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과 이런저런 얘기하며 술을 담는 동안
아버님께서 뒤뜰 텃밭에서 나물을 한웅큼 뜯어오셨어요.
미나리싹이요...(제가 좋아하는 과일 담으로 좋아하는 산나물...)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무쳐먹으라고 주셨어요. 삼생아짐 ; 신난당~~
예전에 산에 다니시면서 봉양도 캐시고, 산삼도 캐시던 어르신이
이제 다리가 아파 산에 못 가시고...
그저 텃밭에 심어놓은 산나물 조금씩 뜯는 것으로 만족을...
그나마도 와서 보고 탐내는 사람들한테 뿌리째 모두 캐내어주고...
......
세월 앞에 장사 없다시며 서운해 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아파요...
울 애들도 셋 다 아버님이 캐다주신 산삼을 아기 때부터 먹였구요...
산에 다니시며 산에서 수확한 것들로 5남매를 다 키우시고 시집, 장가 보내셨죠.
장독대 한 켠에 소복히 쌓인 민들레 씨앗...
보건소를 비롯한 온 동네 길가에 심어진 꽃들은 모두
강문백 어르신과 인옥순 어머님이 심으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노인네가 할 게 뭐 있냐구요.
그저 몸 부지런히 놀려 지나는 사람 눈 즐거움 그보다 좋은일이 어디있겠냐고요...
이렇게 씨를 부지런히 받아 두었다 봄이되면 모종 키우셔서 옮겨 심으시지요.
민들레를 캐다가 민들레 김치를 담으셨대요.
쪽파도 통째로 넣고...
까나리 젓국으로 간을 한 민들레 김치는
약간 쌉쓰름하면서도 맛이 좋아요.
첨 먹어봤는데...고들빼기김치와는 또다른 맛이...
굳이 맛을 보라시길래 한젓갈 먹어보고 맛나다 했더니
기어이 싸주시네요.
이 민들레는 혈압을 낮추는데도 좋고, 피를 맑게 하는데도 좋다구요...
고만 덜으시라해도 반너머 덜어주시고...
어머님은 또하시면 된다고...
삼생아짐 ; 이래도 되나 몰러...
밥까지 꺼내어 상차려 주신다길래 말리느라 혼났어요.
어쩜 이렇게 정들이 많으신지...
20년전 처음 시집와서 김치도 잘 못담글 때
어머님께서 오이김치며, 배추김치며, 열무김치며 참 많이도 담아주셨어요.
울 최후의 보루 어릴적 친구 부모님들이지만
제게는 제 2의 부모와도 같은 분들이죠.
아버님이 세 살때 돌아가셔서 아버지없이 자란 울 최후의 보루
친아버님처럼 여기지요...
두 분 다 요즘 자주 편찬으신데
건강하셨음 좋겠어요.
그래야 제가 계속 드나들며 이것저것 배우면서 사부님으로 모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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