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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박에 갔다. 호치민 아저씨의 무덤이란다. 그의 청렴하고 검소한 삶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애국적인 삶이 그들에겐 죽어서까지 기념해야 할 본보기란다. 내장을 파내고 미이라로 만들어서 호치민 광장(바딘광장)에 보존되어 있다. 입구에서부터 단속이 엄하다. 민소매옷도 안되고 무릎 위 반바지도 안 된다. 카메라도 가방도 안 된다. 물도 안 된다. 혹 폭탄이기라도 할 까봐. 어쨌든 수많은 외국인과 베트남 관광객들이 비가 쏟아지는데도 그 비를 다 맞으며 두 줄로 서서 기다렸다가 입장한다. 보고 싶으면 보라. 단 돈은 내고.... 보되 경외심을 보이는 것을 잊지 말아라. 그들의 배짱이 느껴진다. 시끄럽게 떠드는 입장객에게 엄숙한 얼굴의 호위병들이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댄다.
편안한 궁궐을 내버리고 작은 오두막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호치민, 소식과 일식 삼찬의 소박한 식단으로 평생을 보내면서 오로지 나라와 민족만을 생각하며 살았다는 그의 삶을 보면서 드는 속물적인 호기심. 정말 그랬을까? 그런 권력자가 여자도 자식도 없이 평생을 살았을까? 혹은 조그마한 로맨스라도 있지 않았을까? 어차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웅이야 세상에서 만드는 법, 타고난 영웅도 있겠지만, 후세사람들의 미화의식도 한보탬되는 법 아니겠는가? 이크, 베트남 사람들에게 돌 맞아 죽을라, 입 밖에 내지도 못한 생각들이 입 안에서만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