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제가 은영아버님께 볏짚을 부탁드린거예요.
정차장님 가족이 새끼꼬기를 해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농부들의 일년 농사 마무리가 바로 이 볏짚걷기죠.
저희는 일손이 딸려서 기계로 돌돌말아 볏짚을 걷어버리는 바람에
저희 볏짚으로는 이렇게 짚풀 공예는 못해요.
짚풀 공예용 볏짚은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걷어 묶은것이어야 하는데...
이 볏짚 걷는 과정도 무지 힘들죠.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이 볏짚 걷기가 얼마나 힘든지...
안 해본 사람은 몰라요.
저도 예전에 걷어봤는데...
앞뒤로 뒤집어가며 몇날 며칠을 말리고. 다시 모아쌓고
그리고 다른 볏짚 두가닥으로 매듭을 만들어 묶어줘요.
(이걸 매끼를 만든다하죠...)
군데군데 모아놓은 단을 넓적다리에 타악 받치고 돌려매는데...
어느새 일 끝날 때 보면 그 질긴 청바지에 구멍이 뻐엉~~나요.
그만큼 볏짚이 날카롭고, 또한 가시가 날려서...따갑기도 해요.
그래도...가을철 볏짚을 걷어 쌓아야 하는데 비라도 주절주절 내리믄...
정말로 애가 타죠.
하여튼 그렇게 걷어들인 볏짚은 겨울철
농한기에 농가 소득을 높이는데 한몫을 단단히 했죠.
예전에는 이 볏짚을 이용해
초가지붕도 얹고, 가마니도 짜고, 소쿠리도 짜고...
꾸러미도 만들고...신발도 만들고...
또 메주를 묶어주면 노랑 곰팡이가 더 잘 생겨서
볏짚으로 묶어서 매달기도 했죠.
여러모로 우리 조상들에게
활용가능성이 높아서 볏짚을 매우 귀하게 여겼는데...
지금은 소의 조사료 정도로만...
그래도 어쨌든 농촌체험이 활성화되면서
이 짚풀공예도 다시 제가치를 찾기 시작했어요.
원래 달걀 꾸러미를 만들어가면 더 좋은데...
아쉽지만...울 최후의 보루와 함께
새끼꼬는 방법을 함께 해 봤지요.
나름대로 열심히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넘 귀여워요.
게다가 소운어머님도 열심히 열심히...
이쁘게 잘 꼬으셨죠??
요장면은 뭐냐면요...
'벌레먹은 고야가 더 맛나다' 아시죠??
집 뒤에 있는 고야나무에서 따온건데...
벌레먹은게 반이 넘어요.
그래서 벌레 안 먹은 부분만 도려내어 먹는데, 정말 달더라구요.
벌레가 워낙 영리해서 몸에 좋은 것, 달고 맛난 것은 가장 잘 안대요.
그래서 이넘들이 이렇게 맛난 고야에만...
(약을 치지 않아 더하죠...)
울최후의 보루, 먹기 좋고 때깔 좋은 농산물은
그만큼 사람에게 해로운 약이 많이 들어간거고
이렇게 벌레 먹은 게 오히려 사람몸에 더 좋은거라는
평소의 지론을 사알짝 내비치네요.
가끔 저더러 불끄고 먹으래요, 피부 고와진다고...
(벌레=단백질 공급원...)
에휴...
그리고 이건 뭐하는거냐면요...
버들강아지의 풀을 반으로 잘라
수염처럼 붙였어요.
참 신기해요.
풀을 붙이지 않아도 버들강아지 자체에서 나온 액으로
이렇게 붙어 있어요.
소운이의 모습이 참 예쁘네요.
이제 마악 어린아이에서 작은 숙녀로 성장해가는
수줍음과 미소와 섬세함과...그런 사춘기 소녀의
뭐랄까...조금 복잡하면서도 설레이는 그런 표정들
이미 다 커버린 우리딸과 비교하면서
문득문득 저는 우리 딸이 소운이 나이때
넘 먹고 살기 바빠 이렇게 못 놀아줬구나...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소운이에게 우리마을에서의 한때가
가족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를 조심스레 기원해 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입가에 미소가 사알짝...떠오르네요...
남 하는 건 꼭 해봐야하는 울 민재넘
떨어뜨릴까봐 숨을 꼬옥 참고...
삼생아짐 ; 숨쉬어라, 숨막혀 죽겠다.
누군가 하얀 봉숭아뿌리는 약이 된다 그랬던걸 들은 적이 있어서
녀석, 앞서서 하얀 봉숭아 꽃을 따오네요.
집앞에 지천으로 피어난 봉숭아꽃을 따다가...
절구랑 절구공이는 센터에 있어서
울 최후의 보루, 아쉬운대로 무식하게(?) 망치를 들고 나와
돌위에 놓고 콩콩!!!
그래서 망치로 빻은 봉숭아물을 새끼 손가락에 하나씩 들여봤어요.
첫눈 올 때꺼정 이 새끼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그랬더니 소운 어머님, 얼릉 들여주세요~~
손가락 내미시고
금새 질투의 화신(?)으로 사알짝 돌변하신 정연구차장님도 등 뒤에서
"저두요~~~"
하며 손을 내미시다가 쑥스러우신지...얼른 거두시네요.
남자의 질투가 귀엽다고 누가 그랬나요??
정차장님이 주무셨던 민박집 김순녀 회장님,
매우 점잖으시다고 인상을 말씀하시더니...
저도 그렇게 차분하고 조용한 인상을 받았는데
사알짝 내비치신 질투의 모습,
삼생아짐(속으로) ; 어라?? 두분이 서로 첫사랑이 아님 클나는뎅...
넘 인간적이라 조금(?) 많이... 재밌었어요.
점심식사전에 서석 5일장 구경을 갔어요.
저희 삼생마을을 비롯한 서석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골장날이라야
어찌보면 도시의 재래시장 한귀퉁이 정도...
정말 도시인들 입장에선 별로 볼 것 없지만...
그래도 시골에선 철따라 요긴하답니다.
봄철엔 병아리랑 강아지, 그리고 각종 채소와 화초 모종도 오고
산을 넘어가야 바다가 있어 5일에 한번 생선장사도 만날 수 있고
각종 과일이랑 옷도 이렇게 장날이 되어야 볼 수 있지요.
미국에서 온 해인이...
다들 물놀이를 위해 슬리퍼를 사는데 맞는 게 없어 첨에 못사고
나중에 다른 좌판에서 맞는 걸 구입하고 좋아서 화알짝~~
아이들이란 얼마나 솔직한지요.
그 표정 변화에 다들 웃었네요.
뭘 보고 있냐구요??
생선장사 아주머님, 파리 쫓는거...
얼마나 머리를 잘 쓰셨는지...
먼지털이 같은 걸 양쪽으로 매달아서 빙글빙글 돌아가요.
그럼 파리가 달아나죠.
대단한 창의력!!
여기는 생곡리 산사골 계곡이예요.
원래 점심식사를 센터에서 제가 닭을 삶아 대접하려 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마을내 식당에서 함께 했어요.
잠시 계곡물에 발을 담그려 했는데
소운이 슬리퍼를 기냥 흘려보내고 말았어요.
새로산지 한시간도 안된 슬리퍼인데...
넘 아까워요...
한짝은 우리 영재가 얼릉 건졌는데...
나머지 한 짝은 홍천강을 흘러흘러
혹시 멋진 왕자님손에 닿지 않을런지??
잠시 패랭이꽃도 찍고...
얘도...패랭이꽃...
솜씨가 많이 나아졌죠??
점심을 먹고 나온 아이들...
그저 물만 보면 신나죠.
서로 끼얹고...
도망가고...
비겁하게 도구도 사용하고...
합동공격에...
옷과 신발이 몽땅 젖어도 넘 신났어요.
하지말라고 말리긴 해도...
도시아이, 농촌아이 할 것 없이
이렇게 자연의 것들 앞에서
마음껏 놀고 웃을 수 있다는 게 보기 좋아요.
게다가...물장난이 재밌긴 해요...
저도 울 애들과 가끔 해요.
처음 차가운 물이 와 닿을 땐 기분 나쁘기도 한데
완전히 젖으면..에라 모르겠다, 서로 끼얹고... 무지 신나요.
특히 이렇게 더운날은 기분 최고죠.
며칠 비가 오는 바람에 농사일이 밀려
정차장님 가족과 여기에서 인사를 나누고...헤어졌지만...
정말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모처럼 농촌 체험의 기회를 찾아 오셨는데
아이들에게 작물을 수확할 기회를 주지 못했어요.
수확의 기쁨도 얼마나 큰데...
여름철에 찰옥수수 나올 때 다시 오시면
그땐 옥수수도 따보고, 감자도 캐보고...
일일 농부의 기회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정연구 차장님, 회원 가입 감사드리고...
언제든 아이들과 찾아주셔요.
다음엔 마을 방명록 서명도 남겨주시구요...
굿모닝 신한증권 가족에게 삼생마을은 언제나 외갓집 같은 마을이랍니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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