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기가 어려워 그렇지...
눈이 내리기시작하니까
이제 연사흘 이어서 오네요...
그래도 하늘은 맑고...
대기도 싱싱해요...
싸늘한 공기
볼에 와닿는 싱그러운 아침이었지요...
이런 날은 그래도 행복한 기분이 들어요...
살아있다는 느낌...
맑은 공기를 온 몸 가득 받아들이고
내 안에 남아있는 고단함이나 지친 감정, 그리고 미움, 교만...
어쩌면
누군가에게 아픈 화살이 되었을런지도 모르는 그런 이기심들을
다 쏟아내버려요...
무성했던 여름은 가고...
모든 잎이 져버려 앙상하고
메마른 층층나무 가지에 친구가 찾아왔네요...
울음소리가 독특해서 한참 찍었어요...
그러고보니 제가 모르는 건 식물이름만이 아니예요...
누구일까요??
이렇듯 겨울아침에 민가근처에서...
한참을 울어요...
배고픈가봐요...이를 어째...
참새들도 또다른 층층나무에서 요란하게 짖어대고요...
가까운 전깃줄에 까치녀석도...
......
남편이 제가 새 좋아하고 늘 새랑 논다고
가끔가끔 새대가리라 놀리지만...
그래도 온통 하얀 눈 덮인 대지에 이넘들마저 찾아오지 않으면
산골마을의 겨울은 얼마나 쓸쓸할까요...
......
그리고 하루종일 겨울비 내리는 오늘은......
유난히 힘든 하루였어요...
그나마 이 사진들을 보니까 마음이 편해지네요...
마음속의 물기를...거두어가는 느낌...
또다른 겨울저녁이 깊어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