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에휴......으이그......
웬 한숨만 연달아 날리냐구요??
아마 사춘기로 접어든 자식 둔 부모들 입에서
방학만 되면 저절로 나오는 소리 세마디가 이거 맞을걸요???
고다음 후렴구는
"이걸 콱!!"
아닌가요??
긴 긴 겨울방학....
집에서 뒹굴거리거나 컴이나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거나
아님 온통 밖으로 쏘다니는 녀석들...
입만 열었다하면 낚시타령하는 녀석 보기싫어서
최후의 보루에게 쪼르르 달려가 일렀지요...
"쟤 좀 어떻게 해 봐요.
방학동안 책도 좀 읽고
미리미리 예습도 좀 하고
복습도 좀 하고..
학생이 그래야하는 거 아닌가?
근데 맨날 낚시대 들고 강으로 개울로...신발 적셔놓고 옷 적셔놓고...
어휴, 내가 못살아..."
잠시 머뭇머뭇 거리던 이 최후의 보루...
"놔둬. 그 나이땐 다 그래...실은...나 아직꺼정 지렁이 못 만져.
근데 걔는 만지잖아."
삼생아짐 : 엥??
그동안 밭에서 지렁이만 나옴 희희낙낙 입이 귀에 걸리던 사람이
지렁이를 못 만진다니요......
어쨌든 자기는 못 만지는 지렁이를 아들이 만지니 그나마 보기 좋았던 모양이죠??
낚시에 정신 팔린 녀석 말릴 생각조차 않는거 보믄...
실은 저도 그 사실을 비밀로 해 줄라 그랬어요.
아빠 체면이 있지. 어떻게 아들이 보물이라 애지중지하는 지렁이를
정작 아버지는 못 만지다 그래요...
그냥 지켜줄라 그랬는데...
해가 서쪽에서 뜰라나요??
웬일로 책상에 다 앉더라구요. 넘 기뻐서...
"야, 아빠 비밀 하나 얘기해 줄테니 공부할래?"
아들녀석 : 네에~~
기냥 콱 불어버렸죠...ㅎㅎ
그 말을 듣는순간 녀석 표정
"어쩐지......"
삼생아짐 : 뭐가??
"저번에 낚시 게임 하는데 아빠가 떡밥이 제일 잘 잡힌대요.
붕어나 잉어는 떡밥쓰긴 하는데
버들치나 피래미, 꺽지 등 민물에서는 지렁이가 훨씬 잘 잡히거든요.
근데 아빠가 자꾸 떡밥이라고 빡 빡 우기시더라구요.
떡밥 쓰면 거의 잡을 확률 없거든요..."
그 말 듣는순간 갑자기 후회가 마악 밀려오는거 있죠??
이를 어째...
아무래도 이거 아들한테 아빠 약점 잡히게 만든거나 아닌지 모르겠네...
그냥 순간적으로 아들녀석 마냥 내버려두는 아빠 얄미워서
말했을뿐인데...
(내 편 안 들어주니깐...)
평소에 이르는 넘이 더 나쁘다 그래놓고 이거 발설해버렸으니...
곰곰 궁리하다
"야, 내가 말한거 아빠한테 비밀이다.응??"
아들녀석 씨익 웃더니
"대신에 오늘 낚시 가게 해 주세요, 네???"
삼생아짐 : 그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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