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우리 아이들 관련 글을 포스팅해 봅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떨어져 살아서 별 얘깃거리가 없었거든요.
그러고보면 우리 아이들은 제게 무한한 창조력을 주던 녀석들이었는데
모두 도시로 내보내고 나니 녀석들과 대화도 농담도 하여튼 부모자식간의 정을 나눌 새도 별로 없어서
많이 서운했는데...
오랫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일전에 어떤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아마도 요즘 젊은 세대 (20대)를 말씀하시는 듯 싶어요.
하여튼 요즘 젊은 세대를 흔히 "빨대와 깔때기 세대"라고 부른다고요.
씀씀이는 커졌는데 막상 수입은 그 씀씀이를 따라오지 못하니
대학 졸업하고 취직할 생각 없이 놀면서 부모등에 빨대 꽂고 등골 빨아먹는다고 빨대 세대라 하고
부모가 충고하면 들을 생각 없이 톡톡 쏘아 붙이고
부모의 말을 간섭으로 여기며 잔소리로만 들으니 깔때기세대라 부른다고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생이 둘씩이나 있는 저희 집도 녀석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정말 만만치않은데
녀석들이 사근사근해지는 때는 용돈 달라고 할 때 뿐이더라고요.ㅡㅡ;;
가끔 만나 제가 영어공부도 좀 하고, 자격증도 좀 따고, 책도 좀 읽고 어쩌구 저쩌구 하면
녀석들 톡쏘면서 말대꾸하고
다른 녀석들은 그 녀석 뒤에서 서로서로 손으로 엑스자 만들어요.
고만하라는 거죠.
게다가 페이스북으로 친구를 맺어놓았더니
이녀석이 어느날 친구끊었어요.
간섭하고 자기 생활 하는거 엄마가 아는 게 싫다는 거죠.
제게만 그랬나싶어 저도 용돈 확(!) 끊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제가 은근 뒷끝 있거든요.)
알고보니 녀석들 아빠까지도 친구 끊었더라고요.
처음엔 나만 미워하는거 아니구나 싶어 안심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게 안심할 일이 아니더라고요.
결국 아빠까지도 간섭하는거 싫다는거잖아요.
은근 화가 나고 약도 올라서 이녀석 용돈을 정말 끊어버릴까 고민도 했는데......
차마 부모로서 그건 못할 짓이라 꼬박꼬박 녀석의 생활비 대주는데
생활비 입금시켜 주는 날만 되면 녀석의 애교와 아양이 보통이 아녜요.
저만 그런줄 알았더니 우리동네 대학생 자식을 둔 부모들이 모두 그러더라구요
열심히 벌어서 자식들한테 다 보내야한다구요.
어쩔 수 없이 이게 바로 부모노릇인가보다 체념하고 사는데
요즘 녀석들을 만나면 저보다도 남편이 아이들과 더 부딪히더라구요.
머리가 덥수룩하다고 당장 머리 깎으라고 호통치고
(완전 덥수룩 머리, 시간이 없어서 못 깎았다는데 요즘 산발하듯 덥수룩 머리가 유행이래요.
아빠가 원하는 단정한 머리는 AS기사님 머리래요.ㅡㅡ;;
그래서 제가 강제로 미용실 끌고 가서 머리 깎아줬는데
이번에는 산다라박의 투블럭컷으로...ㅠㅠ
그게 완전 모히칸족내지는 청나라 오랑캐들 비스름한 머리 스타일........)
옷이 맘에 안 든다고 뭐라 그러고
(체크무늬에 희한한 남방, 그게 우리 80년대 대학 다닐 때 스타일인데
복고풍이라나 뭐라나 그게 또 요즘 유행이래요..ㅡㅡ;;)
이번엔 신발이 이상하다고 뭐라 그러니 녀석, 아빠 만나면 또 뭐라고 트집 잡을지 걱정된다네요.
하도 기가 막혀서
넌 군대에 가야 정신차려......하고 제가 그러고 말았네요.
그랬더니 그녀석 : 난 군대안가, 의경 갈거거든??
그러는거예요.
그러니까 제 남편 벌컥 화를 내더니 : 넌 죽어도 군대 가야해!!
너 다리에 정맥류 있어서 혹 공익으로 떨어져도
안돼요, 전 군대가야 해요. 우리 부모님이 절대로 군대로 가라고 그랬어요,
라고 우겨서라도 군대에 가!!!!!!!!!!!!!!!!!!
버럭 열받아서 그러는거예요.
그랬더니 그녀석, 다른 부모들은 자식 군대 안 보내려고 별 짓을 다하는데
우리 부모님은 친부모가 아니라는 둥 정상이 아니라는 둥 툴툴거려요.
그러자 옆에서 그 꼴을 가만 지켜 보고있던 우리 막내녀석 : 전 공군갈래요.
그러면서 싸악 웃어요.
(이녀석이 원래 제 형과 누나가 하는 짓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라서 눈치가 빠르고 처세술이 뛰어나요.)
그러자 녀석 아빠, 녀석의 형을 혼내면서도 동생이 하는 짓이 그건 아니다 싶은지 한마디 하더라구요.
"넌 공군 못가, 무거워서 비행기가 못 뜨잖아."
그러니깐 당황한 민재녀석 : 그럼 전 해군갈래요.
녀석 아빠, 역시나 시큰둥하게 : 넌 해군도 안돼, 배가 가라앉아.
그러니깐 두배로 당황한 민재녀석 : 그럼 육군하죠, 뭐.
그러자 녀석 아빠, 더 시큰둥하게 : 육군은 땅에서만 하는게 아냐, 트럭타야 하는데 트럭 바퀴 빵꾸나.
그러자 조금 화가 난 듯한 민재녀석 : 그럼 보병가면 땅이 꺼지겠네???
하면서 자폭을 해 버려요.
그 소리에 모두들 빵 터지고 말았죠.
녀석이 중학교 가더니 요즘 부쩍부쩍 자라면서 이젠 제 아빠 몸무게와 같아져서
녀석은 나름 체중때문에 고민하고 있거든요.
제가 보기엔 그래도 좀 체중이 나가야 키가 더 클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코 뚱뚱하지 않다고 위로해주는데
녀석은 은근 고민하고 있어요.
근데 녀석의 아빠가 제 형을 물 멕인다고 녀석의 약점을 콕 콕 찔러버리니 저도 좀 그렇더라구요.
하여튼 자식들은 점점 자라는데
우리 부모의 생각이 자식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지
아님 저희도 어느덧 녀석들에겐 자신들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기성세대가 되어버린건지
만날 때마다 녀석들과 조금씩 거리감을 느끼니 참 서운하고 아쉽고 그러네요.
좀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아직도 제겐 녀석들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식들인데 말예요.)
하여튼 이번에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시고 수술 받으시는 동안
수술실 밖에서 형님이랑도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제가 이 얘길 했더니 형님도 그러더라구요.
요즘 애들 다 그래...라고요.
그러면서 형님친구 얘기도 해 주시더라구요.
엄마한테 뻣뻣하고 소리지르고 엄청 못되게 구는 녀석이
자기 여자친구한테 전화하는걸 우연히 엿들었는데 완전 사탕이 녹아나고 뭘 잘못했는지
전화로 사정사정하는데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나 배신감 느꼈다고 하는걸 들었다네요.
게다가 이쁜 포장지로 선물 같은 걸 싸놓았길래
이 엄마, 생일 다가오니 아들이 엄마 주려고 생일선물 사 놓았나부다 하면서
흐뭇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풀어보았는데 알고보니 여친 선물
엄마가 풀어보았다고 아들녀석 난리난리 치는데
정말 정말 미웠다네요.
정말 요즘 애들 다 그런걸까요?
아님 저희도 자랄 때 역시 그랬던걸까요??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보라고 제 남편 잘 그러는데
정말 요즘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할 시간들이 참 많습니다.)
천사같이 귀엽고 엄마, 엄마를 부르며 달려와 안기던 그 귀여운 자식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걸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진은 포켓몬스터가 한창 유행일때 파오리한다고 대파 들고 돌아다니던 녀석들.....^^;;
그때가 정말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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