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서석면 생활개선회 체험이야기

삼생아짐 2013. 3. 2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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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떡 쳐먹고 올께^^"

 

"응. 잘 쳐먹고 와~~"

 

"ㅡㅡ;;"

 

 

무슨 소리냐구요??

 

바로 2013년 3월의 마지막 주 첫 월요일

 

서석면 생활개선회(회장 최연숙) 회원들과 함께 양양 송천 떡마을과

 

속초 하도문 쌈채 마을로 선진지 견학 겸 체험을 떠나면서

 

남편과 주고 받은 말이랍니다.^.~

 

 

도착하자마자 송천떡마을 김성완 위원장님의 마을 운영 사례를 듣습니다.

 

송천떡마을은 약 50여 가구가 새농어촌 건설, 정보화마을, 녹색농촌, 장수 마을 등

 

각종 사업을 받아 알차게 마을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마을이랍니다. 

 

예전에 지어지고 있던 체험장이 완공되어

 

이제 실내에서도 떡체험이 가능해졌네요.

 

 

송천떡마을은 부녀회원들의 체험조가 잘 짜여져 있어

 

체험객이 올 때마다 부녀회원님들이 돌아가면서 순번으로

 

체험 선생님이 되십니다.

 

"자, 잘 쳐(!)드세요!!"

 

체험선생님의 말씀에 어머님들이 소녀처럼 깔깔 웃으십니다.

 

 

보세요!!!

 

치고 있죠?

 

갓 쪄낸 찹쌀을 떡판에 놓고

 

두 사람이 양쪽에서 쿵덕쿵덕 박자를 맞추어

 

떡을 치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잘 치시네요"

 

했더니 어머님 한 분,

 

" 난 평소에도 집에서 잘 쳐(!)먹어"

 

웃으시면서 대꾸하시는 바람에 또 어머님들이 깔깔 웃으십니다.

 

 

워낙에 어머님들 떡 치는 솜씨가 뛰어난지라 금방 떡 반죽이 완성되었습니다.

 

하긴 오늘은 체험객이지만

 

평소엔 각자의 마을에서 체험객이 오거나

 

자매결연사 가족분들이 오시면 능숙한 체험 선생님이 되기도 하니까요.

 

덕분에 동부 고물에 버무려 맛난 인절미가 뚝딱 완성되었네요.

 

 

맛나게 먹고, 또 남은 떡은 모처럼만의 생활개선회 회원들 외출에

 

 집에서 홀로 점심을 먹고 있을

 

신랑들 가져다 주신다고 조금씩 싸서 집으로 가져갑니다.

 

역시나 우리 어머님들은 가족에 대한 배려가 그만(!)입니다.

 

 

약 한시간의 떡체험을 마치고 이번엔 속초 하도문 쌈채 마을로 이동을 합니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사박사박 함박눈이 내려 영동지방은 온통 눈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송천떡마을에서 프로그램 관리자로 근무하다가

 

하도문 쌈채 마을의 체험사무장이 되신 이순덕 관리자님으로부터

 

간단한 마을 소개를 듣고

 

딸기 따기 체험장으로 이동합니다.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면서도

 

정연규 위원장님께서 특별히 배려해 주셔서

 

딸기 체험장까지 트랙터를 타고 신나게 이동합니다.

 

집에서도 늘 트랙터를 접하시는 농촌마을 어머님들이지만

 

그리고 트랙터 운전석 옆자리가 지정석인 분들이지만

 

오늘은

 

소풍 온 소녀들마냥 함께 타는 트랙터가 참 재미나고 신기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장준영 마을 총무님

 

얼릉 삽을 들고 체험객들이 걸어갈 길을 만들어줍니다.

 

요런 작은 모습에도 감동하는 삼생아짐...

 

하지만 체험객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게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 없겠지요??

 

 

바깥은 온통 눈세상이지만

 

하우스 안은 이쁜 딸기가 무럭무럭 탐스럽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따먹는 건 마음껏(!)

 

단 가져갈 수 있는 건 마을에서 체험객들에게 제공하는

 

도시락 팩 하나입니다.

 

체험비는 7천원이지만 단체 할인을 받아 6300원

 

가져가는 것보다 맛나다고 먹는 양도 제법 됩니다.

 

장준영 사무장님, 마음껏 드시라고 권유하지만

 

어머님들, 다들 농사짓는 수고로움을 아시는 분들이시기에

 

알아서 적당히(?) 드시네요.

 

 

게다가 친환경으로 짓고 있기에

 

벌통도 있고

 

 

딸기 밭 사이사이 헛고랑에는 천을 깔아 풀을 제거하는 효과와

 

지열을 잡아주는 효과를 아울러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조금쯤 덜 익었어도

 

시중에서 먹는 딸기와 달리 참 달고 맛납니다.

 

게다가 바닷가 근처에서 짓기에 해풍을 맞아 더 달고 맛나나 봅니다.

 

 

제가 수확한 딸기,

 

제법 풍성하죠??

 

(뚜껑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따는게 기본 상식이겠지요??ㅎㅎ)

 

 

어머님들도 한 팩씩 손에 들고

 

너무너무 신났습니다.

 

다들 집에 돌아가면 방울 토마토 농사도 짓고

 

오이 농사도 짓고

 

감자, 호박, 고추, 옥수수, 토마토 등 모두들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지만

 

오늘만은 체험객이 되어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하도문 쌈채 마을은 이렇게 마을 공동으로 경작하는

 

딸기 하우스가 23 여 동

 

그리고 각종 쌈채 및 방울 토마토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하우스가

 

자그마치 150동이나 된답니다.

 

마을 공동 영농법인이 활성화 되어 고소득을 이루고 있고

 

마을 운영위원장님과 위원들, 그리고 주민분들과 사무장들이

 

참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농촌마을입니다.

 

 

 해마다 4월 중순쯤에는 하도문 쌈채 축제도 열고 있어

 

저도 남편따라 가곤 하는데

 

 갈 때마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요모조모 알찬 축제가 참 부러운 마을이기도 합니다.

 

 

이순덕 체험 사무장님의 따뜻한 환영과 배웅을 받으며

 

어머님들 모두 즐거운 마음을 가득 담아

 

하도문 쌈채 마을을 떠나왔습니다.

 

 

점심으로 유명한 속초의 물회와 섭죽을 먹고

 

따끈하고 매끈한 척산온천수로 목욕도 하고

 

다들 모처럼만의 외출이 너무 즐거웠다고 하십니다.

 

 

농촌생활의 과학화, 합리화의 기치를 걸고

 

1958년 생활개선 구락부로 출발,

 

농촌여성을 위한 학습단체로 많은 기여를 해 오고 있는 생활개선회에서는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각 면단위 조직을 구성

 

농촌여성들의 학습과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요번 선진지 견학도 바로 그 학습의 일환으로 준비된 것인데요...

 

떠나는 날, 막상 영동지방에 춘설이 내려 온통 백색 세상이었지만

 

눈 속에서 수확하는 딸기 체험은 또 그만큼 이색적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체험 진행 요령이며,

 

마을 손님 맞이하는 자세 등을 배우고

 

또 접함으로써 우리 마을과 다른 마을을 비교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노력하고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농촌마을

 

생활개선회 회원분 들 중 마을 사업을 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어 이런 선진지 견학이 처음인 분들도 많습니다.

 

마을 주민분들 공동의 노력으로 이렇게 잘 사는 마을 기반을 마련한 다른 마을들을 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견학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

 

바로 '사람 살아가는 정'을 배우는 견학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

 

어울려 살아가는 정이 없는 마을이라면 그 마을은 희망이 없는 마을이니까요. 

 

 

ps. 그나저나 제 서방님, 절대로 남의 마을에 가서

 

물건값 깍고 체험비 깎는 짓 하지말라그랬는데

 

어쩔 수 없는 아줌마 근성에

 

그리고 방문한 마을 사무장님과 위원장님들의 배려덕분에

 

조금 더 깎아주시고

 

조금 더 많이 주셨네요.

 

덕분에 우리 생활개선회 회원님들 알차고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려요^^

 

 

그리고 회원분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울 기회를 마련해주신

 

홍천군 농업 기술센터

 

특히 각 면지역을 돌며 회원들에게 좋은 정보와 교육을 이끌어 주시는

 

김정실계장님, 정진영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