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함께 살아가요...

삼생아짐 2011. 8. 15. 22:58
728x90

 

미용실에 갈 때마다 보곤하는 원일이...

 

 

주인집 아들 원영이 이름을 따서 원일이라 부르는 녀석인데

 

 

얼마나 순하디 순한지

 

낯선 사람을 봐도 단 한 번도 짖지도 않고,

 

안아주면 안아주는대로,

 

쓰다듬으면 쓰다듬는대로 가만 있어요.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장소에서도 잠들 수 있는

 

막강한 내공(?)을 지녔답니다.

 

 

이날도 바로 제 옆에 앉아 졸다가 카메라 셔터 소리에

 

졸린 눈을 뜨고 게슴츠레 쳐다봅니다.

 

 

제 엄마(?)품에 안기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구요

 

 

코까지 드르렁 드르렁 골며 잠을 잡니다.

 

(하긴 우리 비글이녀석은 잠꼬대에 방귀꺼정 뀌더라구요.ㅡㅡ;;

 

자다가 새벽에 잠을 깨어 잠시 앞마당에 나와 앉아 있었는데

 

녀석, 얼마나 요란하게 자는지...

 

전 우리 애들이 그러나했는데...

 

알고보니 범인이 비글이녀석이더라구요.)

 

 

시어머님댁 아파트현관에서 본 자라들

 

누군가 이사가면서 잠시 내놓았는지

 

네 마리가 바지런히 어항 벽을 기어오릅니다.

 

 

숨을 쉬는지, 세상을 구경하는건지

 

머리 하나를 쏙 빼어 두리번두리번

 

이녀석들도 주인이 사랑을 주면 알아볼까요??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한번도 길러본 적이 없어

 

물고기를 기르거나 이런 자라류를 기르는 사람을 보면

 

도대체 왜 기르는지...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어항청소도 장난이 아니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물고기를 기르자고 해도 어항청소가 엄두가 안나

 

금붕어 얻은 것도 모두 남 주고 말았거든요.

 

(사실 좁고 답답한 어항속에 갇혀사는 금붕어를 보면...좀 불쌍한 생각도 들어요.

 

게다가 누군가 하염없이 지켜볼 거라는 생각을 하면......)

 

좁은 곳이나 막히는 곳에 있는게 무척 싫은 저로서는 이녀석들의 삶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우리 집이 길가에 있어 아이들의 등하교때면 밖이 늘 시끌시끌한데

 

이날은 다른 날보다 유난히 소란스러워 나가보았지요.

 

 

우리 민재를 비롯한 동네아이들이

 

 하우스 안에 있는 오래된 뒤주에서 아기고양이 한 마리를 꺼내들었네요. 

 

 

개구쟁이 아이들 손에 잡혀 바들바들 떠는 아기고양이

 

순간 이녀석 엄마 생각이 나대요.

 

아무리 야생고양이지만 그래도 어미의 본능은 다 같은거라

 

자기 새끼가 없어지면 얼마나 찾을까 싶어

 

제 자리에 넣어두라 했더니 아이들, 결사 반대네요.

 

 

특히 우리 민재녀석, 집안으로 데려다 기르겠다고

 

성화가 났습니다.

 

원래 세마리였는데 두마리는 벌써 동네의 중학생 녀석이 데리고 가 버리고

 

이녀석 하나만 남았답니다.

 

 

사람손을 타거나 낯선 냄새가 나면

 

혹 어미고양이가 아기 고양이를 버릴지도 모르니

 

고대로 놓아주라 했네요.

 

뒤주안에 놓아주자마자 아기 고양이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숨어들어갑니다.

 

 

녀석들,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리고 옥신각신하더니

 

끝내는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데려다 기르기로 했나봅니다.

 

 

한참을 가위바위보를 하던 녀석들...

 

제 눈치를 슬슬 보길래 들어와버렸습니다.

 

데려다가 잘 기를 수만 있다면 도둑고양이로 자라면서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밥을 얻어먹는것보담은 낫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

 

저것도 그녀석 팔자려니 싶어 아이들이 하는대로 잠시 못 본척 하기로 했습니다.

 

 

고다음날 보니 더 구석으로 들어가 고개를 처박고 있습니다.

 

 

새끼를 이미 두 마리나 잃어버린 어미고양이가

 

얼마나 슬퍼할런지...

 

이녀석마저도 잃어버리면 안되지 싶어 놓아두자 하긴 했었는데

 

며칠 지난 후에 보니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민재에게 물어보니 아이들은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어미고양이가 더 안전한 곳으로 숨기지 않았을까...싶지만

 

그래도 은근 걱정됩니다.

 

 

원래 야생의 것들은 야생에서 자라도록 내버려두자는 주의인데...

 

이 아기고양이가 무사히 자라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차라리 민재가 키우도록 내버려둘걸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겨울만 되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고양이들이 우리 텃밭에서 잠시 끼니를 때우고 가곤 하지요.

 

이 수많은 고양이들의 발자욱 속에

 

우리 민재가 기르려다 저때문에 포기한

 

조 아기고양이의 발자욱도 하나 더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꿩의 죽음에 관한 추론  (0) 2011.11.17
가을단상  (0) 2011.11.02
허부래기  (0) 2011.08.03
조카랑 놀아요~~  (0) 2011.07.21
손이 사라졌어요???  (0) 2011.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