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양띠해...
'양들의 침묵'이 소설 제목인줄만 알았더니 현실에서도 목격했다.
워크숍 기간에 마을 어르신들과 이슬이 한 잔 걸치며 마을에서 새롭게 할 수 있는 체험과 어르신들의 어린시절 추억의 놀이거리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뽕나무 외발구 썰매며(외발구 타는거보면 김연아 저리가란다...ㅋ) 듣도보도 못한
특이한 시골의 먹을거리 등이 줄줄이 쏟아져나와 색다른 체험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신났는데,
이야기끝에 아버님이 오소리며 너구리며 염소 얘기를 하시다가 오소리는 군화발에 채이면 죽었다가도 사흘만에 깨어난단다.(그만큼 능청스럽다는 뜻..ㅋ)
염소는 성질이 못돼서 잡을때 기분나쁘게 하면 고기도 노린내가 난단다.
염소냄새 안나게, 기분좋게 잡으려면 어찌해야 할런지??
(물론 난 염소는 커녕 살아있는 생선이나 게도 잘 못만질 정도로 엄두도 못내는데..울동네 부녀형님들은 시골여자 다섯이 모이면 소뿐 아니라 말도 때려잡는단다.-_-; )
이번에는 양의 속성으로 넘어가 양의 흉을 보신다. 양의 성질머리가 이기적이고 못됐단다.
겨울에는 지 친구 얼어죽으라고 저만큼 떨어져 자고 여름엔 쪄죽으라고 꼭 붙어다닌단다.
나도 예전에 비슷한 말을 들었던 적이 있어
"양은 겉으로는 순하고 착해 보여도 여름엔 자기 친구 시원할까봐 붙어 다니고 겨울엔 자기 친구 따뜻할까봐 떨어져 다닌다면서요?"(^ 3^)
하고 보탰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조용~~해진다.―,.―
알고보니 어머님 세 분중에
두분이 양띠셨다!!!(-_ど)
급썰렁해진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남편이 한마디 한다.
양은 무리지어 우두머리를 따라 다녀서 개 한마리면 양 백마리를 몰 수 있다고 한다. 우두머리만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몰면 고대로 따라온다고,
즉 단합이 잘 된다는 뜻이란다.
그러자 이슬이에 약간 업↑되신 아버님, 그건 대가리(=동물의 머리,ㅋ)가 나쁜거란다.
우두머리가 벼랑으로 가도 자기들 죽는줄 모르고 무작정 따라가다 낭떠러지에서 줄줄이 떨어져 죽는다고...(-_ど)
(에궁...이 아버님이 집에 가셔서 마나님 뒷감당을 어찌 하시려고...)
아니나다를까, 환하게 펴졌던 어머님들 표정이 다시 싸~~해진다.
아...또다시 양들의 침묵...-_-a
근데 눈치없는 아버님, 양띠 성질머리가 그런줄 알았으면 결혼안했을터인데...
어쩌구저쩌구 하셔서 양띠 어머님들 눈치보랴,
끝없이 양들을 흉보시는 아버님 입막으랴 혼났다.
아, 새해에는 정말 입조심해야지...
분위기 파악도 좀 하고...(づ_ど)
근데 그게 쉽지가 않다.
침묵만이 정말 최선의 처세일까 회의도 들고...
나이가 드니 할 말은 해야 속이 풀린다.
남에게 피해주는 말이 아니라면...
어쨌든 그날 밤에, 애꿏은 이슬이만 희생양됐다.ㅋ
(아, 이슬이값 마저 오르면 어찌 사나?????
이참에 배웠던 전통주 다시 기억살려 담아야 하나?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운치는 있으려나?ㅎ)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들은 왜!!! (0) | 2015.02.01 |
---|---|
누리와 뭉치랑 살게 되었어요! (0) | 2015.01.30 |
조카라 그래? (0) | 2015.01.13 |
새해라, 기쁜 새해라 (0) | 2015.01.01 |
남자들이란...... (0) | 2014.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