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정식 끝나고...담날의 시합을 위해
과녁맞추기 선수들이 연습을 하는데...
면사무소 주사님들이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더니...
즉석 시합을 하자고 하네요.
삼생아짐 ; 감히 선수들한테 도전을?? 겁도없이??
그래서 시합을 시작하는데...
팥 안들어간 붕어빵이 맛이 없듯...
내기없는 시합은 재미가 없죠.
저녁내기를 하든, 통닭 내기를 하든...일단 내기를 걸라고 꼬드겼죠.
보나마나 몇날며칠 연습한 선수들이 이길 게 뻔한데...
울 형님들 기운도 붇돋아드릴겸...
양형준 주사님,일번 투수...
저런~~
어찌된 일일까요, 10번짜리에 두개가 나란히 다닥다닥...
근데 밖으로 나간 2점 짜리가 있네요.
점수를 계산해 보더니 아무래도 맘에 안 차는지...
연습이라네요, 다시 던지겠대요.
장명숙 감독님이랑 아줌마 선수들이 강력하게 항의하는데...
눈 하나 끔쩍 안해요.
다시 다섯개를 다 던져요.
삼생아짐 ; 와~~ 생각보담 배짱도 좋으시넹...
그랬더니 첫번째보담 훨 좋은 성적.
뒤를 이어 역시 면사무소의...음...
천희씨인가요, 인호씨인가요...
맨날 헷갈려...
(이장님, 내일 이분 성함 좀 부탁드려요...)
헐~~
바닥으로 툭!!
얼릉 과녁판 앞으로 달려가서 집어서 붙이고...난리도 아니네요.
마지막으로 김동주님.
우와~~
공에다 본드라도 붙인듯 떠억하니 두개가 나란히
10점짜리 판에...
아니 세개가 나란히...
위기감 느낀 장명숙 감독님
과녁판앞으로 달려가 확인, 또 확인...
쬐끔만 밑으로 더 내려가면 8점이걸랑요.
시간이 흐르니깐 요게 사알짝 밑으로 미끄러져내리는데...
동주님 얼릉 떼어내서 10점이라고 선언!!
장명숙 감독님, 선수들 사기문제에다
내기가 걸렸는데 대강대강 할 순 없죠.
방방 뛰시다가
면사무소 주사님들의 애교에 기냥 허허허...
꽤 높은 점수, 46점이 나왔어요.
신호철 풍암1리 이장안사람...
이게 생각보다 잘 안붙죠.
(이름 까먹었네요...)
저한테 조카며느리뻘인뎅...
울 사촌형님의 조카며느리니깐요.
나두 다시......
그러자 면사무소 주사님들, 자기들이 지은 죄(?)는 상관없이
다시 던지면 안된다고...빡빡 우겨요.
대한민국 아줌마가 말빨로 밀리나요,
힘으로 밀리나요...
결국 다시 던졌죠.
근데 이게 웬일??
영 컨디션 꽝!!
게다가 바람도 제법 써늘하게 불고...
도로 다 떼어가는데 넘 속상한 표정이 역력..
양형준 주사님, 웃으면서도 쬐끔 미안한 표정.
삼생아짐 ;(속으로)이그~~ 좀 져주시징~~~
하긴 승부의 세계에 봐주기가 어딨나요, 일단
승부는 정정당당하게 ...
마지막 선수가 던졌지만...역시나 오늘 일진 꽝.
도대체 연습 땐 잘 되던 것들이 왜 시합을 하거나
실전에 가면 약해지는지...
수하리 이광훈선배님댁 형님순서...
역시나 성적은...
별로...
게다가 바보같은 공 한넘은
저 멀리 과녁뒤로 달아나버리고...
시합을 앞둔 형님들, 면사무소 주사님들한테 3:0으로 완패...
아무래도 면사무소 주사님들 이기고나서도 욕먹을 듯 싶은지...
눈치 슬금슬금......
내기에 걸었던 저녁식사랑 치킨이랑 말도 못 꺼내고...
잠시 후 어디론가 다아~~ 사라졌네요.
근데요...그거 아세요?
이 세상에서 승부만큼 사람들의 의욕을 자극하는 것도 없다는것을요...
이날 경기에서 진 형님들...그리고 울 사촌형님네 조카며느리(?)
열 받아서 다른 사람들 다 돌아가도
어둑해질때꺼정 남아서 연습했다는 거 아닙니까요...
그래서 아마 한서제에서 2등 했다고 들은 거 같은데...맞나요??
어쨌든...
형님들과 면사무소 주사님들의 유쾌한
즉석 시합을 보면서...
덕분에 모두들 활짝 웃었답니다.
그동안 바쁜 농사일 제쳐놓고...던지기연습에
애쓰셨신 형님들...
한서제에서 좋은 성적 거두었으니 나중에 생각나면...
한서제 준비로 의자나르랴 책상나르랴
온갖 장비나르며 막노동꾼처럼 뒷바라지에 힘들었던
면사무소 주사님들께 시원한 생맥주라도 한 잔 사주셔요.
아, 통닭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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