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일기유감

삼생아짐 2009. 1. 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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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하루'라는 시간은 똑같이 주어져 있지요...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흘러 한달이, 한달이 흘러 일년이, 일년이 흘러흘러...

 

어느덧 ...

 

수십년...

 

(울 최후의 보루, 떡국 먹으면서 민재넘더러 나이얘기 하지 말라고...

 

아이들과 헤어질 시간이 그만큼 빨리 오는거라네요.)

 


지난날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나...되돌아보아지는 때...

 

그나마 일기라도 안 썼으면 가뜩이나 건망증 심한 제가

 

그동안 살아온 날들을 기억이나 했을런지요...

 

어쨌든 어려서부터 슬프거나 화나거나 기분 좋은 날...

 

짤막하게 한 줄이나마 늘 일기를 쓰곤 했는데

 

나름대로 일기쓰는 습관 덕분에 단 하루라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계획도 세우게 되고...

 

반성도 되고...그리고 학창시절엔 가끔 과제물 우수상 타서 용돈도 벌고...

 

 

어쨌든 아이들에게도 일기를 쓰게 했지요.

 

특히 수향녀석, 중학교때 도시에 나가서 학교 다닐 때

 

꼬옥 일기를 쓰게 했지요.

 

단 한줄이라도 쓰라고...

 

 

그래야 떨어져 있어도 녀석의 하루 생활이 보아지니깐요.

 

 

 

그랬더니, 가끔은 엄마, 아빠한테 서운했던 것도 이렇게 털어놓더군요.

 

(녀석, 의도적으로...

 

아마도 울 최후의 보루가 녀석의 어떤 행동 때문에 삐쳤었나 봐요...)

 

덕분에 요즘도 매일매일 일기를 쓰죠, 컴에다 암호걸어놓구요.

 

 


둘째넘...영재녀석, 일기장에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일기를 쓰더군요.

 

그나마 초딩땐 이렇게라도 썼는데

 

중학교 와서는 여엉...불성실 그 자체...

 

그래서 도대체 이 녀석이 왜 이리 삶의 목표도 방향도 못 잡나 싶어서

 

고민고민 하던 차에...

 

아무래도 일기를 쓰지 않으니 삶에 관해 아무런 목표도 계획도 없는거다 싶은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2009년 음력이지만 설날부터 일기를 쓰라고 시켰더니...

 

헐~~



이녀석을...

 

당장 다시 쓰라 그랬더니 마땅한 일기장이 없다네요.

 

그랬더니 민재가 얼릉 서랍을 뒤져서 제형에게 일기장 공책을 한 권 던져주네요.

 

녀석도 요즘 방학중 일기가 밀려 일기가 아닌 동시와 소설을 쓰던 참인데...

 


혼자만 쓴다 싶으니 억울했던 참인데... 제형에게도 일기 쓰라 하니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요.

 


영재녀석, 민재가 던져준 칸 넓다란 공책을 뻔히 보더니...

 

영재넘 ; 엄마,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제가 이런데다 써요??

 

삼생아짐 ; 시꺼, 임마. 공책이 무슨 상관이야?

 

연습장에 달랑 세 줄 써놓은 녀석이...

 

영재넘 ; 그래도 그렇지..초딩 3학년 일기장을...

 

삼생아짐 ; 왜?? 유치원 그림일기장 주랴??

 


영재넘, 머쓱한 표정으로

 

영재넘 ; 그땐 내가 좀 개념이 없었어요.

 

누나 일기 베껴 쓴 적도 있었는데 선생님한테 혼났어.

 

가을동화 얘기 그대로 써 갔는데 선생님이 가을동화 끝난지가 언젠데

 

가을동화 얘기 썼냐고 불려가서 꿀밤맞았어...

 

 

그래서 모두가 한바탕 웃던 참인데...

 

 

민재녀석, 하나도 웃지도 않으면서..

 

"엄마, 형 지금도 개념없지않나??"

 

순간 영재넘,  벙~~뜨네요. 

 

......

 

그담은 레슬링기술로 민재녀석 깔리우고, 축구하다 공에 얻어맞고,

 

하여튼...

 

두 넘이 이불위에서 벌이는 온갖 사투에는 눈 감아버렸어요.

 

세상에서 맞을 짓이란 말은 없지만...그리고 하면 안되지만...

 

가뜩이나 매일매일 일기 쓰란 말에 열받아서 씩씩거리는 제 형 속을 긁어놓으니

 

응분의 댓가를 치룰 밖에요.

 

그러게 사람은 눈치도 있어야해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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