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산리 오르막길...
첨엔 후다닥 날아가는 까치떼를 보고
놀래서 차를 멈추고...
한동안 바라보았지요...
얘네들이 계모임하나??
텃새라 멀리 날아갈 일도 없고...
왜 이리 모여있지??
거기에 까마귀꺼정...
칠월칠석 지난 지도 한참인데..별일일세...
찬 비 그치고
어느새 쌀쌀한 바람이 부니
벌써 깻단들도 베어서 나란히 세워놓았네요...
이거 쓰러지지 않게 서로 잘 엇갈려 세워놓는 것도 기술...
소스라니 바람부니 할머님 키질을 안 하시고
바람에 들깨거풀을 휘리릭 날리고 계시네요...
(대단한 센스^^ )
전 그 전에 키질할 줄 몰라 대형 선풍기 내다놓고 틀어댄 기억이...
(나가는 거 반 챙기는 거 반...
한심한 농촌아낙이라 콩도 고모양으로..ㅎㅎ)
참견하러 가면서도 그 와중에 찍을건 다 찍지요^^
누군가 논두렁에 꺾어버린 꽃 한송이...
온통 갈빛으로 퇴색한 밭 주위에
선명한 분홍색이 나를 보아라 하는 것처럼 시선을 끌어서...
비록 버려졌어도
그 아름다움은 여전하네요...
(연흠이 너 나한테 혼날줄 알아! 할머님들이 네 짓이라 그러셨어!!
이쁜꽃을 그냥 꺾어버리다니...이 괘씸...이)
우와~~ 할머님 머리 짱 좋으세요!!
(일단 아부부터...)
어이구, 이젠 힘들어서 키질 못하겠어....
나이가 들었나부야...
그래도 깨끗한게 잘 손질되었네요..
(아마 아들 며느리에게 보낼 들기름 짜실 모양...)
어라?
밤도 말리시네요??
응, 우리 손주들 오면 줄라구...
어? 이건 쑥갓??
하려다가...
시집오기 전에 쑥갓이라 큰소리 쳤다가 망신당한 기억에 절대 안 까먹는 이것
이것의 정체는??
바로바로 당근!!!
(늘 빨간 뿌리만 보니까 꼭대기가 어찌 생겼는지 몰랐어요...ㅎㅎ)
이야, 고구마순도 있네??
뜯어다 먹어!!
그래도되요??
나중에 제가 뜯으러올께요, 쫓지 마세요^^
쫓긴 누가 쫓는다고....ㅎㅎ
저 밤이나 가서 주워먹어!
예??(귀가 솔깃)
이게 웬 횡재냐??
가시에 찔리며 까지 않아도
잘 여문 밤알들이 여기저기에 후두두두두둑~~
(신나라~~)
에궁 이쁜 밤!!
토실토실 알도 굵고...
심봤따~~~~~~~~~~
역시 부지런한 새가 모이를 먹는 법이야..
돌아댕기니까 이딴 것도 생기잖아...(신나서...)
할머니, 대신 제가 사진 한 방 박아드릴께요.
할머니 젊었을때 진짜 미인이셨겠어요.
정보화마을 게시판에서 꼭 확인 해 보세요!!
(도시에 나가 사시는 아드님, 김병렬님,
이렇게 이쁜 어머님 덕분에 저 군밤 해 먹어요^^;)
이런!!
아까 잠시 뵌 경태 아버님이 호박 있나 물어보시더니
어느새 차에 호박을
후다닥 넣어놓고 가버리셨네....
잘 먹을께요, 경태 아버님^^
짭짤한 수확을 기뻐하며 돌아오는 길..
비바람에 쓰러진 벼들이
넘 넘 가슴 아픈....
제법 높은 둔덕위에 서 계신 할머님..
삼생아짐 : 뭐하세요??
밤 줍는다우...
(미림이 할머님...)
벌레가 좀 먹긴 했지만 토종밤이니까
고소해요, 먹을 만큼 가져가요..
(이런 신나는 일이....)
봉지도 없어서 그냥 종이에 받았는데
더 주시겠다고...
고맙습니다, 이걸로도 충분한걸요...
너무나 미인이신 미림 할머님...
검산리 동네를 한바퀴 돌았더니 오늘 수입이 정말 짭짤하네요...
그리고
우리마을 어머님, 경태 아버님, 그리고 할머님들의
인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역시 삼생마을 살만한 곳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