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성탄제

삼생아짐 2009. 12. 2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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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교회의 자그마한 성탄축하 행사를 아시나요??

 

 엄마 보고싶다고 다니러 왔던 수향녀석...

 

오던 날로부터 교회의 주일학교 아이들을 불러모아 부랴부랴 성탄 축하 행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네요.



해마다 보름이상씩 연습하던 아이들이건만...

 

중고등부 학생들이 모두 야간 자율학습을 하느라

 

학교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해 단 하루도 제대로 연습을 못하다가...

 

대학에 입학하여 떠났던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돌아오자마자

 

부랴부랴 아이들을 불러모아 3일동안 대본을 짜고, 연습을 시켜

 

성탄축하 행사를 마련했답니다.

 

사회를 보려는 사람이 없어... 수향넘 어쩔 수 없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회를 맡았다며

 

전날 저녁, 잠자리에 엎드려서까지 사회볼 대본을 쓰네요.

 

 

1,2학년 학생들의 수화찬양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어 의사소통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수화라지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아이들에 의해 조그마한 교회안에 울려퍼지네요.

 

말을 할 수 있는 입으로 남에게 상처주는 말은 하지 말자며 수향넘, 멘트를 날리네요.

 

녀석, 저런 말도 할 줄 아네...싶은게

 

문득 수향녀석이 참 많이 컸구나...싶은 감회가 드네요.



유치부 어린이들의 율동

 

 

3~6학년 학생들의 기악합주 

탄일종 

 


중고등부 아카펠라 찬양 '화이트 크리스마스'

 

 

우리 영재와 대성이의 특별 찬양 '밀알'

 

 

그리고 사이사이 행운권 추첨이 있었는데요...

 

 

저더러 꼬옥 공연보러 오라고 시시때때로 문자 넣던 민재넘

 

 

또 문자...

 

 

또 또 문자......

 

 

그러더니 제가 교회에 가서 자리에 앉자마자

 

또(!)또(!) 또(!)문자를 넣었네요.

 

녀석, 정말 매사에 넘 넘 적극적이고, 지기 싫어하고, 경쟁심도 강하고...

 

게다가 욕심도 많고......

 

그러면서도 남에게 잘 베풀고...

 

이런 성격들이 좋은 쪽으로 잘 자라기를 바래봅니다.

 

 

수향넘, 낮에 친구들과 경품 사러 간다고 하더니 갖가지 물건들을 사왔는데...

  

 식용유, 만두, 세제, 달걀, 코코아, 식혜, 초코파이 등

 

포장도 하지 않은 경품들을 증정했지만

 

당첨된 분들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요...

 

 

50번을 애타게 외치던 민재녀석도 결국 정연학권사님이 뽑아주셔서 코코아를 받았네요.

 

 근데요...

 

중간중간에 추첨 번호를 불러도 나오는 분들이 없어 어찌된 일인가 했더니

 

수향넘이 당첨되어 나오는 분들한테 노래를 시켰어요.

 

 

어떤 할머님이 당첨되셔서 노래하시라니까 안 나오셔서

 

다른 분이 대신 나오셔서 노래하고 들어가시자, 수향녀석 그 분 등 뒤에 대고

 

수향넘 ; 네 개만 달라 그러세요.

 

그러더라구요.

 

그랬더니 할머님이 당신대신 노래부르고 받아다 준 유리어머님한테 ; 다 가져가.

 

그러시네요.

 

그 소리가 교회안에 울려 퍼져서 다들 마악 웃었는데

 

정작 노래 부르고 들어가시던

 

유리어머님이 그 말을 못 알아듣고

 

"무슨 소리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가셔서 다들 더 웃어버렸네요.

 

 

무슨소리냐면요,상품이 식혜 한 박스였는데,

 

노래를 대신 불렀으니 나누어 달라는 소리를 하라고 한건데 정작 유리어머님은

 

못 알아들으신 거지요.

 

 

 하여튼 그 담부터 당첨되어도 노래부르는게 무서워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자

 

수향넘 ; 노래 안 시킬께요.

 

하는 바람에 모두들 또 웃었네요.

 

 

아마도 이런 풍경은 시골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움 아닐런지요...

 

포장하지 않은 조그마한 경품이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에 즐겁게 다함께 나누는거요...



마지막으로 청년부와 중고등부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이란 단체 합창이 있었는데요...

 

도시의 화려하고 신도들 많은 큰 교회 행사에 비하면...

 

넘 작고 조촐하죠??

 

 

 

그렇지만...실수도 많고, 웃음도 많이 터지고...

 

작년 성탄전야에 교회 나간 이후

 

정말 꼭 일년만에 나간 교회였는데...

 

아이들의 맑은 찬송가 소리와 웃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때였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어느순간부터인가...

 

교회에 나가질 못하는데...

 

우리집 녀석들은 할머님의 영향을 받아

 

모두들 착실하게 교회에 나가며 신앙생활을 지켜 가네요.

 

 

이제는 민재녀석도 컸다고 양말 매달지도 않고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지도 않으니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예전에 산타할아버지를 일년내내 기다렸는데 안 오신다고 나쁘다고 화내는 바람에

 

교통이 복잡해서 못 온다고 영재넘이 달래던 생각도 나고

 

 

선물 준비 못 했던 울 최후의 보루, 돈 천원으로 달래려다

 

루돌프라도 놓고 가라고 떼쓰는 바람에 황당했던 기억도 나고...

 

(루돌프라도 잡아오라 그랬던가요?? 가물가물....ㅎ)

 

 

그런데 올해는 산타할아버지에 관한 말이 일절 없네요.

 

컸다는 건가요...

 

오히려 녀석이 양말 걸어놓고

 

산타할아버지 기다릴 때의 순간들이 더 그리워지는 건 어쩐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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