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어떡해요..."
작년 이맘때 울먹울먹 전화했던 손아래 올캐...
그만 넷째가 들어서버렸다고...
요즘같은 세상에 넷씩 낳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심란해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사람의 생명은 하늘이 정해주는 대로 되는 것
축복이라 생각하고 기쁘게 받아들이자고 위로하던 기억이 생생한데...
녀석이 벌써 돐을 맞이했네요.
낯갈이도 좀 하지만...
기분좋아 방긋방긋 웃을때는
미치게 이쁘죠.
동생내외가 연수가 있던 미국에서 태어나 한달이 지나자마자
한국으로 혼자 돌아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무럭무럭 잘 자랐네요.
샘많고 재롱많은 셋째딸
아무도 시킨 사람 없건만 홀로 무대에 올라가
신나게 노래 한 곡 뽑아내고......
(아마도 음악을 전공한 엄마의 영향 탓인지...)
큰녀석은 바이얼린으로
작은 녀석은 첼로를 연주하며
막내동생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어요.
오래 살라고 할머니가 실을 목에 걸어주셨고...
무엇을 집나 다들 궁금해 했더니...
제 아빠처럼 되려는지
몇 번을 시켜도 다 청진기를 집네요.
사회자가 귀에 걸어주었더니
잠이 오던 차에...
그만 심통을 부리며 으앙~~ 울음을 터뜨려 버렸어요.
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대가족이지만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예요.
아들을 간절히 원하던 종가집이라
아버지께선 서운해도 하셨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손녀들을 끔찍이 사랑하시죠.
사실 요즘 세상에
아들,딸 구별 있나요.
우리 세대가 나이 들어
아들과 함께 사는 세대도 아니고...
아들이나 딸이나 똑같이 소중한 생명들이고
남녀 성에 관계없이 건강하고 쓸모있는 사람으로 잘 자라서
제 몫을 단단히 해내는 게 중요하죠.
덩치는 무지 크고 조금 사납게 생겼지만
울 남동생, 맘 씀씀이 착하고 성격좋은 안사람 늘 배려해주고
그 바쁜 와중에 새벽마다 일찍 일어나 세탁기돌려서 빨래 널어주고...
이쁜 딸들이랑 놀아주고...
요즘도 방학중 도시체험 나간 울 세녀석들꺼정 불러내어 스케이트장에 델구가서
스케이트 태워주고...
다정한 남편, 자상한 아빠, 고마운 외삼촌 노릇꺼정...
늘 울 올캐, 아범같이 자상한 사람 없을거라고...
신랑 잘 만난 것 같다고 신랑 칭찬 대놓고 하죠.
알콩달콩 이쁘고 화목하게 사는 동생네 가족보면
마음이 흐뭇해요.
사랑과 행복은 아마도... 전염되나봐요.
그나저나 울 동생 애가 넷이라 그랬더니
누군가 저더러 그러대요.
"동생한테 질 수 있나요, 어여 힘내세요,어여!!"
저도 기본 셋은 했는데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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