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동안 농촌사랑 운동본부에서 개설한 식교육 리더 양성과정을 다녀왔습니다.
'사랑해요 우리 농촌'이란 노래...참 오랫만에 불러봅니다.
농촌사랑 연수원에서의 교육도 정말 오랫만입니다.
예전에 농협대학에서 열리는 PC활용 경진대회에 참석했었고 또 수상식에...그리고 마을리더 과정 연수건으로 다녀온 후 거의 십년만이네요.
함께 농촌사랑 노래를 제창하고,구호를 외치고, 농업 농촌을 위해 희생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묵념을 올리고,전국 각지에서 오신 농민분들과 여러 강사님들의 강의를 듣다보면 다소 해이해졌던 마음들이 다잡아지는 듯 싶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위대(?)한가 봅니다. 자본주의,민주주의,사회주의 같은 용어들보다 '농촌주의'는 이념이 아니라 절박한 현실인듯 싶습니다.
(농촌주의는 농촌사랑 교육에 감명받은 제가 몇년전에 혼자 만든 용어입니다.이미 나왔는지도 모르겠네요^^;;)
저녁식사 후에는 분임토의 시간입니다.전국 각지에서 오신 체험농장주들, 마을 사무장, 위원장님들 입니다.
다들 자기 지역에서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각자의 마을 소개와 자랑거리, 그리고 개인이 하고 있는 일들을 돌아가며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째날에는 현장실습 과정으로 연천에 있는 초성김치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넓은 대지위에 잘 지어진 건물들, 전망이 탁 트인게 올라보니 참 보기좋습니다.
어떤 분은 이곳을 오르면서 힘들다고 일부러 엄살을 부리시며 헥헥거리시는데 아침 먹은게 금방 다 소화된다고 그새 새참을 드시는 분도 계시네요.
숙박동 네 채를 새로 짓고 숙박객들을 위한 운동시설도 갖추어 놓았고 무엇보다 그 넓은 부지가 참 맘에 듭니다.
하지만 나름 어려운 점도 있어서 한달 운영비가 천만원, 전기요금만 삼백만원이 들고,농업인구가 적어 학교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체험을 진행하는데 그래도 3억매출로 10%를 배당하고 불우이웃 돕기도 했다네요.
요즘은 살인진드기 여파로 체험객이 많이 줄어 다소 어렵다고 합니다.
농촌마을 사무장님마다 살인진드기 보도로 마을에 체험객이 많이 줄었다고 울상이신데, 사실 제가 이런 말 하면 그렇겠지만 살인진드기에 물려 돌아가시는 분들은 대개가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어떤 병이든 면역력과 체질이 약한 분들이 걸리면 힘든 거고, 건강한 분들은 대개 이겨내시는게 아닌가...싶은 생각도 듭니다.
배추와 김치 등을 저장하는 움저장고입니다. 김치 저장에 알맞은 온도로 실내가 관리되고,항아리가 쭈욱 놓여져 있는데 김치는 없네요.아마도 지난 가을에 완판하신듯...
(안에 뭐가 들었나 궁금하시다고 열어보신 분들이 조금 실망,,ㅋ)
운영비와 관리 등에 관심들이 많으셨어요.
이번에는 저온저장고에 들어가봅니다.
2011년, 2010년산 소금들이 간수를 빼려고 저장되어 있습니다.
배추를 절일 때, 이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해야 배추가 짜지않고 쓰지도 않습니다.
저희 마을에서도 3년이상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하고 있지요.
체험장 입구엔 다육화분 만들어가기 체험용화분들이 놓여있고, 재활용 플라스틱 투명 펫트병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체험장에서는 우리 전통 김치에 대한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맛난 김치 담는 법에 대한 책자들도 놓여있고요. 여러가지 양념거리들과 김치모형들도 김치마을을 특색을 잘 보여줍니다.
잘 정리된 도마와 체험 도구들이 인상적입니다.
체험장 벽에 전시된 김치 모형들,우리나라 김치의 여러 형태를 보여주는데, 우리나라 김치가 얼마나 다양한지 못 보던 김치들도 있어 찍어보았습니다.
오늘 저희가 하게 될 체험은 두부버거만들기 입니다.
오늘의 제 짝궁, 오늘 함께 체험을 하게 될 인근초등학교 학생들입니다. 3학년이라는데 이 꼬마 짝꿍, 제 앞에 서자마자 이것저것 만지고 맛보고, 끊임없이 질문을 해대는데 척 보기에도 내공(?)이 보통이 아닌걸로 보여집니다.
옆에 선 여자아이가 좀 더 만만(?)할 듯 싶어 짝을 바꾸었더니 왜 도망가냐는 표정으로 정색을 해서 도로 바꾸었습니다.
덕분에 미안한 마음에 꼬마와 더 친해지기 위해 제가 엄청 아양떨었습니다.
우리 민재 생각도 났구요.ㅋ
어린이들에게 바른 식생활 습관을 길러주고, 인스턴트 음식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건강한 콩으로 만든 음식들, 그리고 햄버거보다 두부로 만든 버거를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길러주는 체험인데...서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은 특히 더했구요. 언제 끝나냐고...연실 물어오는 통에 달래느라 조금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에서 지도하는 것도 좋지만...조금 그 시간이 짧았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밀가루, 달걀물을 입혀 노릇노릇하게 잘 구운 두부속에 치즈, 토마토, 양파, 양상치, 오이 등을 넣고 마무리를 하면 끝!!
아주 간단하면서도 영양만점 웰빙 버거입니다. 맛도 꽤 괜찮습니다.
두부의 크기가 크길래 좀 더 여러쪽으로 나누어 만들었더니 다른 아이들보다 네쪽이 더 나왔습니다. 그래서 두 팩의 도시락을 만들어서 싸주었더니 너무너무 좋아하며 친구들에게 자랑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강사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제 맘대로 잘랐다고 함께 오신 분(?)께서 잘못 잘랐다며 마구 다그치셔서 살짝 당황, 꼬마들은 더 당황해서 울상짓고, 좀 황당했는데 나중에 두부의 크기가 너무 크다고 제가 자른 모양으로 다시 다듬어 자르자 그제서야 아무 말씀 안하십니다.
전 선생님이신줄 알고 좀 황당했는데...알고보니 학부형이라 하시네요.
만약 체험도중에 아이들이 좀 잘못했더라도 잘 할 수 있다고 격려를 해 주어야 하는데 잘못했다고 너무 아이들의 잘못을 다그치면 아이들은 풀이 죽게 되고 의욕을 상실합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워낙 엄격한 아버지밑에서 자란지라 조금 칭찬에 목마른 저는 저희 아이들이나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실수에 대해 지나치게 야단치지 않는 편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만약 잘못했더라도, 실수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좀 더 잘하면 된다고 격려해주는 편인데...
교육적인 측면도 좋지만 체험은 나름 즐거워야 한다는게 제 지론인데...글쎄요, 어떤 면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지...물론 둘 다 효과가 잘 발휘되면 좋겠지만요. 마을에서 체험을 진행 할 때 잘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인듯 싶습니다.
다함께 인증샷도 남기고
함께 만들고 맛을 보면서 나름 아이들과 꽤 친해졌다고 생각, 체험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제 짝꿍에게 인사를 건네는데 "누구세요???" 하면서 녀석이 저를 못 알아봅니다.
아, 이 미약한 존재감.
아마도 쓰고 있던 머릿수건을 벗어버리니 다르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꽤나 기억에 남는 귀여운 꼬마였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제 말을 잘 따라주고, 적극적으로 체험에 참여해서 보람을 느끼게도 해 준 꼬마입니다.ㅎㅎ
1박 2일 동안 다양한 강사님들의 강의를 듣고 저녁마다 토의도 하고, 실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여섯개의 조로 나누어 각자 마을의 특산물 한가지를 정하고, 식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들 얼마나 열심이신지 그 열정에 새삼 놀랐습니다.
참고로 저희 조는 조원들 중에서 자기 마을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희망하는 분의 의견을 수렴했고, 산수유 마을의 사무장님께서 산수유 마을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셔서 산수유 체험을 만들었습니다.
요즘 흔히 그런 말들 하지요.
'영식nim, 일식c, 이식nom, 삼식이 세(?)끼..ㅡㅡ;;'
은퇴 후 집에서 하루세끼 밥만 차려달라고 아내에게 조르는 남자를 일컬어 나온 농담이지만 참 아픈 농담입니다. 아직 더 일 할 수 있는데 사회적으로 일터에서 은퇴하고 마땅한 할 일 없이 무료함을 느끼는 세대, 그리고 그런 가장을 바라보는 집안 식구들의 뼈아픈 시선들...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마음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가는 중년 이후의 부부 위기를 극복하고 남자한테만 좋은게 아니라 여자한테도 좋은 산수유 활용 식체험을 하면서 신혼의 사랑을 되살려보는 추억만들기 체험입니다.♡♡♡
단,체험 참가의 금지 사항이 몇가지 있습니다. 19세 미만 안되고요,불륜도 안됩니다.
아이(손주),그리고 애완견 동반 절대(!)안 됩니다. 투명 텐트 제공도 안 됩니다.ㅋ^^
하루 세 끼 밥만 축내는 식충이에서 산수유 체험을 통해 가정의 중심으로,사회와 나라의 기둥으로 우뚝 서는 중년의 부부를 위한 체험,벌써 예약 문의 들어옵니다.ㅋ
2박 3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오신 농민분들에겐 열정을 배웠고, 농촌사랑 연수원 지도교수님들의 따뜻하고 열정적인 강의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힘들지만 알차고 좋은 교육 많이 받고 돌아왔습니다*^^*
농촌사랑, 오천만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위해선 농촌에서 살고 있는 저부터 '농촌사랑'을 실천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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