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근대유감

삼생아짐 2009. 4. 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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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볼 때마다 울 민재네 학교에서 급식조리종사원으로 일하시는

 

혜진네 형님이 우리 민재 근대 좀 심어먹이라고 당부를 하셔서...

 

전 녀석이 근대를 무지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근대무침 하는 날은 다른 아이들은 하나도 안 먹는데

 

우리 민재는 세번을 타서 먹는대요.

 

그래서 선생님들이랑 급식하시는 아주머님이 민재 이쁘다고...

 

요즘 애들 같지 않다고...

 

저를 만날 때마다 칭찬을 하시더라구요.

 

민재녀석, 으쓱해 하구요...

 

저도 그런 녀석이 내심 기특했지요.

 


그래서 저저번 장날

 

씨앗도 자존심이 있어서 깎으면 안나온다는 아저씨한테

 

근대 씨앗을 한봉지 구입했지요.

 

이제 밭에 심어서

두고두고 우리 민재 근대먹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근데 이 근대씨앗을 보더니 민재가 한숨을 푸욱 쉬대요.

 

매일매일 근대 해 준다는 말에

 

어쩐지 표정이 이상야릇...

 

 

알고보니...

 

어느날 민재녀석이 가져온 학습활동 종이중에 이런 내용이 있네요.

 

싫어하는 음식으로 녀석이 그토록 잘 먹는 근대가 떡하니 적혀있어요.

 

게다가 고들빼기 사촌인 씀바귀꺼정...

 


제가 반찬을 해 놓았을 때에는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요리사라며 극구 예찬하며

 

 맛있다고 먹던 모습이 생각이 나서

 

녀석한테 물어보았지요.

 

 

삼생아짐 ; 김민재, 너 근대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민재넘 ; ......

 

삼생아짐 ; 근대무침이 세상에서 젤 맛나다며??

 

민재 ; 그건...엄마가 가장 싫어하는 걸

 

가장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면된다 그래서...

 

삼생아짐; 그래서 근대가 세상에서 가장 좋다그런거였어??

 

민재넘, 고개를 끄덕끄덕...

 

 

 

저런...

 

제가 아이들한테 그랬거든요.

 

어떤일이 넘 넘 하기 싫으면

 

반대로 생각하라고...

 

 

너무너무 하고 싶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라고...

 

공부가 싫다면 공부를 취미라 여기고...

 

저처럼 빨래가 힘들면 빨래를 취미라 여기면

 

그 일이 도리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고 했었거든요.

 

 

 

 근데...

 

그것도 모르고 근대를 잔뜩 심어서

 

녀석한테 끼니때마다 반찬으로 해 줄 생각을 했으니...

 

녀석, 한숨을 쉴 밖에요...

 

 

그래도, 어쨌든 이왕 사 온 씨앗이니

 

내일쯤 감자밭 고랑사이에 뿌려야겠어요.

 

 

녀석이 정말로 좋아질 때꺼정 반찬으로 근대무침을

 

내야 할런지

 

아님 이웃과 몽땅 나눠먹어야 할런지 고민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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