는데
그 파리의 개선문은 바로 이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의 짝퉁이라는 말씀.
그리고 이 개선문은 바로 우리나라의 독립문, 인도 델리의 인디아 게이트의 모형이 되었다네.
커다란 소나무 저편 보이는 곳이 로만포럼.
아이들한테 보여준다며 개선문 앞에 가서 서라고...
모델 설 것을 요구하며 카메라를 조정하는 우리 서방님
(막내 빼놓고 큰녀석과 둘째 녀석은 이미 오래전에 다녀간 곳이건만...)
그래도 서라니깐 서줬다.ㅋ
모델 안 서주면 살짝 삐친다.ㅋ
기다란 버스 지나가는 거 구경도 하고
우리는 이미 쿠리아리아 테라스에서 본 곳...
포로로마노다.
원래는 이곳으로 들어갔어야만 했는데...
PS.
마지막으로...
아쉬운 김에 이곳 콜로세움이 아닌 크로아티아에서 콜로세움을 본 딴 공연장에서 공연한 신이 내린 가수
일디보의 공연을 잠깐 소개합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팝페라 가수들인데요,
‘일 디보’란 이탈리아어로 하늘이 내린 가수(Divine Performer)라는 의미랍니다.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독설가 사이먼 코웰이 이들을 발굴했지요.
2년여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젊은 성악가들을 찾아다녔는데, 발탁된 이들이 바로- 스페인 출신의 바리톤 싱어 ‘카를로스 마린’, 스위스 출신 테너 ‘우르스 뷜러’, 프랑스 출신 팝 싱어 ‘세바스티앙 이장바르’, 미국 출신 테너 ‘데이비드 밀러’ 네 사람입니다.
아르마니 정장을 입고 각자 특유의 음색으로 노래하는 일디보
그들의 수많은 곡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다지오...한 곡 감상하시는 걸로 콜로세움 이야기편 마무리 합니다.
(일디보 공연 감상 후 그 옆에 나란히 뜨는 라라파비앙의 아다지오도 좋습니다.
특히 라라파비앙이 이탈리아어로 부른 아다지오...엄청 좋습니다.ㅋ)
(너무 오래 걸려 나왔네요,,유럽 여행기..죄송, 또 죄송...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