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외)

레인, 레인...

삼생아짐 2008. 12. 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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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아만 이슬람 회교마을에서 만난 레인이예요...

 

 이곳을 카누를 타고 도는데...

 

사람들이 우리 카누를 보고

 

비양심이라니...

 너무했다느니 하면서 한마디씩 하고 지나가요.

 


왜그런가 돌아 봤더니

 

처음 카누를 탈 땐 몰랐는데 카누를 젓는 사공이 너무 어린 소년이었던거예요...

 

열 여섯살...

 

우리 영재보다 한 살 위인 소년...

 

게다가 울 최후의 보루랑 저는 일행중에 키도 제일 크고

 

덩치도 제일 커서...음...

 

이 약하디 약한 소년이  우리 뒤에서 카누를 젓는게 넘 힘들어보였던 거지요.

 


근데 이 어린 소년이 얼마나 붙임성 있고 재밌는 소년인지...

 

울 최후의 보루랑 저를 보더니

 

장금이와 주윤발 닮았다고 미남 미녀라고 대뜸 아부를...

 


그러더니 물 위에 떠다니는 날파리 같은 걸 가리키며 개미라고...

 

레인 ; 웅이아부지~~ 개미 퍼먹어!!! 

 

삼생아짐 ; 헐~~ 

 


 바위 같은 곳이 나오자 머리숙여가 아니라 "자빠져!!!"

 

"마빡깨져!!!"

 

"콧구멍 조심!!!"

 

삼생아짐 ; 헉!!!! 

 


자기의 이름은 "비"라면서 한국의 '비'를 넘 좋아한대요.

 

한국말도 제법 잘 하고...

 

유머감각도 넘치고...

 

한국 노래도 잘하고...

 

카누를 타는 내내 우리를 즐겁게 해 주네요.

 


우리를 내려주자마자 다시 다른 손님을 태우고 나가는데...

 

30분 남짓 노를 저어서 받는 보수는...

 

고작 1000원 남짓...

 

울 최후의 보루가 영재 생각이 나는지...다른 사람들 몰래

 

5천원을 쥐어줬어요.

 

레인, 고맙다고...너무너무 고맙다고...

 

커다란 눈에 빗물과 섞여 눈물이 글썽...

 



비가 마구 쏟아지는데 이 비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다시 또...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가요...

 

 

한국에서 이 나이의 아이들은

 

핸폰 사달라고 떼쓰고

 

공부하기 싫다고 게임이나 하고...

 

부모님이 차려주는 따뜻한 밥 먹으면서 투정이나 부리는 어리광장이인데

 

태국의 이 소년 레인은

 

생활전선에서 하루종일 노를 저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잖아요...

 


이렇게 관광객들을 상대로 카누를 젓는 사공들은

 

형제나 부자지간 등 가족단위...

 


쏟아지는 비를 퍼내는지

 

아님 배가 새는건지...

 

비를 흠뻑 맞으면서 물을 퍼내요.

 


이것도 삶의 한 모습이네요.

 


살아내야하는 또 하나의 처절한 삶...

 


누구에게나 삶은 녹록하지 않겠지만

 

이 삶또한

 

가슴 아리도록 고달퍼 보이는 느낌이었어요.

 

 

 

어리디 어린... 해맑은 소년 레인과 함께

 

 오래도록 내 기억속에

 

서늘하게...남아 있을 듯 싶어요.

 

 

 

아마도 비만 오면

 

한동안 '레인'생각에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겠지요......

 

 

태국에 내란이 발생해서

 

관광객들 발길도 뚝 끊어졌을테고...

 

어찌 생계를 이어갈런지...

 

 

조금씩 삶이 힘들고 벅차다 싶게 느껴지는 요즈음...

 

또다른 세상의 한 쪽에서

 

어린 나이에 삶의 무게를 버텨내고 있는

 

"레인"의 소식이...문득... 궁금해지네요...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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