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또라이몽!!

삼생아짐 2008. 9. 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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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아빠 닮아서 아기만 보면 무조건 반하고마는 울 딸 수향이...

 

요즘 슬슬 용돈이 많이 딸리는지...

 

(딸릴만도 하죠, 제가 긴축재정에 들어갔거든요.

 

소값이 넘 형편없이 떨어져서...

 

팔아야 할 송아지를 한마리도 못 팔고

 

기냥 다 기르고 있거든요.)

 


꼬마들이 많이 온다니깐

 

학교 수업도 빼먹고 아이들 페인팅 해주겠다고 챙겨 왔어요.

 


혹, 아르바이트생으로 쓰면 안되겠냐며...

 

아이 한 명당 그림 하나 그리는데 이천원을 달래요.

 

삼생아짐 ; 시렁~~ 돈없어.

 

수향넘 ; 그럼 천원.

 

삼생아짐 ; 그래두 시렁~~. 비싸.

 

수향넘 ; 그럼 오백원.

 

삼생아짐 ; 음...생각해보구...

 

 


어차피 줄 용돈이라면...

 

조금 부려먹구 줘야겠다 생각도 들고...

 

그래서 못이기는 척 허락했죠.

 


그랬더니 일찍 와서 이층에 어질러진 실내화 70켤레 다 정리하고...

 

접어서 한쪽 구석에 세워놓았던 의자 50개도 다 원위치시키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다 해놓았더라구요.

 

그 일 다 해놓은담에 내려와서 아이들 옥수수 따고, 물놀이꺼정 한 후에

 

페인팅을 해 주는데...

 


근데 애들하고 티격태격해요.

 

왜 그런가 자세히 들어보니...세상에...

 

애들한테 욕을 가르치고 있잖아요.


 

이 꼬마 손에 그린게 '도라에몽'이라는 만화캐릭터인데...

 


수향넘 ; 따라해봐,또라이몽!!

 

애들 ; 도라에몽!!

 

수향넘 ; 또라이몽이라니깐, 또라이!!

 

안 따라 함 그림 안 그려준다.

 

이 그림 이름이 뭐라구??

 

애들 ; (다같이)또라이몽!!

 

수향넘 ; 그렇지. 잘한다.

 

삼생아짐 ; 헉!!!

 

 

이 녀석이 평소에 제 동생들 델구 친절한 욕 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 많은 애들 델구 욕가르치는건 생각도 못했죠.

 

어휴...엄마들 보기에 낯뜨거워서...

 

다행히 엄마들은 옥수수 드시느라 못 보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애들속에 둘러싸여 넘 넘 행복한 이넘...

 

고3인데도 주일학교 교사는 꼬박꼬박 나가서

 

주일마다 양손에 꼬마애들 손 붙들고 왔다갔다 하는 거 보믄...

 

얼굴빛이 환한게...참 행복해 보여요.

 

그나저나 요 꼬마들 집에가서 언니가 욕가르쳐 줬다고 그럼...

 

으휴...

 

이 망신을...

 

그래서 아예 미리 고백하고 들어갑니다요.

 

얘는 '수향'이구요, '수향'은 절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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