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민재넘, 담날 영어시험 본다고 해서 문제를 뽑아주고 풀라했더니
끙끙거리며 한창 풀더니 갑자기 물어보네요.
민재 ; 엄마, Help yourself 가 무슨 뜻이야?
삼생아짐 ; 뭐? 그 뜻을 몰라? '많이 드세요'잖아.
30분 후 또 물어보네요.
민재 : 엄마, Help yourself가 뭐라구?
삼생아짐 ; 실컷 먹으라구.
그러더니 오늘 아침 밥을 먹으면서 또 물어요.
민재 ; 엄마, Help yourself가 무슨 뜻이라구?
삼생아짐 ; 정말 몰라?
왜 그걸 몰라?
많이 많이 먹으라구,
니 몸에 도움될만큼.
정 외우기 힘들면 이렇게 외어, 많이 쳐먹으세요!!!
민재넘, 쓰윽 저를 쳐다보더니 ; 있잖아, 엄마.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지금은 아마 그 형이 고등학교 1학년 됐을거래.
그 형이 시험보는데 Help yourself를 '많이 쳐 드세요!'라고 답을 써서
선생님이 혼내줬더니
자기네 엄마가 그렇게 외우라고 시켰대.
삼생아짐 ; ??? ......!!!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차, 가슴이 뜨끔 하던 차에...
민재넘 ; 근데 그런 엄마가 바로 이 엄마야!
하면서 기어이 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네요.
삼생아짐 ; 헐~~
(속으로) 나쁜넘!! 하고 욕하고 말았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이넘이 저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런거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이 대답이 나올때꺼정
엊저녁부터 저한테 끈덕지게 물어봤다고 생각하니 내참...
이넘의 꿍꿍이가 다시 보여요ㅡㅡ;;
항상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넘인데...
녀석에게도 나름 용의주도함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끔하네요.
모른척, 안본척, 무심한척 하고 있어도 아이들은 볼 거 다 보고,
나름 자기 기준에 맞춰 판단도 하는데...
아이들은 생각을 안할거라고 하는 부모의 무심함이
어느새 저에게도 남아있었나보네요.
하는 수 없이 녀석의 컵에 물을 따라주며 그랬죠.
삼생아짐 ; 시험볼 때 답은 그렇게 쓰더라도
절대 니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쳐줬다고 그러진 마라......(깨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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