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외)

베트남여행기6

삼생아짐 2007. 11. 1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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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들판은 참 넓고도 길다. 가도가도 산이 보이질 않는다. 마을 어귀에는 무덤들이 많다. 베트남의 장례 문화는 특이하다. 사람이 죽으면 슬퍼하기 보다 풍악을 울리고 축제를 벌인다. 그들은 죽음을 끝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가는 것이고, 죽은 뒤에도 망자들의 영혼이 집에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 곳에 무덤을 쓰지 않는다. 마을 앞 어귀에, 논 한 가운데에 무덤을 쓴다. 물이 나는 곳이라 시체가 썩지 않을텐데 했더니 역시 그렇다. 삼년 쯤 지난 후에 시체를 장자가 추려서 항아리 같은 곳에 담는다고 했다. 아무나 못할 일이라고. 효성 지극한 자식들만이 할 수 있다는 그 일을 해내는 것을 보면 진정한 효라는 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삶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면 세상만사 무엇이 두렵겠는가? 아열대 기후덕에 사시사철 먹을 것이 풍부해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라고 했지만 어쩌면 그들의 이런 죽음에 대한 사고방식이 그들의 행복지수를 높인 것은 아닐까? 국토개발과 경제 발전은 한국을 세계 강대국 중의 하나로 올려놓았지만 우린 그 발전의 뒷그늘 속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한가로움, 진정한 효도, 인간다운 것의 가치를 나는 얼마나 지니고 사는가?

도시의 화려함을 보고 시골의 장점들은 외면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경제적인 것에만 매달려서 삶이 내게 주는 많은 아름다움들을 지나쳤던 것은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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