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시설채소며 집안농사일들에 바빠
이번 찰옥수수 작업을 하면서
일손을 구하느라 정말 많은 고생을 했지요.
(선별은 아주머님들이 하셔도 담고, 박스붙이고, 나르고,
송장붙이고, 치우고...뒷처리가 만만찮거든요...)
수향넘, 순순히 들어와서 자기가 거들겠다네요.
삼생아짐 ; 알바비 못주는데??
수향넘, 괜찮대요.
그러면서 일하시는 분들 새참용이라면서 자기가 아르바이트 하는 빵집에서
빵도 한 보따리 사가지고 왔네요.
삼생아짐 ; 야, 이거 너 전부 전일제 빵 사온거지??
아니래요, 사장님이 특별히 할인해주셔서 돈 들인것보다
할인가로 주신게 더 많다네요.
덕분에 요긴하게 내놓았죠.
정말 정말 열심히 일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미안하기도 하구요...
삼생아짐 ; 좋아,까자!!
그랬더니 수향넘, 무슨 말인가 눈이 휘둥그레...
무슨 말이냐면요......
지난달에 제가 영어학원 등록하라고 학원비를 20만원이 넘도록 보내주었는데
녀석이 막상 학원에 가보니
이상한 종교 강요에
생각했던 것보다 영 아니올씨다여서 그만뒀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엔 꽤 괜찮은 학원이었는데...그동안 많이 변했나보네요...)
그리고 환불을 받았는데...녀석이 이걸 저한테 반납을 안 하는거죠.
엄마 힘들다, 농촌경제 힘들다...갖가지 협박과 감언이설로 도로 내놓으라 해도
이녀석, 실실 웃으며 안 내놓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일하는 거, 기냥 학원비에서 까자 그랬죠.
그랬더니 수향넘, 한 10만원쯤 까달라고...두배로 열심히 일한대요.
그리고 비비크림을 하나 새로 샀다며 내놓는데... 지난번에 쓰던거 저 준거 도로 달래요.
(이녀석이 저보다 화장품을 더 많이 사거든요...
그래서 녀석의 화장품중 괜찮은 거 있음 제가 압수해요.)
녀석이 이번건 금가루가 들어간 더 좋은거라고...새걸로 바꿔준대요.
이번게 훨씬 더 비싼거라고...
그래서 바꿔주면서 2만원 까줬죠.
그랬더니 수향넘, 2만5천 490원이래요.
삼생아짐 ; 버림 몰라??? 만원 안됨 무조건 버려야지.
설거지하고, 방청소하고, 빨래널고, 동생 밥 챙겨주는데
선심으로 또 3만원쯤 까고...
빵값도 좀 까주고...
들어오면서 제 마스크팩도 두어장 사와서 그것도 좀 까고...
그러다보니 어느덧 20만원이 다 차가요.
삼생아짐 ; 야, 아무래도 안되겠다.
그 화장품 기냥 만원만 까자.
반값 할인!!
그리고 옥수수 작업한 것도 시간당으로 까자.
했더니 녀석, 엄마 치사하고 비겁하대요.
그러거나 말거나...
그후로도 옥수수 작업 두어번이랑
마을에 손님 오셨을 때에도 녀석 들어와서 정말 정말 열심히 거들었죠.
그거 다 까자고 했더니......
어느덧 학원비보다 더 나오네요.
그래도 걸핏하면 제가 그넘한테 그래요.
삼생아짐 ; 야, 더운데 아이스크림 사와봐. 거기서 까자!!
마트다녀오면서 반찬거리랑 우유랑 사고 계산은 수향넘이......
역시 학원비에서 까는거죠.
어차피 용돈으로 줄 거였는데...
내둥 부려먹고 까니깐..좀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녀석 씨익씨익 웃으면서 다 받아주는 거 보니...정말 이쁘네요.
그나저나...
이녀석 대학 등록금 담주에 내야하는데...
이건 또 뭘 부려먹으면서 깔까......생각 좀 해볼까 싶은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 이담에 나이들어 힘들어지면
녀석이 용돈 몇 푼 주면서 길러준 거 까자 그럼 어카죠...
이제 고만 까야 될까 보네요.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잖아요.
부모가 자식앞에 바른 본을 보이고...바로 서야죠. 안그래요??
그래도 수향녀석, 찰옥수수 작업 거들면서
자기 친구는 지금 땡볕에서 고추딴다고
자긴 덜 힘든거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녀석이 얼마나 기특한지...
게다가 요즘은 사는게 넘 재미가 없고 힘들어서 가끔가끔 인생 뭐 이래...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녀석들을 보면서 힘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되네요.
때때로 세상살이 힘들고 팍팍한건......
뭘로 까나 싶은데......
저마다 다 까는 방법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저는 우리 아이들 보면서 까나가는 듯 싶네요.
엄마맘 알지, 김수향??
(정보처리, 영어 토잌, 중국어, 장학금, 취직준비, 집안일, 동생돌보기...기타 등등
뭔말인줄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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