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우리 아이들이 엄마에게 갖는 편견들 중 하나

삼생아짐 2012. 11. 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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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엄마에게 갖고 있는 편견들 중 하나


ㅡ엄마는 지하철을 탈 줄 모른다?? ㅡㅡ;;


얼마전, 친척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춘천에서 남편을 만나기로 했다. 


스마트폰 배터리도 다되고, 갈아타야 하는 곳도 있고, 전철 타 본지도 한 몇 년 되고, 전철 노선도 엄청 늘고, 뭐 어쨌든 형님이 끊어주는 전철표를 들고 춘천으로 내려가는데, 아이들이 상봉역까지 마중왔다. 

막내녀석은 나를 만나기 전까지 내가 길 잃어버릴까봐 내내 걱정했단다.

(녀석이 춘천으로 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엄마를 완전 시골뜨기 아줌마 취급이넹...ㅠㅠ) 

 

어이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는데...

 

어쨌든 상봉역에서 녀석들을 만나 춘천가는 차를 타려는데, 익숙하고도 애절한 페루의 음악, 앨콘돌파사가 들려온다.

오랫만에 듣는 앨칸돌파사는 정말 가슴을 저민다. 

사이먼과 가펑클이 불러 더 유명해진 곡이긴 하지만 원래 곡에 담긴 전설을 생각하면 페루인들이 연주하는 팬파이프(팬플룻??)의 연주가 더 그 느낌이 절절하다.

 

아들에게 연주자의 앞에 놓인 바구니에 돈을 넣고 오라 했더니, 녀석 쑥스러워 싫다더니 쭈뼛거리며 다가가 잽싸게 넣고 온다, 그러더니 내 귀에 대고 소곤거린다.

 

-엄마, 저 아저씨 바구니에 약 십만원 정도 모인거 같아.

 

그 와중에 얼마나 모였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아마도 저 여행자가 하루 저녁 먹고 잘 돈은 될 듯 싶어 안심이 된다.  

 

그나저나 우리 아이들은 내가 한때 전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작가를 꿈꾸었다는것을 알기나할까??  


물론 녀석들 아빠를 만나면서 뒷바라지 하느라, 그리고 이녀석들을 낳고 기르느라 왕창 보류되어 버린 꿈이지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버리지못하고, 갖고있는 꿈중의 하나이다. 


언젠가는 떠나고 말테야......할 때면 남편은 어이없다는듯 쳐다보고

 

-잘 갔다와(혼자서!!)!!

 

하고 놀려대지만, 그래도 나는 이 꿈이 있어 조금은 팍팍한 현실을 견뎌낼만 하고, 때로는 배낭하나 메고 어딘가를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떠올릴때면 살짝 행복해지기까지 하다.

 

그런데, 나는 여행하다 돈 떨어지면 뭘로 해결하나?

장구는 좀 크고, 꽹과리라도 하나 넣고 떠나야 하나??  

호신술도 좀 배워둘걸 그랬나???

언어 공부도 좀 더 해야하는데...

세계사 공부랑 지리 공부도 좀 해야하고...

차라리 자전거여행을 할까(자전거 배워서..ㅋ)????

 

 

이크, 여행자들의 블로그를 즐겨찾기 하면서 또다시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병이다, 병!

 

녀석들, 왜 엄마를 전철도 제대로 못 타는 시골아줌마 취급해서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지...

 

그나저나 내가 호신술 얘기할 때면 내남편, 그런다.

-괜찮아, 괜찮아. 넌 얼굴이 무기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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