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어쨌든...

삼생아짐 2009. 1. 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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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말 있죠??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겠죠??

 


허구헌날 누워서 뒹굴거리던 울 아들...

 

시험성적 죽 쒀오는 바람에 춘천으로 도망갔다가

 

돌아와서도 울 최후의 보루 눈치만 실실 보다가...

 


무슨 맘이 들었는지 상 앞에 앉아 공부...

 

기분 좋은 울 최후의 보루,

 

녀석한테 빼앗았던 핸폰이며, 전자사전이며, MP3플레이어꺼정...

 

몽땅 돌려주었네요.

 

공부하던 상에 나란히 나란히...

 


녀석, 열심히 공부하는 듯...

 

수향넘 ; 엄마, 얘 한자검정 시험도 본대요.

 

시험지가 옆에 떡하니 놓여있네요...

 

녀석이 스스로 책 붙들고 앉은게 하두 오랫만이라...

 

녀석의 누나도 이쁘다고 한 번 건드려 보고...

 

(녀석, 때리는 줄 알고 기겁..)

 


뭐, 저도 이쁘다고 기념사진 찍어줬지요.

 

 

근데요...갑자기 민재가 마악 웃네요.

 


그럼 그렇지...녀석...

 

공부는 무슨, 알고보니 방학숙제 하는 중인데...

 

그나마도 쓰기 싫으니깐 한문만 주르륵 써놓고

 

음과 훈을 나란히 나란히...

 

이게 글씨 연습하는 거지, 무슨 공부하는 거예요...참내...

 

 

 

근데 한자검정 시험문제지의 출처가 문득 궁금해지더라구요.

 

공부하는 척 하느라 가져다놓은 디스플레이인지

 

아님 정말 의지가 있었던건지 확인하고픈 충동이...

 

 

 

삼생아짐 ; 그건 도대체 어디서 났냐??

 

(혹, 그동안 사라진 도서상품권으로?? )

 

영재넘 ; 몰라, 누나가 청소하다 치울 데 없으니깐 기냥 나 준거야.

 

삼생아짐 ; 헐~~

 

수향넘 ; 보라구 줬지, 이넘아.

 

 

제 누나한테 뒤통수 맞고.....결국 매를 버는 넘...

 

 

 

민재넘, 부러운 듯 형 앞에 놓인 전자제품들을 가만히 보더니...

 

민재넘 ; 요즘은 개나 소나 다 핸드폰 가지구 있어.

 

그 순간 울 최후의보루랑 저랑 눈 마주치고 마악 웃었죠.

 

민재넘 ; (혼잣소리로)나도 전자제품 하나 있었음 좋겠다...

 

 

생각해보니 울 민재만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없잖아요.

 

 

최후의 보루 ; 야, 너 전자사전 이나 MP3 둘 중에 하나 민재줘.

 

 

영재녀석, 순간 고민하느라 머뭇머뭇하다

 

결국 전자사전 주기로 했네요.

 

안 준다고 개기다간 다른 것도 몽땅 압수당할 판이니...내줄밖에요.

 

 

......

 

 

저녁에 청소를 하려는데 코드를 꼽을 곳이 없어 두리번거렸더니

 

민재넘 ; 엄마, 전자사전 뺄테니 여기다 꽂으세요.

 

삼생아짐이랑 최후의 보루 ;

 

 

영재넘 ; 엄마, nephew가 뭐야??

 

민재넘 ;(얼릉) 형, 내가 내 전자사전 찾아봐줄께.

 

그순간 온 식구가 하하 웃고 말았네요.

 

녀석, 그렇게 좋은지...

 

 

무언가 자기 소유가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어딘가 내가 소속되어 있다는 것도요.

 

 

누군가에겐 그 소속이 굴레로 작용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그 소속이 삶의 원천이 될 수도 있죠.

 

 

때로는 나와 관계된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을 때도 있고

 

또 때로는 어딘가에,누군가에 소속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때도 있죠.

 

그곳이 학교건, 직장이건, 가족이건간에요...

 

 

때로는 무척이나 갖고 싶었던 것들이 막상 내것이 되었을 때

 

갖기위해 노력했던 그 순간들이 더 소중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요.

 

 

어쨌든...

 

 소유의 대상또한 사람이건, 사물이건, 이념이건, 또한 어떤 관계건 간에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이런 관계지음의 순환고리에서

 

자유로울 순 없는 듯 싶어요...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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