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삼생마을 부녀회원들 한식조리사과정 자격증 취득했어요^^

삼생아짐 2013. 2. 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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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어쩐지 모르게 서글퍼지기도 하고...

 

(지나간 세월을 되돌이켜 반추하는 겸허한 계절...)

 

또한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하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가을은...


 

농촌에서는 부뚜막의 부지깽이도 덩달아 날뛴다는 바쁜 계절이기도 하지요.

 

한해동안 농부들이 땀흘린 결실을 수확하는 계절이잖아요.

 

그러나 지난 가을은...또한 삼생마을 부녀회원들에게는 또다른 시작이 되는 철이 되었답니다.

 

 

삼생권역 농촌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향토음식 개발과 한식 조리사 취득과정을 개설하고

 

마을 부녀회원님들이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였지요.

 

콩을 꺾다가, 들깨를 털다가도 수업시간만 되면 볼펜들고,

 

책을 들고 어김없이 삼생마을 정보센터로 달려오시는 마을 어머님들

 

고단한 농사일 짬짬이 시간을 내어 공부하시는 그 열정이 보기좋고,눈물겹도록 아름다왔습니다.

 

 

 

삭시토신, 솔라닌, 엔트로도톡신 각종 식중독 균의 이름과

 

아밀라아제, 리타아제 별별 효소와 화학첨가물도 외워야하고,

 

난생 처음 듣는 용어들이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셨지만,

 

이렇게 고등학교 수험생처럼 빽빽이 노트정리하여 공부하시는 그 열정이 나를 감동하게 하였지요.

 

덕분에 나도 어찌하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까...

 

요점정리 유인물을 만들어 드리고,

 

기출문제도 뽑아드리고

 

가을의 쓸쓸함도 분주함도 느낄 새도 없이 더불어 공부하며 바쁜 가을을 보냈지요.

 

 

그러다가 필기시험을 치루었는데 역시 국가기술자격증의 벽은 높았었지요.

 

 

여러번 낙방하시면서 그만둘까 고민들도 많이 하시고

 

과연 될까?? 하는 주위의 시선들 때문에 많이 부담스러워 하시기도 하시고

 

중간에 포기하시는 분들도 계셨지요.

 

그렇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열분 중 아홉분이 시험을 치루어서

 

여덟분이 필기 시험에 합격

 

12월달부터 실기 준비에 들어갔지요.

 

 

늘상 해오던 음식들이지만

 

조리사 자격증은 음식의 크기와 방법, 재료손질 및 양, 순서, 위생 및 정해진 시간안에 완성해서 제출해야 하는등

 

요리에 관한 전반적인 것들을 기초부터 모두 다루는 것이라서

 

참 힘들고 어려웠었지요.

 

실기시험을 보면서도 낙방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합격율도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서 다들 마음의 부담을 많이 갖고 계셨습니다.

 

(타지역에서 시험보러 오시는 분들 중 열 세번이나 도전하는 분도 계시고

 

실기합격율은 약 6~7%정도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노력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던가요...

 

시험보러 가기전 마을 정보 센터에 모여서

 

다함께 요리 실습도 해보고

 

또 집에서 컴퓨터로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도 하고

 

인터넷에서 시험 본 분들의 경험담과 합격 요령등을 뽑아 공부하셔서

 

최종 여섯명이 드디어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우편으로 도착한 조리사 자격증을 받아들고 기뻐하시던 모습

 

 

봄부터 가을까지 경운기를 운전해 논도 갈고, 이앙기로 모도 심고,

 

하우스에서 오이도 따고

 

또 농사일이 끝나면 식당에 부업을 나가기도 하고

 

참 열심히 사는 우리동네 문영엄마입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늘 웃음을 잃지않고 쾌활해서 제가 참 좋아하는 부녀회원중 한명이지요.

 

바로 저 수험생 공부노트의 주인공이기도 하구요.

 

운전면허증과 함께 이제 국가기술 자격증 두개 있다고 자랑해서 한참 웃었습니다.

 

자격증을 찾아가던날, 아들을 데리고 와서 아들 눈 앞에서 자격증을 흔들며 자랑해서

 

또 저를 미소짓게 하였지요.

 

힘들거라고 놀려댔던 아들에게 엄마의 위대함을 새삼 보여주었던거지요. 

 

 

또 검산리 한미희언니는 

 

자랄때 가정형편때문에 진학을 못해서 살아오는 내내 마음속의 한으로 남았었는데

 

이번에 한식조리사 공부를 하면서 공부에 자신감을 얻어

 

방송통신대학 식품 영양학과에 입학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주었습니다.

 

 

살림하면서, 농사일을 하면서, 또 주유소를 하면서 마을의 부녀회장 일까지 맡아 정신없이 바쁜 언니인데

 

오십이 넘어 뒤늦게나마 다시 향학열을 불태운다는 소식을 들으니

 

살아가면서 무엇에든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알겠습니다.

 

아직 필기에 합격하지 못한 연세가 가장 높으신 한 분도

 

또 '오작'으로 실기에 낙방하신 다른 두 분도

 

자격증을 취득할 때 까지 그만두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저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마을 아낙네들이 정말 좋습니다.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떨어지면 창피하다고 수군거리지만

 

그 창피함을 무릅쓰고 포기하지 않는 그 열정과 근성이 참 좋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실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그 마음들이 아름답고

 

'마을'을 위해 또 자기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들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부녀회원들을 모시고 다니면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노력한 그 시간들동안

 

살아가는 이야기며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이제 삼생마을에 놀러오시면

 

당당하게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부녀회원들의

 

정갈하고 맛난 향토음식들로 체험객들의 밥상을 풍요롭게 차릴거랍니다.

 

삼생마을의 맛난 음식 드시러 놀러오세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