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아빠 닮아서 아기만 보면 무조건 반하고마는 울 딸 수향이...
요즘 슬슬 용돈이 많이 딸리는지...
(딸릴만도 하죠, 제가 긴축재정에 들어갔거든요.
소값이 넘 형편없이 떨어져서...
팔아야 할 송아지를 한마리도 못 팔고
기냥 다 기르고 있거든요.)
꼬마들이 많이 온다니깐
학교 수업도 빼먹고 아이들 페인팅 해주겠다고 챙겨 왔어요.
혹, 아르바이트생으로 쓰면 안되겠냐며...
아이 한 명당 그림 하나 그리는데 이천원을 달래요.
삼생아짐 ; 시렁~~ 돈없어.
수향넘 ; 그럼 천원.
삼생아짐 ; 그래두 시렁~~. 비싸.
수향넘 ; 그럼 오백원.
삼생아짐 ; 음...생각해보구...
어차피 줄 용돈이라면...
조금 부려먹구 줘야겠다 생각도 들고...
그래서 못이기는 척 허락했죠.
그랬더니 일찍 와서 이층에 어질러진 실내화 70켤레 다 정리하고...
접어서 한쪽 구석에 세워놓았던 의자 50개도 다 원위치시키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다 해놓았더라구요.
그 일 다 해놓은담에 내려와서 아이들 옥수수 따고, 물놀이꺼정 한 후에
페인팅을 해 주는데...
근데 애들하고 티격태격해요.
왜 그런가 자세히 들어보니...세상에...
애들한테 욕을 가르치고 있잖아요.
이 꼬마 손에 그린게 '도라에몽'이라는 만화캐릭터인데...
수향넘 ; 따라해봐,또라이몽!!
애들 ; 도라에몽!!
수향넘 ; 또라이몽이라니깐, 또라이!!
안 따라 함 그림 안 그려준다.
이 그림 이름이 뭐라구??
애들 ; (다같이)또라이몽!!
수향넘 ; 그렇지. 잘한다.
삼생아짐 ; 헉!!!
이 녀석이 평소에 제 동생들 델구 친절한 욕 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 많은 애들 델구 욕가르치는건 생각도 못했죠.
어휴...엄마들 보기에 낯뜨거워서...
다행히 엄마들은 옥수수 드시느라 못 보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애들속에 둘러싸여 넘 넘 행복한 이넘...
고3인데도 주일학교 교사는 꼬박꼬박 나가서
주일마다 양손에 꼬마애들 손 붙들고 왔다갔다 하는 거 보믄...
얼굴빛이 환한게...참 행복해 보여요.
그나저나 요 꼬마들 집에가서 언니가 욕가르쳐 줬다고 그럼...
으휴...
이 망신을...
그래서 아예 미리 고백하고 들어갑니다요.
얘는 '김수향'이구요, '백수향'은 절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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