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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몇 달만에 집으로 온 큰아들녀석, 보드타러 다녀온 여파로 감기가 된통 걸려 열이 나고 아팠습니다.
웬만하면 약을 못먹게 하는 아빠땜에 아이들이 아플때마다 저는 조바심을 태우곤 하는데...입맛이 없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큰아들에게 밥상머리에서 물었지요.
-야, 먹고 싶은 거 없니? 감기는 밥상머리에서 떨어진대, 잘 먹고 푹 쉬면 나으니깐 먹고 싶은거 말해.
-엄마, 지금은 입맛이 없어서 먹고 싶은게 별로 없어.
그순간 얼마전에 아프고 난 작은 아들녀석, 시무룩한 목소리로 거듭니다.
-형, 아플때 얼릉 사달래서 먹어야지 다 낫고 나면 아무(!)것도 없어.
그 말을 듣자마자 녀석의 아빠랑 저랑 푸하핫...폭소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막내녀석 아플때 사달라던 피자랑 치킨이랑 족발이랑 어쩌다보니 몽땅 지나치고 말았거든요.
-야, 임마, 그래도 엄마가 식혜 사다줬잖아.
그래도 막내녀석, 못내 서운했는지 형더러 얼릉 사달래라고 옆구리 찌릅니다.
문득 저 자랄 때 생각납니다.
아플 때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해주실 것 같던 엄마,아빠가 다 낫고 나면 아무것도 안 해 주셔서 무척 서운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어쩌다보니 저희도 그런 엄마, 아빠가 되어버렸네요.
뭐, 세상사는 이치가 그런걸 어쩌겠니, 아들아. 이런게 인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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