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떤 농업 전문가가 말하더군요.
우리나라는 일본의 농업보다 약 10여년 뒤쳐져 있고 또 일본은 유럽보다 10여년 뒤쳐져있다고.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유럽에 가서 배우고 온 것들을 자기네 농업에 반영하면
우리나라는 다시 또 일본에 가서 보고 배우고 와 우리 농업에 반영시킨다고,
그래서 딱 고만큼의 시간만큼 우리 농업은 뒤쳐져있다고 했었지요.
일본에서 말하던 그린 투어리즘, 주말농장, 클라인가르텐 등이 바로 그 예라고 했었지요.
사실 저 또한 10여년 전에 체험이란 것이 우리 농촌에 알려져 있지 않던 때에, 일본에 갔다가 촌장으로부터 마을 경영과 체험 사례등에 관해 많이 보고 듣고 와서 우리 마을에 적용시킨 예가 있어 그 말에 별 다른 이의를 달진 않았었네요.
그당시 저희가 방문했던 곳은 가와부키촌과 아스카 지역 진흥 공사 등이었습니다.
아스카 촌장은 자그마치 세 시간에 걸쳐 자신들이 계획하고 실천해 온 농업 농촌 살리기 사업의 성과와 추진 방향, 배경에 대해 설명을 했었지요. 그의 목소리에는 성공한 농촌모델의 촌장으로서의 자부심이 뚝뚝 묻어나는 듯 했더랬습니다.
일명 ‘꿈을 가꾸는 몽정사’ 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설립하여 지역의 문화적 자원을 활용하고 역사적 공부 환경, 자연환경을 살려 마음이 평화로운 마을, 아름다운 마을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무 한 그루 오너제, 죽순 오너제, 흙묻은 당근오너, 고구마, 쌀 오너제 등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오너제는 다랭이논과 같은 휴경논을 회복하고, 흙을 만지고 싶어하는 도시인들이 시간 날 때마다 와서 농사를 짓고 일정량을 수확해가게 하면서, 농민들을 농사기술의 전수자로 보람을 느끼게 만들고, 농가수입도 증대시켜 지역에 정착하게 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했습니다.
(일본 아스카진흥지역에 관한 블로그 기사 바로가기)
http://blog.daum.net/sybaik333/6991919
2014년이 저물어 가는 11월초, 정말 오랫만에, 거의 10년만에 꿈에 그리던 유럽 연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방문지는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 파리의 외곽지역에 자리한 농가들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이탈리아의 슬로우시티로 알려진 곳, 로마시내에서 차를 타고 약 한시간 반 가량을 벗어나 꼬불꼬불한 고개를 오르고 올라,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 호수도 지나서,사람이 살지 않을 듯 싶은 호젓한 산꼭대기에 위치한...
우리 나라처럼 이곳도 꽤나 시골이구나 생각하면서 도착한 곳, 바로 베레트리라는 지역에 있는
AGIENZA AGRICOLA IACCHELLI
즉 '아젠지아 아그리콜라 이아켈리'라는 농가 민박형 마을입니다.
도시사람을 위한 농장체험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토속음식, 숙박, 농작물의 재배, 동물사육, 피크닉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고 하네요.
마을을 찾아오던 때 들었던 선입견을 금새 깨뜨리기라도 하듯, 우리가 도착한 후에도 방문객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묶이지 않은 자유로운 개들의 모습이 이 마을이 가진 여유와 온기를 보여주는 듯 해 보입니다.
어느새 주차장은 꽉 차고 가족 단위로 쉬러 온 듯한 여유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꽤 많이 보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관광농원 형태와 비슷한듯 싶은데 그보다 좀 더 규모가 크고, 다른 무엇보다 생산, 가공, 판매,체험, 교육 프로그램 등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인듯 싶습니다.
마을 입구에 요즘 우리나라에서 한창 추진중인 로컬푸드 사업장과 비슷한 농산물 판매장이 있어 들어가 보았더니
마을에서 생산한 온갖 야채와 과일들, 그리고 꿀, 달걀, 와인, 올리브오일, 잣, 고기, 갓 구워낸 향기로운 빵 등 다양한 농산물과 축산물, 가공품들을 전시하여 마을을 방문한 체험객들과 숙박인들에게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못생기고 벌레먹고, 약간 골병이 든 듯한 과일과 야채들은 친환경의 증거라 하여 떳떳하게 판매장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같으면 버릴 것들인데요, 아무도 이렇게 망가진 물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사갑니다.
그림처럼 이쁘면서도 편안해 보이는 숙소에 짐을 풀었는데
오래되고 낡은 나무로 만든 가구가 오히려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Mr. Libero Maggi의 설명을 들으며,마을을 둘러보러 나왔습니다.
우리가 묵을 숙소와는 또다른 모습의 농가민박집들이 이곳 저곳에 있고
바베큐 시설을 겸한 오래된 화로들
포도주를 생산하여 와인으로 만들고 있는 마을답게 곳곳에 놓인 와인통들
농가 레스토랑
편안한 나무의자가 놓이고 길 양쪽에 시원한 나무그늘을 드리워주는 나무를 심고,
이곳저곳에 꽃 화분을 진열하고, 보이는 곳곳마다 편안함과 안락함이 넘쳐납니다.
주말에 놀러오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미사 장소도 있습니다.
마을 끝에는 동물 농장과 말 사육장이 있습니다.
오리, 닭, 토끼, 거위등의 동물들이 어린 아이들의 친구가 되고
또 승마학교를 열고 있는데, 로마 인근의 어린이들이 승마교육을 받으러 오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회원수는 약 백명,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도 이쁜 꼬마가 열심히 말을 타고 있습니다.
뒷편에는 넓은 잔디밭과 나무로 만든 친환경 놀이시설, 그리고 체력 단련장, 승마장, 바베큐장이 있는데, 체력난련 시설을 둘러보던 일행중 한분이 어린이들 유격훈련시키는 훈련장이라며 말 안 듣는 녀석들 이곳에 데려오는 거라 해서 한참 웃었습니다.
마을을 둘러보고 와인저장고와 와인 시음장도 둘러보았습니다.
마을에서 생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양젓, 고기 등을 가공하여 햄과 살라미소시지 등을 만들어 판매도 한다고 합니다.
와인시음 후, 마을내 농가 친환경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아 전통식으로 식사를 했는데, 농가맛집이라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온다더니 자리가 거의 꽉 찼습니다.
돼지기름에 볶은 파스타와 와인을 넣고 졸인 소고기찜등이 나왔는데, 한식에 익숙한 저로서는 냄새와 느끼함에 거의 손도 못 대었지만, 이탈리아 현지인들은 정말 맛나게 먹더군요.
음식은 거의 못 먹었지만, 공기 맑은 숲속에서 편안한 나무침대에서 잠든 하룻밤은 내집에서 자고 일어난 것처럼 여독의 노곤함을 풀어주고, 온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데 최고였습니다.
마을 자체가 슬로우 시티를 지향하는 터인지라 오래되고 낡은 가구와 건물로, 그리고 모든 시설을 나무로 지어서 편안한 느낌을 더 주는듯 싶습니다.
인터넷과 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통한 홍보를 기본으로 하며 주된 수입원은 숙박과 식사, 체험 프로그램이라는데, 마을 자체 운영은 승마교육, 농산물 판매, 체험 등으로 분야를 나누어 네 명의 관리인이 마을을 끌어가고 있다네요.
이곳에 한국인들이 온 것은 처음이라는데, 이탈리아에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가면서도 이렇게 농촌마을을 방문하는 적은 없었나보네요.
이탈리아 사는 동생내외가 저희 일정표를 보더니 대한민국가서 서울,대구,경주,부산 빼고 산골마을 홍천 서석에 가는 코스라 하더니 정말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우리 농촌 마을 운영에 꼭 필요한 마을 운영사례를 접한지라 이곳의 방문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언젠가 이탈리아를 갈 기회가 있다면, 그리고 농업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라면 꼭 방문해 볼만 합니다.
아젠지아 아그리콜라 이아켈리 농가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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