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농산물 직거래를 하면서...

삼생아짐 2008. 12. 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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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좋은 농산물도 구매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죠.

 

이번에 굿모닝 신한증권사와 직거래를 하면서

 

우리 상군두리 농가에 직접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죠.

 

그래서...우리 마을 부녀자들이 가진 재주로 만든 것과

 

소량 재배하고 있는 농산물 품목들...

 

자투리 땅을 활용해 생산해 내는 품목들...

 

 

차좁쌀, 수수쌀, 서리태, 참깨, 흑깨, 고추가루...등

 

소량의 품목들을 조사하고

 

직거래 품목에 올려봤어요.

 

 

 마을 형님과 어르신들이 내시는 모든 농산물에 기본적으로 천원만 덧붙여 택배비를 합하고...

 

물건가격을 정했는데...

 

가장 중요한 건 품질과 신용...

 

농산물 거래는 한 번 하고 마는 게 아니기에

 

생산자또한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에 철저히 책임을 지는 의식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 맛을 보고 괜찮다 싶은 농산물들은

 

 직거래로 이어질 수 있게

 

생산자의 이름과 연락처도 적구요...

 

 

근데 이게 포장작업과 배송작업이 장난이 아니네요.

 

힘들다기 보다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걸리는 것...

 

물건을 모아놓고 나니 한숨만 푹푹 나오는데...

 

마침 운동가시던 형님들을 만났어요.

 

 

이제 시골에서는 농업 형태가 상업농화 되다보니

 

모든 것의 가치 기준이 화폐로 결정돼요.

 

게다가 이제는 작업시간 또한 철저한 금액계산이라

 

일의 마무리를 지으려고 조금 더 하게되면

 

시간당 초과 작업 수당이 매겨지기에

 

다들 보수없는 마을 공동 작업에는 잘 나오지 않으려 하죠.

 

마을일을 하다보면

 

곧바로 개인 손해란 생각이 자리잡으니깐요...

 

내게 직접적인 이득이 생기지 않음

 

손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거죠.

 

그래서 이젠 마을 책임을 서로 안 맡으려 해요.

 

순서를 정해놓고 순번제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죠.

 

 

서로가 마을 일을 맡지 않으려하면

 

원인을 파악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나도 고생했으니 너도 고생해봐라...

 

아님

 

어차피 마을 일 맡음 이래저래 욕 먹으니

 

마을 일 맡은 동안에 고생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면서 마을 책임 맡은 사람이 힘들어 하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어떤 마을은 사사건건 마을책임 맡은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마을 책임을 맡기기도 하구요...

 

 

  

어쨌든 마을 공동 작업을 해야 할 때는

 

마을 일을 맡은 사람은 이중, 삼중으로 고민을 하게 되는거죠.

 

 

 

직거래 행사시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마을주민들이 모여

 

자신의 농산물을 스스로 포장하고

 

스스로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책임을 지는것...

 

 

 

이런 의식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다들 일 나가고

 

직거래행사 또한 완전히 정착한 게 아니라서

 

고민고민...

 

그렇다고 큰 이익을 남기는 게 아니니 품값을 드리고 일을 하자고 할 수도 없는 법

 

그랬는데 부녀회 형님들이 선뜻 도와주셨어요.

 

 

동창 마을의 안병관 관리자님도

 

다음날의 체험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오셨다가

 

함께 거들어주셨네요.

 

 

하나하나 양을 정해 달고...

 

스티커 붙이고, 생산자 이름표랑 전화번호 붙이고...

 

포장하고...

 

주문양대로 분류해 온 분들꺼는 바로 포장용지만 교체하고

 

대량으로 담아오신 분들꺼는 하나하나 다시 무게를 달아 포장했어요.

 


주문별 갯수 맞추고...

 

춘래형님, 자기가 생산한 태양초 고추가루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써서 붙이자

 

아이들처럼 좋아하시네요.

 

춘래형님 ; 와아~~ 내것도 있다~~~

 

삼생아짐 ; 내년부턴 이렇게 해서 연락오면 직접 포장해서 파세요~~

 

아니 다함께 해요...

 

이것저것 심어서 농산물 가격 맞추기 힘든데 맘고생하지 마시고,

 

우리 지역에 맞는 농산물을 생산해서

 

고정 고객을 확보하면 고민할 필요 없잖아요.

 

라는 말씀도 드리고...

 

그냥 집에서 먹을래, 친척들과 나눠먹고 말지 뭘 팔어...하시던 형님들

 

대부분 장에가서 장사꾼들에게 헐값으로 넘기시던 분들...

 

"야, 이렇게 포장하고 나니깐 제법 이쁘네?? 물건이 달라보여!!!" 감탄도 하시고...



하여튼 이렇게 기본 작업 하는데에도

 

반나절 이상이 꼬박 걸리네요...

 

물론 집집마다 다니면서 주문 들어온 물량 받아다가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구요...

 

 

하지만 형님들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서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농산물을 선보일 수 있었어요.

 

 

형님들도 이젠 이런 작업은 정말 함께 해야겠구나 말씀도 하시구요...

 

무조건 형님들에게 시간 빼앗는 피해 준다고

 

또 직거래하면 시장에 그냥 넘기는 것보다

 

신경쓰이고 일손 많이 간다고 말하는 대부분의 형님들의 생각을 알기에

 

  혼자 다 해치우려 했던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땅한 포장재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올해 정보화마을에서 만들어주신

 

하얀 박스가 요긴하게 쓰였어요.

 

포장박스도 돈을 주고 사려면 기본 천원이상이 들거든요.

 

참깨라든가 고추가루 등 작은 포장박스들은

 

우체국에서 사다 썼는데

 

그 비용또한 만만찮네요.

 

 

모든 품목마다 포장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법

 

그래도 소품목위주의 포장재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네요.

 

포장재도 얼굴이니깐요.

 

 

어쨌든 주문 물량 맞추고,

 

배송하고...

 

자매결연사 스티커도 붙이고...

 

나중에 유기농 장 보낼땐 손가락 관절이 아파 병원에 가셔야 하는 현기네 형님꺼정

 

 많이 도와주셨어요.

 

 

생산하시는 분들 희망가격에 모두 다 맞출수는 없고...

 

또한

 

이런일들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들이기에

 

꼭 필요한 일들이라 생각하지만...

 

괜히 일을 벌렸나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형님들이 말하는 근과 거래되는 킬로그램의 차이를 몰라 헤매고

 

콩이나 좁쌀이나 고추가루 등은 또 단위가 다 달라요...

 

시장조사 가격과 실제 거래되는 가격도 차이가 있고...

 

일일이 체크하며 신경을 썼는데도 누락되는 물품이 생기고...

 

게다가

 

생산자는 자기가 생산한 물건이 최상이라 하는데

 

 고객으로 부터 컴플레인을 들을 때에는

 

회의도 느껴지구요...

 

 

물론 이런 점들은 정보화마을에서 전자상거래를 하며

 

겪었던 부분들이지만

 

그래도 겪을 때마다 삭이기가 참...쉽지는 않네요.

 

 

중간에서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마을 이익금으로 고스란히 적립하는데에도

 

더 많이 가격 불러서 남겨먹는 건 아닌가 하는 분도 계시구요...

 

하여튼...마음 한 구석이 답답하네요...

 

그래도 그거 하나는 분명하네요.

 

 

"보내주신 농산물이 좋아서 온 식구가 정말 잘 먹었어요."라는 소비자의 감사인사와

 

"덕분에 내 농산물 잘 팔았어요."라는 생산자의 환한 웃음...

 

그런 웃음과 웃음이 오가는

 

농산물 거래가 되었으면 더 바랄나위 없다는 생각이요...

 

그게 바로 진정한 직거래의 의미가 아닌지...

 

 

아, 이번 직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은 모두다 마을 부녀회 기금으로

 

쓰자고 이장님을 조르고 있어요.

 

(원래 마을 운영기금으로 들어가거든요.)

 

부녀회 형님들이 도와주시고 내신 것들이니까요.

 

 

그래야 내년부터는 다들 직거래마당에도 열심히 참여하시고

 

자기 물건을 스스로 포장하고 팔면서

 

책임과 보람도 느끼실 테니깐요.

 

 

 아..

 

그리고 무엇보다 농가경제권은 대부분 남자들에게 쥐어져있는데

 

형님들, 솔찮이 쌈짓돈 마련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는게

 

또 하나의 잇점 아닐런지??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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