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우와~~~공짜닷!!!

삼생아짐 2007. 11. 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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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며칠 전부터 차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와이퍼도 나가고... 

비오면 한쪽만 작동^^;; 

워셔액 나가는 핀도 부러지고... 

요즘은 시동도 잘 안 걸리고... 

게다가 달리면 이상한 소리도 나요...

 

그래도 정비하러 갈 시간조차 없더라구요...

 

 아이들 제 차 탈 때마다 

"백샘, 도대체 차 언제 바꿔요???" 

"돈 없어서 못 바꾼다, 이넘아..."

 

사실 가다가 멈추어버릴까봐 조금 조마조마하긴 했어요... 

폐차시켜버리자는 거 가까운데 다니는 데 별 지장없다 싶어 기냥 기냥 

끌고 다녔거든요... 

 

 


카딜러인 남편 친구가 오늘 서석면에 이동 차수리 서비스 온다고 꼭 

나가서 받으라고 전화했더라구요...

 

와이퍼 갈아준다는 말에 

전  

깡총 뛰면서 

"아싸, 만원 벌었다아~~~"

 

농협 앞에 장날마다 와이퍼 장사 와서 호시탐탐 제 차 노렸거든요.

 

부러 제 차 와이퍼 잡아서 탕~~ 튕기면서 

"아줌마, 만원이면 되는데 왜 이러구 다녀요??만이천원인데 만원에 해 줄께요."

 

"기냥 둬요. 갈 때 되면 갈 거예요."

 


사실 좀 제 차 디밀기가 창피하긴 했어요. 

그동안 여행다녀오고 출장 다니고 여기저기 행사 쫓아다니고 

가끔 눈 오고 비 오길래 세차도 못하고...

 

게다가 오늘은 우리동네 폐품 수집하는 날... 

아침은 커녕 세수도 못하고 새벽부터 쓰레기 모으느라 꼴도 엉망... 

쓰레기 주물럭거리다가 더 늦음 안되겠다 싶어 아줌마들 점심먹는 식당에 

데려다주는 김에 들렀던 건데...

 


그래도 덕분에 제 차가 오늘 호강했어요.

 

주인 잘못 만나 갤로퍼급 세피아라고 농담하는데...(수리비만 갤로퍼 살 만큼...) 

알고보니 후진등도 안 들어온대요...... 

와이퍼 새 거 갈았지 

워셔액 채웠지 

후진등 갈았지 

엔진오일보충했지(앞에 수도꼭지모양 빨간 불 들어오는게 엔진오일 없다는 거라는데... 

것도 모르고... 

제 별명이 앞으로 앞으로거든요^^; 

(후진 잘 못한다고 애들이 제 차 타면 앞으로 앞으로 노래 불러요...)

 

근데 울 동네 근영씨 마침 점검 받으러 왔다가 

"왜 후진을 못하나 했더니 후진등 나가서 그랬구먼..." 

동네 좁은 길에서 저 만날 때마다 후진해서 비켜주면서 놀렸거든요...

 


참 이름도 맘에 들어요. 

after서비스가 아닌 before 서비스... 

 

 

우리마을 인간적인 파출소장 엄기대 소장님이 경찰서 터를 내주셨고요... 

현대자동차 홍천 남부대리점 소장 허남기님이랑 

강릉 AS센터 이용호 대리님등 12분이 이 산골마을까지 오셔서 

현대차랑 기아차랑 모두 손을 봐주셨어요.

 

게다가 간식까지 준비해주셔서... 

(죄송해요, 제가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일나가는 바람에 

 배고파서 초코렛 네 개 훔쳐 먹었어요...사실 음료수라도 사 드려야 하는데...)  


 

그래도 제가 직업의식은 있어서 카메라 꼭 갖고 다니잖아요... 

얼른얼른 서 보시라 그랬죠^^;;

 

사실 와이퍼 하나 갈러갔다가 이게 웬 횡재예요?? 

이것저것 다 손봤거든요///

 

(공짜는 어쨌든 좋아하는 ....대단한 아줌마 근성의 삼생아짐... 

그래도 갚을 줄도 안다구요...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체면이 있지, 사진 찍었는데 흔들리거나 안 나옴 어떡해요. 

그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니걸랑요^^;;

 확인차 한 장 더 꾸욱 찍어드렸죠^^

 

모두 초면의 어른들이라 체험객 애들 델구 시키던  

"강아지는 누구새끼??" 

요건 안 했구요...

 

...근데 아무래도 할 걸 그랬나봐요...너무 근엄해요...

 

하지만... 

오늘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우리마을 주민들, 특히 산골동네 자주자주 차 고치러 나가지도 못하고... 

농사일에 바빠 저처럼 이렇게 한 두 군데 망가지고 이상있는 건 

신경도 못 쓰던 많은 분들...

 덕분에 오늘 차 손 봤다고 넘 넘 좋아하셨어요...

 

장거리에 사시는 락환어머니는 부러 전화까지 주셨더라구요.. 

"빨랑 와서 차 수리 받으세요~~~" 

이미 받았는뎅...ㅎㅎ

 

 

이후로도 아파트 단지나, 농촌의 장날,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이동수리 봉사를 하실 계획이라고...

 

엔진, 앞뒤 전구, 블레이드, 워셔액, 엔진오일보충 등 

간단하지만 우리가 잊고 넘어가기 쉬운 것들을 찬찬이 손 보아주시네요.

 

정보화마을 여러분. 

이동수리 봉사반 필요 하시면 연락주세요. 

전화번호꺼정 남겨주셨거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꽁짜!!!"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