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그 엄마가 이 엄마???

삼생아짐 2010. 12. 10.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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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민재넘, 담날 영어시험 본다고 해서 문제를 뽑아주고 풀라했더니

끙끙거리며 한창 풀더니 갑자기 물어보네요.

 

민재 ; 엄마, Help yourself 가 무슨 뜻이야? 

 

삼생아짐 ; 뭐? 그 뜻을 몰라? '많이 드세요'잖아.

 

30분 후 또 물어보네요.

 

민재 : 엄마, Help yourself가 뭐라구?

삼생아짐 ; 실컷 먹으라구.

 

 

그러더니 오늘 아침 밥을 먹으면서 또 물어요.

 

민재 ; 엄마, Help yourself가 무슨 뜻이라구?

삼생아짐 ; 정말 몰라?

왜 그걸 몰라?

많이 많이 먹으라구,

니 몸에 도움될만큼.

정 외우기 힘들면 이렇게 외어, 많이 쳐먹으세요!!!

 

민재넘, 쓰윽 저를 쳐다보더니 ; 있잖아, 엄마.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지금은 아마 그 형이 고등학교 1학년 됐을거래.

그 형이 시험보는데 Help yourself'많이 쳐 드세요!'라고 답을 써서

선생님이 혼내줬더니

자기네 엄마가 그렇게 외우라고 시켰대.

 

삼생아짐 ; ??? ......!!!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차, 가슴이 뜨끔 하던 차에...

 

민재넘 ; 근데 그런 엄마가 바로 이 엄마야!

 

하면서 기어이 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네요.

 

삼생아짐 ; 헐~~

 

(속으로) 나쁜넘!! 하고 욕하고 말았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이넘이 저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런거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이 대답이 나올때꺼정

엊저녁부터 저한테 끈덕지게 물어봤다고 생각하니 내참...

이넘의 꿍꿍이가 다시 보여요ㅡㅡ;;

 

 

항상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넘인데...

녀석에게도 나름 용의주도함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끔하네요.

 

모른척, 안본척, 무심한척 하고 있어도 아이들은 볼 거 다 보고,

나름 자기 기준에 맞춰 판단도 하는데...

아이들은 생각을 안할거라고 하는 부모의 무심함이

어느새 저에게도 남아있었나보네요.

 

하는 수 없이 녀석의 컵에 물을 따라주며 그랬죠.

 

삼생아짐 ; 시험볼 때 답은 그렇게 쓰더라도  

절대 니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쳐줬다고 그러진 마라......(깨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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