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언제나 이 자리에 있어요.

삼생아짐 2008. 9. 1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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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표지석 옆의 이쁜()꽃밭을 찍고

 

돌아나오는데...

 

김영화아저씨댁 아주머니가 지나가세요.

 

진순옥님.

 

(예전에 컴교육 받으셔서 잘 기억하걸랑요.)



 

머리에 뭔가 이고, 사뿐사뿐 걸어가시는데...

 

옛날 생각이 나서 얼릉 내려 다시 찍었지요.

 

제가 울 어머니들 가장 존경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머리에 이는 거...

 

전 아무리 시골에 오래 살아도 이거 잘 안돼요.

 

중심잡기도 힘들 뿐더러,목도 아프고,머리도 아프고...

 

그리고...앞으로 가야하는데...뒤로 가요.

 

 


 

근데 울 어머님들은 따악 머리에 이고

 

손으로 붙들지도 않고

 

제가 말시키니깐...말씀하시면서...눈동자만 왔다갔다...

 

처음 시집와서 밭에 참내갈때 울 어머니가 이고 가라고

 

함지에 담아주셨는데...

 

한번 머리에 이었다가 뒷걸음질 쳐서...몽땅 엎을 뻔...

 

게다가 한 손에는 뜨거운 국물 든 주전자를...

 

그래서 기냥 처녀적에 등산다닐 때 쓰던 배낭 꺼내서

 

주섬주섬 싸서 등에 지고, 보온병에 국물 넣고...

 

양산 쓰고 일하는 밭으로 올라갔더니 울 신랑 보구서...

 

"소풍왔냐??"

 

아줌마들 킥킥 웃고...

 

지금 생각함...다들 일하느라 흙투성인데...혼자 잔뜩 멋내고...선크림 덕지덕지 바르고..

 

참..철없던 시절이죠.

 

 

"열무 연한데 가져다가 김치 할라우??"

 

하시면서 내리려 하시길래 얼릉 사양했죠.

 

아마 이번 추석에 도시에 나간 자녀분들 오면

 

맛나게 먹고, 또 나누어서 싸주실려고 일부러 뽑아가시는 길일텐데...

 

그리고 그게 바로  어머니의 사랑인데...

 

제가 그정도 눈치는 있죠.

 

(저도 울 시어머니랑 친정어머니가 반찬 해주심...

 

이상하게 더 맛있더라구요.

 

아마...자식에 대한 사랑이 담기기 때문일까요??)

 

물론...20년 넘게 산 지금도...머리에 이는 거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만요...


 

 바로 그 진순옥님댁 논이예요.

 

일일이 '피=잡풀'를 뽑아주어서...깨끗하죠??

 

참 부지런하시고...앞서가시는 분이세요.

 

두 분 내외가 하우스농사도, 논농사도...열심히...

 

그리고 김영화 어르신은 컴퓨터 배워서 한때 주식거래도 하시고...

 

(지금도 하시는지는...잘 모르겠네요.

 

요즘은 전자상거래 물건 배송하고, 체험 프로그램 짜고...

 

그래서 한동안 가정 방문 교육을 못 갔거든요.)

 

 

이제 ...여름 출하작물 끝나고...

 

하루가 다르게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이...

 

가을 걷이를 시작하라 재촉하는 듯 싶어요.

 

한동안 논에서 벼 베는 소리로...

 

그리고 다들 거두미 하느라 바빠지겠죠.

 

 

낼 모레면 추석...

 

벌써부터 고향을 찾아오는 차들이 넘쳐나기 시작하는데...

 

도시로 나간 자녀분들...

 

명절때만 오시지 마시고...

 

바쁜 농사철에도...

 

그리고...주말에도 가끔가끔 내려오셔서...

 

평소에도 사람들이 넘치는... 활기찬 마을이 되도록...

 

그렇게 아이들에게 고향을 찾아주세요, 아셨죠??

 

 

 

 

 

PS. 도시에서 나고 자라...농촌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농사꾼한테 시집와서 새록새록 농촌과 고향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며

 

이제서야 늦게나마 철이 드는...삼생아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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