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농부의 마음

삼생아짐 2008. 9.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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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암담함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 농업을 지키고 우리 먹거리를 지키고 

우리의 생계를 이어나갈 길이 있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머리가 하얗게 세면서까지 

        밤낮없이 일하고...

 

 

또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이 늦은 나이에  

연수원에 입교해...

 

 

 밤 아홉시까지 열심히 강의듣고...토론하고... 공부하고... 

각자의 마을에서 힘들었던 일들..겪었던 일들을 털어놓기도 하고... 

온갖 시행착오와 인간관계의 어려움...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외로움...

 

따라주지 않는 마을주민들 

색안경을 끼고 남을 헐뜯는 사람들... 

바닥을 치는 농산물값...

 


모래알처럼 뭉치기 어려운 농심들... 

'나한사람'이 아닌 '우리마을주민들'이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고민하고 동분서주 뛰어다니고...

 

이렇게 저렇게 자신의 생업조차 뒤로 미루고 

마을 공동 사업을 위해  

차의 기름조차 마이너스 통장에서 빼내어 채워가면서  

애써온 분들...

 


농산물 제값 받기 운동을 벌여 기껏 판로를 확보해 놓으면... 

얄팍한 눈속임으로 농산물을 포장해 

신뢰를 한번에 잃어버리게 하고...

 

기껏 지은 농산물 버리기 아깝다며 

그 작은 돈이 아까워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쳐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어떻게해서든지 헐뜯고 흠집내어 망가뜨리고 마는 이웃들...

 

그래서 내 빚도 못 갚고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무슨 마을 사업을 하겠냐며  

이것저것 하고자 했던 의욕들 다 털어버리고 

차라리 혼자 열심히 농사나 지어 내 빚이라도 갚자..

 

그런 생각으로 농촌을 발전시켜보겠다는 꿈을 접어버리고...

쓰린 마음 독한 술로 달래고 마는 아픈 꿈들도 가졌었다고...

 

 

그렇게 안타까움과 절망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농림식품부에서 나온 강사를 붙잡고 원망어린 하소연으로... 

심정을 토로하던 분들...

 

 

혼자서 미리 절망을 얘기해선 안된다고... 

그래도 살아나갈 길이 있을거라고...

 누군가 앞서가는 사람들은 이미 그 길을 찾았는데 

모자르고 배우지못해... 

오늘 내가 생산하는 농산물 수확에 바빠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어디나 무엇에나 절망가운데에서 희망은 있어왔다고... 

노력해보지도 않고 싸워보지도 않고 해보지도 않고...미리 포기하지 말자고...

 

 

한사람의 꿈은 몽상이지만 

여러사람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이면 

우리 농업은 다시 회생할 수 있을거라고...

 

 

농촌에 대한 애정 

우리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시키고 

그리고  

90%의 무관심한 주민들과 2%의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을  

설득시키면 그 마을은 성공하는 마을이 될 수 있다고... 

 

농촌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자원과 잠재력을 계발시키면... 

그래서 도시민들로 하여금 우리 농촌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하면 

우리 농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거라고... 


지금 이순간에도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마다 자기가 하는 일들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들 합니다...

 

생계를 떠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사명감이나 확신이나 그리고 세상을 좀 더 살기좋은  

세상으로 변화시킨다는 희망이 없다면...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서 실망하고  

사람들에게서 지치면... 

그렇게 나무를 보곤 합니다.

 

직접 볼 수 없다면... 

이렇게 찍어놓은 사진을 바라보고 위안을 얻기도 하지요.

 

 

이 사진을 찍는 순간..아무런 느낌없이..그냥... 

아...나무를 타고 담정이가 올라갔구나... 

솔담정은 약이라 했지...나무의 액을 빨아먹어 약이 되는건가... 

그래도 저 나무는... 담정이의 기댈 언덕이 되어주는구나...

 

저렇게 흙이 깎이어 뿌리가 드러나는 데도 나무는 살기위해 뿌리를 뻗는구나...

 그래서 우리 세상 사람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산소를 내뿜는구나... 

사람들이 뱉어내는 독기어린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가슴 뚫리도록 서늘하고 신선한...

 

그래서 머릿속마저 저릿저릿 해지는 맑은 숨결을 토해놓는구나...


 

 

 함께 교육에 참가했던 검산2리 김순녀 부녀회장님이세요. 

교육 중간에..잠시 쉴 짬에...그 와중에 무심코 잡풀을 뽑아내고 계시네요.

 

삼생아짐 ; 잡풀 뽑는게 몸에 배었죠??  

여기꺼정 나오셔서 풀만 보면 뽑아요??

  

마음 속에선 집에 두고온 고추 딸 일과 

약칠 일 등...

 

미루어두고 온 농사일을 헤아리시면서도 

씨앗이 떨어져 뿌리내린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소중하게 뽑아들고... 

가져가 심으셨으면 좋겠다고...

 

늘 마을에서는 힘차고 당찬 여전사였던 부녀회장님 

이렇게 이쁜 치마를 입고, 스타킹을 신고 모처럼 멋을 내시고... 

그러면서도 이렇게 손과 마음은 저절로 풀과 나무로 가는... 

그러고보면...우리는...어쩔 수 없는 농부의 마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