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추억

삼생아짐 2008. 11. 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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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향녀석, 이제 수능이 얼마남지 않아

 

집에 와서도 늦게꺼정 공부하곤하는데...

 

문득 녀석이 책을 한 권 꺼내들고

 

킥킥거려요.



깜짝 놀랐죠.

 

평상시에 별로 스트레스도 안 받는 녀석인데...

 

내색을 않는건지는 모르지만...

 

(어릴때 아빠한테 종아리 맞고도 돌아서서 아빠 목 끌어안고 뽀뽀하던 녀석...)

 

수능땜에 정신이 어찌됐나 싶어 걱정도 되고...

 

하여튼 혼자서 책을 뒤적거리며 킬킬거리니...

 

무슨 영문인가 싶어...

 

보았더니...

 


책꽂이에서 꺼내 든 한권의 책의 뒷장을 펼쳐 보이는데 ...

 

제가 예전에 메모했던 책.

 


전 하나도 안 우스운데...

 

녀석은 웃겨 죽겠다네요.

 

삼생아짐 ; 뭐가 그렇게 웃기는데??

 


 수향넘 ; 17년전이잖아.

 

그럼 내가 아기때인데...내가 엄마 책 못보게 찢어버리고

 

내가 낙서했다는 거잖아.

 

이게 내가 그린 그림인거잖아.

 

나도 애기때가 있었다는 거잖아.

 

 

삼생아짐 ; 그렇지.

 

수향넘, 계속 킬킬거리더니...

 

수향넘 ; 엄마, 내가 요만한 손으로 나랑 놀아달란 말이야~~ 그러구서

 

엄마 보는 책 찢고...

 

마악 그림 그리고...히히...

 

 

하더니 혼잣 소리로

 

나도 애기야....

 

하네요.

 

 

 

 

그러게요.

 

이렇게 부쩍 커버린 녀석도 바로 아기때가 있었다는 얘긴데...

 

유난히 아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라

 

자기자신이 아기때 했던 행동조차 귀엽게 느껴지나 보네요.

 

 

시험에 대한 긴장으로 알게모르게 얼굴빛이 질려있던 녀석

 

활짝 웃는 얼굴을 보니

 

덩달아 제마음도 조금 밝아지네요.

 

 

 

그래요.

 

맞아요.

 

누구에게나 아기시절이 있었겠죠.

 

이렇게 훌쩍 커버린 지금

 

그 시절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해도...

 

 

세상밖으로 나온 그 순간엔

 

적어도 한 사람

 

이담에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산고의 고통을 말없이 이겨낸

 

어머니의 축복도 받았을테지요.

 

 

자라면서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사고방식이 머리속에 주입되어

 

변해가는진 몰라도...

 

 

 

누구나

 

살다살다 힘들때...

 

어린시절의 그 모습을 떠올릴때면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떠오르지 않을까요??

 

 

 

 

나도 아기때가 있었어...

 

아님, 나도 아기였어...

 

렇게 순수했던 시절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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