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조카랑 놀아요~~

삼생아짐 2011. 7. 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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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떨어져서 외국에서 살던 조카인데...

 

방학을 맞아 잠시 다니러왔네요.

 

 

민재녀석 학교 가고...

 

울 최후의 보루도 멀리 군산으로 회의가고

 

저랑 단둘이 놀고 있는데 이녀석과 노는 것도 꽤 재밌네요.

 

사고방식이 의외로 톡톡 튀는게 신기할 정도네요.

 

 

냉면집에서 냉면을 먹는데 벽을 한 번 쭈욱 훑어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찬희 ; 이모, 저 말은 잘못된거 같아요.

 

'여기에 다녀가시는 손님 모두 부자되세요~~'라는 현판을 가리키네요.

 

전 아무생각없이 봤었는데

 

찬희 ; 여기에 다녀갔다는 자체가 이미 돈을 썼다는 건데 어떻게 부자되겠어요??

 

삼생아짐 ; 헐~~

 

그러더니 녀석, 자기는 펀드하고 있다네요.

 

용돈 받으면 모두 펀드에 투자해서 꽤 수입이 짭짤하대요.

 

동생이 조카들 심부름 시킬때 나름대로 적정가격을 정해서 용돈을 주는 모양인데

 

두녀석 다 그 돈을 모아서 큰애는 자기돈으로 노트북을 사서 쓰고

 

이녀석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거지요.

  

 

그래서그런지 소비에 대한 개념이 똑바로 서 있어요.

 

제가 뭘 사주려고 물어보면

 

잠시 생각해요.

 

그게 꼭 필요한가 아닌가를 따져보는거죠.

 

냉면 시키면서 왕만두도 하나 시켜줄까 했더니

 

냉면 먹어보고 부족하면 시키자네요.

 

속옷을 사주는데, 두 벌 이상 사지 말래요.

 

하나 입고 빨아 입으면 된다네요.

 

과자도 아이스크림도 사줄까 하면...잠시 생각해보고 꼭 필요하지 않으면

 

절대로 사달라고 하질 않아요.

 

도대체가 요즘 아이들 같지가 않아 신기하네요. 

 

 

개울에 가자고 두녀석이 하도 졸라서 퇴근하고 늦은 시간에

 

용오름 폭포 솔밭 야영장으로 대충 짐을 꾸려갖고 갔는데

 

그만 큰수건을 못 챙겼네요.

 

늦은 시간이라 물에 안 들어갈 줄 알았는데

 

두녀석 다 흠뻑 빠져서 덜덜 떨면서도 좋다네요.

 

급한대로 신문지와 식탁보로 바람을 막아주고

 

고기를 구워주는데 두녀석 다 너무너무 좋아해요.

 

고기 먹고 난 후 컵라면을 끓여 주었는데 국물까지 싹 마시네요.

 

역시 아이들에겐 물놀이가 최고인듯 싶어요.

 

 

아직 방학을 안 한 민재가 학교에 가고 난 후,

 

센터에서 컴퓨터를 하며 놀으라고 했더니

 

그림판으로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네요.

 

 

비글이를 산책시키고 있는 저의 모습이래요.

 

일명 이모와 비글이

 

삼생아짐 ; 그럼 너랑 민재형은 어딨어??

 

 

잠시 후 또다른 그림을 보여주는데

 

바로 방에서 텔레비젼 보고 있는 그림이죠.

 

 

컴퓨터를 하라고 해도 요즘 아이들처럼 게임을 하지 않고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타자연습도 하고...

 

정말 이뻐요.

 

좋아하는 음식도 검정콩밥, 오이지무침, 김치, 나물 이런거래요.

 

하루밤 외박나왔던 영재녀석, 찬희같은 아들 낳으면 좋겠다네요.

 

그러면서 자기는 찬희 나이때 맨날 엄마 쫓아다니면서 징징거렸다고 반성하네요.

 

삼생아짐 ; 기억이 나긴 나냐??

 

했더니 씨익 웃네요.

 

 

전날 저녁, 민재와 야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치고

 

밤 열두시까지 방안에서 씨름도 하고 신나게 놀더니...

 

 

민재 학교간 지금...낮잠 삼매경에 빠져 버렸어요.

 

아, 오늘밤엔 또 몇시꺼정 두 녀석이 설쳐대려는지...

 

이녀석 옆에서 저도 낮잠을 자버리고픈 충동이 절로 이네요.

 

 

울 최후의 보루, 모처럼 이녀석과 이런저런 얘기하며 노는데

 

먹고픈거 얘기하라고

 

우리집에서 5킬로그램 이상 몸무게 늘어서 가야한다니깐

 

찬희 ; 그럼 집도 먹어도 돼요??

 

그 말에 울 최후의 보루랑 저랑 벙 떠버렸죠.

 

찬희녀석, 저랑 눈이 마주치니깐 씨익 웃네요.

 

 

금발에 파란 눈의 러시아 여자친구랑 벌써 3년째 사귀고 있다는데

 

이름이 니콜이라네요.

 

한동안 니콜과 헤어져서 심기가 안 좋다고 하더니

 

알고보니 계속 사귄다네요.

 

의외로 끈기도 집념도 있어요.

 

 

살던 집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의 시골에서 느끼는 정취는

 

마음껏 맛보고 갔음 좋겠네요.

 

이녀석 덕분에 저도 텐트에서 자보고, 계곡으로 물놀이도 가게 생겼어요.

 

은근...시원한 계곡 바람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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