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상군두리 아낙들의 행복한 하루(2) - 풋샵에서

삼생아짐 2008. 11. 25. 10:56
728x90

  상군두리 부녀회원들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마중을 나오셔서

 

손수 앨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사장님실로 안내해 주신 굿모닝 신한증권사의 현승희 부사장님...

 

사장님실에서 나와 다시 버스로 오를 때에도 앨리베이터를 손수 눌러 주셔서

 

제가 찰칵(!) 찍었지요.



빙글빙글 쉴 새 없이 도는 입구의 회전문 앞에서 형님들 잠시 주춤...

 

좀 어색하셨나봐요.

 

장난끼 발동한 제가 조금 놀려드렸지요.

 

삼생아짐 ; 여기 갇히면 못 나가요, 영영~~~~~ 클났네...

 

그러자 나이 많으신 형님들 중 두세분이 쉽사리 들어서질 못하고 주춤주춤...

 

삼생아짐 ; 농담이예요. 하나, 둘, 셋 박자 맞춰...살짝 들어서기...

 

팔 잡고 들어섰지요.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동걸 사장님...밖에서 배웅해 주시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장님의 표정 중 하나랍니다.

 

우리 민재와 같은 어린아이나

 

연세 높으신 어르신들

 


그리고 우리 부녀회원들을 향해 웃으실때면 한없이 따스한.....

 

날카롭던 눈매가 부드러워 지시지요.

 


이동걸 사장님과 현승희부사장님,

 

그리고 여러 굿모닝 신한가족의 배웅을 뒤로 하고...

 

두번째 목적지인 "Foot shop"에 들렀어요.

 


몇 년 전, 외국에서 처음 발 맛사지를 받았을 때...

 

다리의 피로가 풀리면서 참 시원한 느낌...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평생을 두꺼운 장화속에서

 

그도 아님 맨발로 땅을 일구며 사는 형님들...

 

거칠고 힘든 농사일에 편히 쉴 새 없던 우리 농부의 아낙들의 발...

 

 

밭에서 논에서 하루종일 일하고도

 

집안에 들어가면 역시 기다리는 건 산더미 같은 집안일...

 

 

발을 주물러 주기는 커녕

 

따뜻한 물에 편안히 발 한 번 담글 새도 없이...

 

늦게까지 집안일을 해야함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농부의 자리와 가족의 자리를 지켜오신 우리 형님들...

 


손녀딸 넷을 보고 작년에 쌍동이손자를 얻으신 태형할머님, 농사일 하시랴,

 

태형엄마랑 교대로 애 보랴 온 몸이 굳어져서 넘 넘 아프다 하셨는데

 

스포츠 맛사지 받고 나시더니

 

너무너무 시원하다고 눈물이 글썽하세요.

 

고맙다고, 저를 보고 고맙다고 세번이나 말씀하셔서 얼마나 가슴이 찡했는지...

 

다른 분들은 이런 곳이 처음이라 발을 드러내는 것도 어색해 하셔서

 

스포츠 맛사지 받으시겠냐니깐 고개를 설레설레...

 

(다른 사람이 몸을 만진다는 것 자체를 정색을 하시네요.)

 

덕분에 저도 태형할머님이랑 스포츠 맛사지 받았지요.

 

 

한팀이 발맛사지를 받는 동안

 

기다리는 사람들은 닥터 피쉬랑 놀았어요.

 

 

딱딱한 각질을 제거한다는 닥터피쉬...

 

이장이 들어서자 모두들 이장에게로 우르르~~

 

아들 셋 낳고 딸 낳으려고 또다시 임신

 

현재 임신 6개월째인 혜성엄마가 이장님이 강력한 경쟁자라며...이쁘게 투덜거리는데...

 


손근양 새마을 지도자의 안사람 필리핀 출신의 메리제인 세빌런...

 

"얘네들이 이제 나한테 다 오네요, 필리핀맛을 아네."

 

하는 바람에 모두들 깔깔 웃었어요.

 

 

한국말도 잘하고, 마을일도 잘하고...

(행사때 앞치마에 젓가락 따악 꽂고 능숙하게 서빙하고...)

 

농사일도 얼마나 잘하는지...

 

더운나라에서 왔다고 더위를 안 탄다고...

오이 하우스에서 캡슐 씌우는건 메리제인 몫이라네요.

 

평소에 열심히 사는 모습, 참 보기좋았는데

 

이렇게 농담도 잘 하네요.

 

 

그러다 일행 중 가장 어린 다빈엄마 들어서자

 

이녀석들이 또다시 다빈엄마에게로 우르르...

 

그러자 태형할머님 : 어라?? 저넘들이 젊은 걸 좋아하네??

 

하는 바람에 모두들 또 웃었어요.

 

그 와중에 다빈엄마 ; 엄마야, 어떡해요?? 물고기 밟아버렸어요.

 

그러자 이장왈 : 어이구 클났다~~ 얼릉 건져서 입에 집어넣어요.

 

비싼건데 물어놓으라 그럼 어떡할래요??

 

다빈엄마,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

 

그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어쩐지 떨떠름한 표정...

 

각질 뜯어먹는 물고기 생으로 삼키라는 말에  안질릴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삼생아짐 ; 으이그...내가 못살아...

 

소리가 절로 나올밖에요...

 


점심때가 되어가자 다들 집에 남아있는 신랑들 점심 걱정하네요.

 

울 최후의 보루 ; 난 점심 안 굶으려고 따라왔지롱~~~

 

하더니 손수 차를 따라서 형님이랑 아우들한테 서빙...



갖가지 허브차를 따라주면서

 

아주머니들이 고맙다고 하자...

 

울 최후의 보루 왈 ;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오백원씩들 내세요!!!

 

그러자 다들 돈을 내셔야하는 줄 알고...쬐끔 당황...

 

하여튼...정말 못말려요...

 


이동걸 사장님께서 권해주셨던 한식집...

 

오랜 전통을 이어온 집이라 그런지 손님들도 많네요.

 

김호중 대리님

 

차를 끌고 우리보다 먼저 다니시면서 테이블마다 셋팅해 놓으시고...

 

정말 철저하세요.

 

 

집에서 한우를 기르면서도 쉽게 사먹지 못하는 한우소고기...

 

바글바글 끓는 꼬리곰탕이 먹음직스러워요.

 

형님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드셨어요.

 

약간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 맛이 너무 좋다면서 다들 한그릇을 거뜬히 비우시네요.

 

 

올해 아저씨가 다치셔서 그 몫까지 해야해서 두 배로 농사일이 더 힘드셨던

 

 이인숙 부녀회장님

깨끗한 그릇을 보여주시면서 기운이 펄펄 난다고...

 


난생 처음 발 맛사지라는 걸 받고

 

온 몸의 피로가 풀려서 발그레한 볼에

 

따뜻하고 영양많은 꼬리곰탕 국물로 점심을 먹고 나자

 

다들 기분이 넘 넘 좋으세요.

 

그대로 한숨 푹 잤으면 좋겠다고...

 

왕후장상 부럽지 않다며 다들 흐뭇한 표정이네요.

 

 

3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amsaeng.in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