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아바타라네요...

삼생아짐 2010. 6. 23.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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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제 행사를 마치고 3박 4일만에 돌아와보니... 

 

헐~~~

 

 

 

주인없는 집엔 거미줄만 무성하다는데...

 

잠시 집 비웠다고

 

옥수수밭이 난리가 났어요.

 

헛고랑에 풀이 마구마구 올라오고요... 

 

 

게다가 곁가지는 본대궁보다 더 큰 넘도 있고

 

곁가지가 세개 네개씩 돋아나서

 

마치 공작이 날개를 펴는 것마냥 우거져서 발디딜틈도 없게 되어버렸어요.

 

이 상태로라면 올여름 맛난 옥수수구경은 끝(!!)인거죠. 

 

 

누가 발명했는지는 모르지만

 

밭에 김을 매거나 고추 딸 때 아주 요긴하게 쓰는 앉은뱅이 의자를

 

양다리사이에 착착 끼우고...

 

 

뎀벼들었죠.

 

울 최후의 보루는 계속 회의에 행사에 쫒아다니느라 집에 없는데

 

나혼자 이거 다 해놓고 집에 왔을 때 깜짝 놀래켜야지... 

 

삼생아짐 ; 당신 말이야, 빨빨거리고 돌아댕길 동안 난 착실하게 집에서 농사일 다 했거든???

 

라고 큰소리도 팡팡 치구요...

 

 

일손을 좀 구하라 그랬는데 요즘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예요.

 

노인요양원이나 가정 방문 요양사, 내면등 대농이나 하우스 재배하는 농가에 고정적으로 다녀서요...

 

 

한 곳과 안 한 곳의 차이가 이렇게 크네요.

 

오른쪽 김 매주고, 곁가지 따내준 곳...(속이 시원~~~)

 

왼쪽은 아직 못한곳...(한숨이 절로...)

 

뒷쪽 더 넓은 밭은 앞으로 며칠 빡빡 기어서 해야할 곳...(죽었당...)

 

 

 게다가 뽑아낸 곁가지는 너무 실하고 좋아서

 

기냥 버리기가 아까워서 손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몽땅 주워다가 소한테 줬어요.

 

 

 마른 볏짚만 먹던 소들

 

 

싱싱하고 향긋한 옥수수가지를 맛보더니

 

코를 킁킁 거리고

 

 

제가 들어나르는 동안에도 고개내밀어

 

막 빼앗아먹고 난리가 났네요...

 

짜식들...

 

그러길래 주인을 잘 만나야지...

 

 

흐뭇한 마음에 녀석들 먹는걸 바라보고 있으니

 

옛말이 생각나네요.

 

자식 가진 사람이 제 자식 입에 먹을 거 들어가는 것과

 

기르던 짐승 배불리 먹는 거 보면 마음 흐뭇하다는 거요... 

 

 

 게다가 밭에 김을 매다보면 가끔 보너스도 있답니다.

 

잡초처럼 돋아난 요 풀은

 

잡초가 아닌 먹는 나물이랍니다.

 

바로 '비름나물'이란거죠.

 

 

그래서 잡풀은 뽑아내면서도 요 비름나물은 다 살려뒀어요.

 

여름내..

 

반찬거리 아쉬울때면 뜯어다가 데쳐서

 

 조물조물 무치면 정말 맛나거든요.

 

이 비름나물을 일년에 세번만 먹으면

 

그 해 여름엔 더위 안 먹고 무사히 지나간다고

 

예전에 어머님 말씀하시던 생각나네요. 

 

 

비름나물 요리중예요^^;;

 

씻어서 데치고...

 

초고추장이랑 참기름 두세방울, 마늘, 파, 깨소금만 넣고 말그대로 조물조물 무치면

 

조리끝!!!

 

주부구단 참 쉽죠?

 

 

새콤달콤 알싸한 비름나물의 맛이

 

요즘같은 철, 밥반찬으론 그만이네요^^

 

 

 

......

 

근데요...

 

에휴...

 

왜 한숨을 쉬냐구요??

 

 

울 최후의 보루 오기전에 다 해놓고 큰소리치려다가

 

모기인지 벌레인지 아님 옥수수 이파리 풀독인지...

 

이마며 광대뼈며 귀옆에꺼정

 

뭔가 무지막지하게 물어대는 바람에

 

얼굴이 그만 퉁퉁 부어버렸어요.

 

 

  

처음엔 이마랑 광대뼈에 혹이 불거져서 고인돌 같더니

 

지금은 눈이랑 코랑 목꺼정 퉁퉁 부어올라서 완전......

 

네안데르탈인 내지는 석기시대 고인돌 가족...

 

(밑에는 더이상 못 찍겠어요...ㅠㅠ)

 

병원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약 먹고...

 

지금 소주병 끼고 앉아 냉찜질 중예요.

 

(갑자기 얼음을 구하려니 이것도 없네요...급한대로 냉장고의 시원한 소주병을 꺼내서...

 

센터에나 우리집 냉장고에는 언제나 시원한 소주가 들어있걸랑요.)

 

 

울 최후의 보루, 칭찬은 커녕 사람 구하지 않고 일 저질렀다고 오히려 뭐라고 나무라기만 하고...

 

결국은 동네 아주머님들이 오셔서 해주시기로 했네요.

 

 

 

제가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얼굴땜에 징징거리니깐

 

울 최후의 보루, 모기가 이쁜 사람을 알아보고 저한테 달려들어 깨문거라나요.

 

그러면서 민재랑 제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킥킥거리면서

 

 한동안 유행하던 '아바타'의 주인공같대요.

 

게다가 명자형님은

 

저보고 소주병갖고 찜찔하지 말고 기냥 마셔버리래요.

 

뿐인가요, 채은네 형님은 깔깔 웃으면서 구경오겠다네요.

 

 

센터에 손님이 많이 오시니

 

실내에서도 선글라스 끼고 다녀야하는 이 고통......

 

도대체 날이 흐린건지, 개인건지...저녁때인지...오후참인지...

 

천지분간이 안돼요.

 

옌예인 박상민씨는 어찌 그리 주야장창 끼고 생활할 수 있는지 존경스러울 정도네요.

 

 

 

어쨌든

 

하지만...정말...정말....

 

역시...... 농사일은 힘들고도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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