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 놀러가거나 어떤 집을 방문하면
대개 차나 음료수를 내어오지요...
저도 집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항상 차를 대접하곤 하는데...
정순자님 댁에 갔더니
직접 만드신 살구엑기스인지 자두 액기스인지....
(표시를 안 하셔서 헷갈리신다고...)
한컵 가득 주셔요.
넘 넘 맛나게 마셨어요.
일반 음료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죠.
조금 있다 박선여님 오셔서 박선여님 댁에 갔더니...
전 한컴 타자연습이 안 보인다 그래서 바탕화면에 끄집어내어놓기가 안되시나 했더니...
한글 프로그램이 없네요.
담에 설치해 드리기로 하고...
애드웨어제거랑 통계프로그램 재설치하고 바이러스 잡아드리고
모니터 화면 조정해드리고...
기타 등 등 손 보아 드리는데
이번에도 음료를 주시네요.
이번에는 개복숭아 효소라고...
그래서 역시 맛나게 마셨죠.
아까 한 컵 다 마신뒤라 조금 배부르긴 하지만...
직접 담으신 거라는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근데 점심시간이 지났어도 별로 밥 생각이 안나요.
왜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아침에 장현미씨댁에 들러 동호회활용법과 메신저 활용법, 그리고
컴 속도 느려진거 손 봐드리면서 마신 커피한잔
지나가면서 얻어마신 음료수 한잔...
그럭저럭 물종류만 거듭......일리터이상이더라구요.
예전에 AS기사님 오실 적마다
'차 한 잔 드려요??'
하면 묘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주세요."
하던 생각 나더라구요.
근데 그 표정이 왜그런가 했더니
얼마전에 마을 컴퓨터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기사님과 함께 약 20집 가량을 하루에 돈 적 있어요.
그때마다 각 가정에서 내오는 커피, 음료수를 다 마시다보니...
걸을 때마다 배속에서 물이 출렁출렁 거리는 느낌...
마치 금붕어가 되어버린...
방문한 집이 다섯 집 이상 되면서 기사님과 눈 마주치곤 저도모르게 씨익 웃어버렸죠.
기사님도 '이제 내 심정이 이해되세요?'
하는 표정으로 마주보고 웃고요...
쟁반 든 아주머니 무슨일인가 의아해 하구요...
기사님의 그 묘한 표정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담부턴 저는 그 기사님에겐 음료대신 '레모나'나 '솔라 C'같은
비타민류를 드려요.
어쨌든...
그래도 그렇게 차나 음료를 내어주시는 분들은
방문한 손님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해주시는 거라 거절하기가 어려웠던거죠.
그날, 마치 제자신이 금붕어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금붕어란 생각 들어요.
누군가에게 환영을 받고, 누군가에게 반가운 손님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
그날 박선여님댁을 나오는데 냉장고들 뒤지시더니
마악 쫓아나오셔서
차를 출발시키는 저에게 검은 봉지를 건네세요.
앞에서 나상준님이 경운기몰고서 마악 기다리셔서 피해주느라
얼떨결에 받긴 했는데...
집에와서 보니 과일이네요.
아마 장에서 사오셨나봐요.
그걸 저에게 통째로...
너무 고맙고, 너무 미안하고...그러네요.
저녁에 울아들과 함께 먹으면서...내 조그만 수고에 그토록 기뻐하시는 거 보니깐
가슴이 짠하고...
그분들의 마음이 전해져오고...
이래서 정말 농촌이 아직 살만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 들더라구요.
농사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많이 많이 사용하시고
망가뜨리세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달려가서 손 보아드릴게요.
무엇이든 망가뜨려야 배운다고...
그 말이 맞거든요.
단, 잘 안된다고 때리거나 부수지는 마세요. 그건 고치려면 돈들어요,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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