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랑 재현이랑 명호랑..
알고보니 세 넘이 63빌딩에서 하얀 돌멩이 가지고 나왔네요.
63빌딩 전망대에서 보던 망원경이 나쁜 넘들 잡는 거라고
쬐금 겁을 줬더니...
배 오자마자 세놈들 꽁지가 빠져라구 도망가듯
배에 오르네요...
유람선이 출발하자마자 모두들 갑갑한 선실은 싫다고...
뱃머리쪽으로 나와서서...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무척 쌀쌀한 날씨지만...
그래도 차가운 강바람이 넘 넘 좋은 아이들...
너무 산골이라 외국인을 별로 볼 기회가 없던 녀석들...
래용아찌를 통역삼아 브라질에서 온 미녀들이랑 대화를 주고받더니
금방 친해져서 사진 찍고...
민재녀석 : 엄마, 이름이 뭐예요는 영어로 어떻게 하지?
삼생아짐 : What's your name?
민재 ; 왓쳐네임??
(혼자서 중얼거리는데 이를 알아들은 브라질 아줌마...휙 돌아보더니)
브라질 미녀 : 마이네임 이즈...
(순간 당황한 민재녀석...귀에다 대고...)
민재 : 엄마, 그럼 저랑 사진찍어요는 어떻게 해?
삼생아짐 : Would you pose with me?
(내 뒤로만 숨던 민재녀석...당당히 나아가...)
민재 : 아줌마, 포~~~즈!! 픽철 포즈!!!
삼생아짐 : 학교에서 '사진'이란 말은 배웠던가 보네...
어쨌든 세명의 외국인 미녀를 배경삼아 즐겁게 사진 한장 꽝!!
63빌딩 아저씨가 쫓아오나 안 오나 망원경으로 보는 녀석들...
쯧쯧...
이젠 못 쫓아오겠지 그러길래
출발했던 제자리로 배가 돌아갈 거라 했더니...다시 사색이...
(아무래도 내가 너무한 거 같긴 하네...
고만 놀려먹어야지...)
배를 타고 한강을 오르내리며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들...
꽤 오랜 시간 쌀쌀한 날씨 속에서 배를 타는데도
래용아찌 꼬셔서 오징어 사먹는 거 외엔
(래용씨 미안해요, 울 애들이 졸라서...근데 담엔 절대 사달라는대로 다 사줌 안돼요.
애들 버릇나빠진단 말예요...)
단 한 번도 선실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뱃전에서 벌벌 떠는 녀석들...
그래도 바라보는 서울의 경치가 좋은건지
아님 처음 타 보는 유람선의 강바람이 좋은건지...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흉내를 내 보기도 하는 영재녀석...
아무래도 춥긴 추웠나봐요
운기와 영재가 제 살롱을 가지고 뒤집어써서
사방으로 돌아보아도 얼굴이 보이질 않아요...
삼생아짐 : 야, 이넘들아, 그거 내 스카프가 아니라 치마야, 임마.
늬들이 심청이냐? 남의 치마 뒤집어쓰게...
운기 : 예???
(일전에 여행갔을 때 3,000원 주고 산 치마겸 원피스겸 스카프겸 두루두루 쓰이는
필리핀 여성 옷...
사례발표 ppt작성하다 가느라고 밤 홀랑 새우고
체험관광 리플렛지 원고도 쓰다 만 채
출발시간 되서 반바지도 못 챙기구 윗도리만 다섯장 달랑...
여행가서 무지 고생하다 돈 주고 사입은 거...
기저귀 천에 염색한 건데 두루두루 요긴하게 썼어요...)
선실에 들어온 영재녀석
영재 : 엄마, 정말 민재 잡아가는 거 아니죠??
삼생아짐 : (이녀석도 아직 순진한 구석이 있네?? )
어떨거 같냐?
영재 : 내가 강에다 버리라구 했으니까 이제 괜찮을거예요.
증거가 없잖아요......
삼생아짐 : 헐~~~
평상시엔 엄마를 너무 좋아한다고 샘내며 구박하던 녀석이
그래도 동생 잡혀갈까봐 걱정이 되나보네요...
개인적으로 남의 물건 손 대는거, 멀쩡한 물건 망가뜨리는 거,
남을 속이는 거, 아무데나 쓰레기 버리는 거...
무지 싫어해서 평상시에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냥 제자리에 두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손 대는 게 안타까워 아이들을 조금 가르치려 했을 뿐인데...
제가
너무했나요???
상군두리 마을 아이들 도시체험기...아직 한 편 남았네요.
참 오래도록 가죠??
말했잖아요, 제가...두고두고 오랜 추억이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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