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자랑스러운 삼생인

삼생아짐 2010. 9. 1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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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내내 육상대회 나간다고 연습하던 민재녀석...

그동안 계속 비가 와서 일주일 연기가 되고

 

 

 

드뎌 홍천교육장배 육상경기대회 출전하는 날이 되었네요.

 

 

 

우리 양쪽 가문을 통틀어 육상대회에 나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지라

육상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사진으로 남기고싶어서

유니폼입은 모습으로 서보라 해도 말을 안듣고 요리빼고 조리 빼고...

 

삼생아짐 ; 쟤 좀 어떻게 해봐!! 

 

울 최후의 보루더러 부탁했더니 씨익 웃으며

 

울 최후의 보루 ; 너 걸어가, 임마!!

 

딱 한마디 하고 마네요.

녀석, 눈 하나 깜짝않더니 걸어간다네요.

  

 

 

그러더니 오후에 전화가 왔어요.,

투포환과 티볼에서 은메달 땄다네요.

 

 

 

땀에 흠뻑 젖어서 잔뜩 신이 난 녀석

은메달을 두개나 땄다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네요.

잘하면 도 대회에 홍천군 대표로 나갈지도 모른대요.

 

 

 

그러더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드디어 아침에도 안 보여주었던

 

 

 

유니폼 차림으로 달려나와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주면서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얼릉 찍으래요.

 

 

 

삼생아짐 ; 이렇게 포즈를 취할 걸 왜 아침엔 그렇게 튕겼냐??

 

했더니

아침엔 폼만 잡고

막상 대회에 나가서 입상 못하고 돌아오면 부끄러울까봐 그랬대요.

 

 

 

 민재넘 ; 엄마, 우리학교 교훈이 나하고 딱 맞아.

 

그러는거예요.

 

 

 

삼생아짐 ; ??

민재넘 ; 나는 '자랑스러운 삼생인'이야.

 

 

 

민재녀석 학교 교훈이 '제힘으로 잘 살 수 있는 쓸모있는 사람이되자'이고

 

 

 

자랑스러운 삼생인이란 말이 학교안에 있는

표지석에 새겨져 있거든요.

 

그러니깐 은메달을 두개씩이나 따서 학교명예를 높였으니

자긴 쓸모있는 인간이란 얘기죠.

 

 

제가 순간 넘 웃겨서 킥킥거리고 웃었더니

녀석, 자기가 오랫만에 한 건 했다나요.

 

 

요즘 제가 잘 웃지도 않고, 글도 잘 안올리니깐

나름 서운했던 모양이네요.

 

 

이제 그만 블로그를 접을까...생각중인데...

조금 망설여지기도 하네요.

 

 

 

딸아이의 홈피에서 제 흔적을 발견했죠.

 

 사랑을 받는 사람의 마음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하고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고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세상 모든 것을 가져도 불행하다는 것......

 

 

얼마전에 제가 포스팅한 글 중에서 옮겨적은 모양인데...

 

삼생아짐 ; 나도 쫌 괜찮은 말을 해버린듯...ㅋㅋ

 

라고 장난스레 댓글을 달았는데

녀석의 글을 보고 느끼는 바가 좀 있었네요.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농사일에 바빠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글로 남겨주지 못한 아쉬움과

이담에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들때

이 블로그를 보면서 위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제가 뿌리를 내리고 살고있는 농촌이 좀 더

살기좋은 곳으로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던 건데......

요즘 너무 많은 회의가 들어서요.

 

 

산다는 것에는 참 많은 변수가 작용하네요.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삶이 의도했던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는 걸 다시한 번 실감했구요.

 

볼때마다 한뼘씩 커져버리는 듯한 영재와

나름 진로를 고민(?)하는듯한 수향넘

그리고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가는 우리 막내 민재를 보면서

힘내고 열심히 살아야지...하면서도부모로서의 책임감이 새삼 버겁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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