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보화마을에 있는 정보센터에 다문화가정 화상상봉장이 생겨나고
삼생마을에도 독립된 공간으로
도서실겸 휴게소겸 다문화상봉장을 마련했습니다.
농협에서 한국어 교육을 수강중인 다문화가정 주부들인데
삼생마을 정보센터에 모여
화상채팅도 하고 컴퓨터도 합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외국에서 온 주부들이 저희 지역에도 꽤 많습니다.
가장 배우고 싶은것이 한국어 다음으로 컴퓨터라네요.
19살 필리핀 청년 알제산과 대화중인데
같은 필리핀에서 온 아그레스가
나이를 듣더니 툭 끼여들어
'아직 젊었네???'하는 바람에 얼마나 웃었는지요.
삼생아짐, 속으로 : 새댁도 꽤 젊었거든요??
아그레스의 나이는 서른넷이거든요.
근데 환갑 넘으신 할머님들이 하심직한 말투로 젊었네..하는 소리를 들으니
저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져버린거죠.
베트남 출신 주부인 따띠배연은
홍천군 다문화지원센터에서 통역사로 근무하면서
저희 마을 베트남 주부들을 위해
베트남 현지에서 화상프로그램 설치하는 과정을 도와주었습니다.
홍천군 다문화센터에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필리핀에서 온 레이아도 능숙하게 화상대화를 합니다.
작년에 도청에서 그린피씨를 보급할 때
직접 접수를 해서 구해준 터이라
레이아가 잘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부족한 솜씨나마 제육볶음을 해서 점심식사를 대접했더니
모두들 가리지않고 잘 먹네요.
청량고추도 알고,
꼬막무침도 아네요.
이젠 거의 한국사람들이 다 되었습니다.
베트남 주부인 레티느아가 역시 같은 베트남에서 온 누엔티몽뚜앤과 밥을 먹으면서
자기는 다 먹고 기다리면서 누엔티몽뚜앤에게
"빨리 무그라" 했더니
누엔티몽뚜앤은 "걱정말아, 내맘이야. 얼릉 먹을터니.
너 먼저 가거라" 하는 바람에 또 한바탕 웃었습니다.
웃으면 안되는데...그 억양이랑 화법이랑 은근 재밌습니다. 귀엽기도 하구요.
베트남에서 온 누엔티짱...
바로 우리 뒷집에 사는데
모자리할 때도 나와서 같이하고
신랑이 개울로 소 꼴베러 갈 때도 같이 따라다니며 열심히 일합니다.
신랑과 함께 센터에 나와서 베트남에 계신 부모님과 화상채팅을 하는데
그만 큰소리로 울어버렸습니다.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전화로만 대화하다가
화상으로 가족들 얼굴을 보고 그만 눈물이 난 거지요.
베트남에 다녀오고 싶다고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신랑도 많이 고민했고...
또 전화요금도 많이 나와서 무진장 고민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화상방을 이용하여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면서
아쉽지만 조금이나마 마음을 달래었습니다.
홍천군청의 김갑수계장님,
화상대화가 잘 이루어지는지 옆에서 도와주십니다.
잠시 쉴짬에 안마의자에 앉아 맛사지를 받으시며 넘넘 행복한 표정이세요.
이 안마의자는 겨울철에 어르신들 컴퓨터 하시고 어깨랑 등 아프실때 쉬시라고 마련한건데요
여름철에 농사일 하시다가 힘들때에도 센터에 들러 마사지를 받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며칠동안 저희 마을 행사준비와 다문화가정 화상상봉 점검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김갑수 계장님과 노성호 주사님,
그리고 강원도청의 정태훈 주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신랑들도 옆에서 함께 참여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네요.
강원도청의 정태훈 주사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유지보수 사업단과 연결하여 화상 프로그램설치에 불편함이 없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셨네요.
어제, 센터에 와서 화상대화를 시도하던 누앤티장은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만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습니다.
정말...가슴이 아팠습니다.
요즘은 저희 지역에도 다문화가정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농촌은 우리나라 여자들이 시집오기를 꺼리는 곳이라
어느순간부터인가 베트남, 필리핀, 몽골, 중국, 일본, 연변 등지에서
온 새댁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줍니다.
게다가 일손이 딸려 중국 등지에서 일 하러 오시는 근로자분들도 많구요
고국과 소식을 주고 받고 싶어도
비싼 국제전화 요금을 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각 마을 정보센터에 비치된 화상시스템을 통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면 그 그리움과 궁금함은 조금이나마
덜어질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정보화마을 화상시스템은
여러 언어별로 설치를 할 수 있어 많이 홍보된다면
정말로 좋은 시스템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 물론 저도 엊그제 이태리 사는 동생과 화상대화를 했구요..
동생이 너무너무 좋은 시스템이라면서
엄마, 아빠 집에도 얼릉 깔아달랍니다.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신데 뵐 수가 없어 전화로만 목소리를 들으니
그 궁금함이 더한 모양입니다.
게다가 여러 곳에서도 동시에 접속하여
최대 16곳의 장소에서 동시에 화상대화를 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높네요.
단 외국의 인터넷 속도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많이 늦는 편이라
역시 우리나라가 IT면에서 강국이구나...라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는 됩니다.
무슨 시설이든지 제도이든지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그 효용성은 달라진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누앤티장의 아픈 마음이 다소나마 달래지기를 기원하며...
오늘 저녁엔 잡채라도 볶아서 들어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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