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를 빚는데 얼면서 혹 벌어질까봐 만두피 가장자리에 물을 바른다.
근데 내 그릇의 물이 유난히 빨리 줄어들자 누군가 그랬다.
ㅡ 아이고야, 만두 빚는데도 물 엄청 주네? 대접에 물 줄어든거봐.
그러자 일어서서 열심히 만두를 빚던 베트남댁이 나랑 내가 쓰던 붓이랑 붓질할때 테이블에 떨어진 물을 가리키며 뭐라뭐라 그런다. ㅡㅡ;;;
순간 나 혼자 빵 터짐.ㅋ
다들 궁금해하길래 내가 해석해줬다.
ㅡ 내가 물을 만두피에 발라서 줄은게 아니라 붓으로 테이블에 다 흘린거래.ㅡㅡ;;
그러자 그제서야 모두들 빵 터졌다.ㅋ
다들 새끼손가락으로 찍어바르는데 나만 붓을 써서 내가 빚은 자리의 테이블은 항상 얼룩지긴 했었다.ㅋ
손가락으로 물을 바르는 작업이 반복되면 손가락 지문도 닳고 아프기도 해서 꾀를 내서 김바르는 솔을 썼는데 문제는 그릇에서 만두피로 가져오는 동안에 흐르는 양이 많았던거다.ㅠㅠ
지난번엔 만두를 빚으면서 만두속 앙념이 너무 매워 다들 시식하면서 뭐라 그러자 역시나 베트남댁이 양념을 맡았던 동네 형님을 가리키며
ㅡ 고춧가루 많아 많아 막 넣었어 하면서 쏟아붓는 시늉을 하며 막 이른다.
그래서 모두들 또 빵 터졌다.ㅋ
덕분에 고기랑 두부랑 들깨랑 더 넣고 다시 양념.^^;;
ㅡ 순 고자질쟁이야.ㅋ
내가 그랬더니 다들 또 웃으신다.
한국으로 시집온지 10년 안짝이라 말은 다 알아듣는데 아직 한국말이 서툴어 말보다 행동이 더 빠른편.ㅋ
ㅡ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맨날 언니래.^^;;
내가 웃으면서 그랬더니 서방님이 그런다.
ㅡ베트남에선 언니가 몸무게순이래.
그러자 또 모두들 빵 터짐.
에공...ㅠㅠ
그럭저럭 겨울 한철이 만두 빚기로 다간다.
오늘은 어쩐지 봄 기운도 느껴지고.
벌써부터 만두 빚기 끝나면 뭐하나 하시더니 농사일 일정이 줄줄 나온다.
가만 보면 나만 일 중독이 아니다.
농촌 여자들은 일 안 하면 죽는줄안다.
65세 넘으면 노인 일자리사업 참가해서 용돈 벌거라고 벼른다.ㅋ
어찌됐든 죽을 때꺼정 일할 수 있는 시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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