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딸은 엄마를 닮는다지만...
어찌된일인지 저를 닮은 구석이라곤 손톱끝만치도 없는 이녀석...
장난 심하고, 성격 한없이 좋고, 여자라기 보다는 거의 남자에 가까워
반친구들조차 '수향이 형'이라 부르는 이녀석...
어릴때에도 소꿉장난 보다는 삽이나 드라이버, 망치 같은 연장을 주로 갖고 놀고...
하여튼 여자다운 구석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녀석인데...
졸업여행 다녀오고 난 후에
병든 닭마냥 한 며칠 꾸벅꾸벅 기운없이 축 늘어지길래...
걱정이 되어 어디 아프냐고 물어봤더니...
수향넘 ; 엄마, 사람들은 도대체 왜 술을 마실까??
이렇게 힘든데...
삼생아짐 ; 뭐야??? 여행가서 술 먹고 그 후유증으로 이렇게 기운없는거였어??
이녀석이??
알고보니 여행가서 친구넘들이 가져온 돌배술이랑 오미자술이랑...
하여튼 녀석들, 이제 대학생된다고 집에서 부모들 몰래
담아논 술 저마다 훔쳐와서 나눠마시고...
그걸 못이겨서 헤롱헤롱...
머리 한 대 쥐어박고 살살 꼬셨지요.
아무래도 이녀석이 술을 마신게 처음이 아닌 듯 싶은 분위기가 느껴졌걸랑요.
삼생아짐 ; 너 도대체 언제부터 술 마신거야??
아빠한테 안 일를께 엄마한테 살짝 말해봐.
수향넘 씨익 웃더니...
수향넘 ; 음...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삼생아짐 ; 뭐얏??? 이게...
전 고1이나 고 2나 하여튼 그런 대답이 나올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녀석이...
제가 기막혀하니깐 수향녀석 : 아니다. 그 이전이다.
엄마한테 갈 때부터~~~
삼생아짐 ; 헐~~
영재녀석 ; 헉, 누나 야하다.
민재넘 ; 엄마, 난 뜻은 모르지만 아는 건 딱 한마디 있어.
내가 끼어들게 아니다!!!
녀석, 도저히 용서가 안 돼 한대 더 쥐어박으려고 쫓아가니깐
제 팔을 꽉 움켜쥐고 안 놓네요.
삼생아짐 ; 이 웅녀가!!!
영재넘 ; 누나, 얼릉 쑥이랑 마늘이랑 더 먹어!!
수향넘(씨익 웃으며) ; 벌써 다 먹고 왔다, 이녀석아!!
삼생아짐 ; ......
하여튼 정말정말 이녀석은 저 안 닮았어요...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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