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지독한 모정

삼생아짐 2008. 11. 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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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재녀석,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혜인이네 다녀오면 안되겠냐고...

 

혜인이네 집에 햄스터의 집을 가져다 줘야 한대요.

 

혜인이네 햄스터가 새끼를 일곱마리나 낳았는데

 

집이 너무 좁다구요.

 


후배녀석 경희의 딸 혜인이도

 

햄스터집 언제 가져오냐고 수시로 전화를 하네요...

 


민재한테 나중에 함께 가자 그래놓고...

 

시장 가던 길에 들를 일이 있어 후배네 집에 갔더니...

 


우와~~~

 

 

정말 조그마한 쥐새끼(?)들이 몽실몽실 오물오물...

 

에미의 젖을 빨아먹는데 얼마나 이쁜지...

 

 

후배녀석, 새끼낳기 열흘전에 에미를 보고

 

햄스터 배가 넘 불러서

 

새끼를 가진 줄 모르고 비만이라고...

 

밥을 굶겼대요.

 

 

그런데다가 에미의 성질이 넘 사나워져서...

 

며칠 전에 수컷 햄스터와 한바탕하더니

 

수컷 햄스터가 다쳐서 그만...비명횡사를...

 

혜인아빠, 신랑 잡아먹은 쥐새끼라고 마악 혀를 끌끌차고...

 

후배도 사나운 넘이라고 혀를 내둘렀대요.

 


이래저래 암컷 햄스터는 구박받았는데

 

그러던 중에 이렇게 이쁜 새끼를 일곱마리나 낳아버려서

 

그동안 햄스터에게 가졌던 온갖 오해가 한순간에 풀려버렸다네요.

 


우리들이 새끼를 만지자 젖 물리다말고

 

다른 톱밥 속으로 쏘옥 들어가 숨는 녀석...

 

 

아마도 새끼를 가져서 그렇게 신경이 날카로운걸

 

신랑 햄스터가 자꾸 귀찮게 하니깐 그만 신랑마저도 물어죽인거지요.

 

지독한 모정이랄밖에요.

 

 

그나저나 이 어미 햄스터...

 

새끼 건사를 얼마나 잘하는지

 

밤이 되면 새끼들을 하나하나 물어다가 톱밥속에 새끼를 묻어놓고

 

새끼들이 춥지 않게 해준대요.

 

그리고 한마리 한마리 젖을 다 배불리 먹여서

 

새끼들이 토실토실...

 

 

 

새끼를 넘 많이 낳아서 다 못 기를 줄 알았다던 후배...

 

일곱마리 모두 건강하게 자라서

 

새끼들이 모두 눈을 반짝 떠서 쳐다보니 이뻐 죽네요.

 

 

 

참 대단한 모정이라고 후배녀석,

 

두고두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네요.

 

사람보다 낫다고...

 

 

그러게요.

 

이렇게 말 못하는 짐승도

 

자식 사랑은 끔찍한데...

 

어미 햄스터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아기 햄스터들 무럭무럭 잘 자랐음 좋겠네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새끼 햄스터들을 위해

 

얼릉 집에 있는 햄스터집 혜인이네 가져다 줘야겠어요.

 

 

그나저나

 

우리 민재녀석, 저 햄스터 데려다가

 

키우자고 우겨대면...

 

또 어쩌지요...

 

예전에 햄스터 기르고 싶다 그래서

 

제가 지하실에 가서 잡아다 기르라 그랬걸랑요...

 

 

이젠 햄스터 기르고 싶으면

 

지하실로 쥐 잡으러 가라고 할 수도 없고...

 

혜인이네 집에 떡하니 일곱마리나 있으니...

 

난리났네요...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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