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피장파장

삼생아짐 2008. 9.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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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날...친구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네요.

 

떡을 만드는 떡집이자

 

방앗간인데...

 

일손이 딸린다고...

 

가서 하룻밤만 일하면 된다고 허락을 구하길래

 

삼생아짐 ; 맘대로 해! 그나저나 고3맞냐??

 

한마디 토를 달고 보내주었지요.

 

하지만 나름대로 일해서 돈을 벌어보겠다니깐...

 

기냥 용돈 달라는대로 타가는 것 보담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는게 낫겠다 싶어 허락했지요.

 


새벽 한시꺼정 친구랑 수다 떨다가

 

두 시에 일어나서 아침 아홉시꺼정

 

증편에 검은깨랑 대추 뿌리고

 

송편 나오면 기름칠하고, 박스에 담고...

 

하여튼 매우 바빴다면서 일 다 끝내고 증편을 한 장 얻어왔어요.

 


 딸이 밤새워 일하면서 만들어온 떡이라 그런지 더 맛있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고3엄마라 한마디 더...

 

삼생아짐 ; 얘야,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지??

 

여기저기 비싼 원서 넣고 있거든요.

 

도대체 종이 한장 값이 왜 그리 비싼지...

 

게다가 오며가며 들어가는 경비또한 만만치 않구요.

 

울 딸 ;......

 

아무 말 않길래 내친김에 한마디 더 했죠.

 

삼생아짐 ; 대학에 붙지도 않았는데 원서 넣고 나니깐 꼭 대학생 다 된 기분이구?

 

고3이라는 녀석이 손톱에 매니큐어 칠하구, 영화보러 다니구,

 

어느날 갑자기 귀뚫고 오더니 서랍에 귀걸이가 한통가득...

 

하여튼 이 기회에 조금 더 놀려먹어야겠다 생각 들어서...

 

평소 불만사항이던 거 농담조로 놀렸더니...

 

이녀석, 가만 있음 안되겠는지...

 

수향넘 ; 왜 또 긁어, 박호순!!!

 

삼생아짐 ; 헐~~

 

녀석이 어릴 적 별명을...

 

녀석도 한마디 더 ; 다이어트 좀 해라, 허벅지가 그게 뭐냐.

 

그리구, 멋 좀 내라, 멋좀.

 

민재 나이가 몇 살인데 염색도 안하고...쯧쯧...화장도 입술만 달랑...

 

아무래도 민재 운동회때 내가 가서 엄마노릇 해야지...

 

우리 민재 창피할라.

 

삼생아짐 : ......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그래야하나요

 

아님 피장파장이라 해야하나요.

 

어느날 갑자기 엄마인 저보다 키가 쑤욱 자라더니, 신발도 아빠랑 같이 신고,

 

이젠 말로도 안져요.

 

게다가 힘이 얼마나 센지 별명이 '웅녀'

 

제가 야단치면 제 팔을 따악 붙들고 걸터앉아 힘으로 누르는데...

 

도저히 못당하겠걸랑요...

 

 

결국 본전도 못찾고...그러구 말았죠.

 

삼생아짐 ; 그래도 돈 버는 거 쉽지 않지?? 그치??

 

돈 벌어 보니깐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너네 먹여 살리는 줄 알겠지??

 

녀석, 아무 말 않더니 잔다구 이불 펴고 눕네요.

 

그래서 기냥 둘이 꼭 끌어안구, 저도 몸살 앓은 뒷끝이라 추석날 오후 내내

 

신나게 잤네요.

 

비록 공부안한다고 핀잔줬다 본전도 못 찾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용돈 벌어 보겠다고 애쓰는 거 보니깐...든든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리기도 해요.

 

이런게 부모마음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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