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외)/호주

강원도 정보화마을 대양주 연수 첫째날(시드니를 향해 출발~~~)

삼생아짐 2018. 12. 4. 00:07
728x90

 

"어리석은 사람은 방황을 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한다."

 

여행이 병일까, 사치일까, 재충전일까, 호기심의 발로일까, 아니면......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일까.
부지런함일까,  그도 아니면 역마살일까......

 

 

 

어려서부터 할머니를 따라 전국을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지 지금도 잠 들면 늘 꿈속에서 헤매고 다닌다.

한때는 역마살이 낀게 아닐까......그런 생각도 했었다,살짝^^;;

 

올해 대학에 편입하면서, 이런저런 기자단 활동과 서포터즈 활동을 많이 접었는데, 그만큼 집을 나서는 시간도 줄였다.

내가 집 비울 동안 혼자서 밥 해결해야 하는 서방님이 눈에 밟히기도 했고...ㅋ

 

 

 

지난번, 1박 2일 출장 다녀왔는데 싱크대에 옹기종기 놓인 빈그릇들.

깜놀....ㅋㅋ

 

반찬도 없이 국과 밥만 먹었나보다.

어쩐지 반찬 해 놓지 말라하더니......^^;;

 

이거 보니 정말 혼자 여행 다니고 싶지 않았는데, 이번 연수는 평생에 한 번일런지도 모를 기회라...눈 딱(!)감고 짐가방 쌌다.

 

2007년에 프로그램 관리자 경진대회 대상 탔을때 유럽 연수 보내준다고 했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공무원들 해외연수 규제하는 바람에 못가고...(정작 대통령은 잘만 다니더니만...)

엄청 억울...애꿏은 도청 주무관만 달달 볶았더랬다.

한 3년쯤?? ㅋㅋ

 

얼굴 볼 때마다

ㅡ 유럽 언제 가요?? ㅋ

 

아마도 질렸을듯...ㅎ

(원래 내 별명이 뒷끝 작렬...ㅎ)

 

다행이도 거의 10년만인 올해에는 무사통과.

 

작년에 강원도 정보화마을 프로그램 관리자 경진대회 우수상 타는 덕에 대양주 연수 기회 얻었다.

 

 

 

근데......8박 10일 호주와 뉴질랜드로 연수 떠나려는데, 딱 고날짜만큼 냉장고에 쟁여둔 소주가 보인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

가지말까, 싶은 마음도 살짝 들고......ㅠㅠ

 

작년에 일본연수 기회 있었는데, 떠나기 전날, 서방님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못 갔는데, 이번에도 못 가려나 싶은 생각도 들고...못 가도 좋으니 제발 아프지만 말라고 걱정도 하고...

 

그래도, 어쨌든 두 눈 딱 감고 출발했다.

 

 


인천 제 2 공항에서 일행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최소한 공항에는 두시간 이상 일찍 가야한다는 가족들의 성화에 일찍 출발했더니 점심시간,

어쩌면 열흘동안 한식이 그리워질런지도 몰라 공항에서 용감하게 혼밥!

(몇 년 전, 서유럽 여행할때 파리 마켓에서 너무 한식이 먹고 싶어서 쌀 사고, 삼겹살 사서 산장에서 부대찌개 해 먹었다.ㅋㅋ)

 

그래도, 어쩐지 혼밥은 살짝 서글프다.

커다란 빈 집에 혼자 있을 서방님이 벌써부터 더욱 그리워지는 시간...ㅠㅠ

(애들더러 아빠 위문공연 가라 그랬다,ㅋ)

 

 

 

 

30년 결혼생활 중 처음으로 오래 떨어지는 날......

대학교 1학년 말에 과커플로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한 세월이 33년이다.

 

그동안 1박 2일 내지는 2박 3일 출장이랑 취재여행은 자주 다녔지만 이렇게 오래 떨어지는건 정말 처음이다.

밤마다 팔베게 해주던 온기도 아쉽고, 다녀오면 한국의 가을도 끝났으려나 싶다. 

 

 

 

 

이런저런 망설임,미련 다 버리고 비행기에 오르니 이제 출발이지 싶다.

 

아오~~기나긴 비행시간......

인천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자그마치 열한시간...ㅠㅠ

 

 

 

이탈리아에 살면서 지금은 영국에 유학중인 조카가 영화 딱 일곱편만 보면 유럽에서 한국에 도착한다고 했던가. (그 거리도 열두시간이다.ㅠㅠ)

 

 

 

나도 영화 여섯편 반(!)만 볼까...하다가

기내식 두 번 해치우고, 영화 두 편 보고, 오렌지 주스 두 잔 마시고, 화장실 두 번 가고, 음악 실컷 듣고, 폰게임도 실컷 하고......진짜진짜 시간 안 간다.

 

 

여동생이 살고 있는 밀라노에 다시 가고 싶어도 비행기 오래 타는거 무서워서 못 가겠다던 친정엄마 말씀이 실감난다.

기회되면 딸이랑 외손녀들이랑 친정엄마랑 여자들끼리 이탈리아에 다녀오려 하는데, 비행기 타는 시간 무서워서 엄두를 못 내는 중...

 

자리는 좁지, 허리는 아프지...

예전에 대한항공 다니던 동생내외 상관께서 술자리에서 주신 튜브형 목베개를 받쳤어도 목까지 아프다.

머리에 든게 많으면 무겁다던데,

요즘은 집어넣기가 바쁘게 빠져나가버리는데 왜 머리는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건지......ㅠㅠ

 

비행기 들어서면서 눈에 딱 띄던 넓다란 비지니스석, 엄청 생각난다.

 

에이씨, KAL 마일리지로 좌석 승급이나 할걸 그랬나, 싶다.

(올해 마일리지 일부 소멸된다 그래서 여행용 파우치 셋트랑 오리 조명등 샀다,ㅋ

오리 조명등은 블루투스 스피커 역할도 한다. 침대 무드등...ㅋ)

 

 

 

1학기때, 사회복지학개론 시간에 배운 불평등, 절로 실감하네.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는 경제력에 따라 사회서비스도 차등을 둔다는데, 비행기의 일등석,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 등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

 

ㅡ 워터플레이의 일반권은 7만7천원, 프리패스는 15만원이다.

일반권으로 놀이기구 하나를 타려면 2~3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프리패스는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프리패스를 끊지 못해 놀이기구 하나에 두세시간씩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한가?

혹은 그 놀이권조차 살 수 없는 형편의 아이들과 부모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할까? 

 

ㅡ 국가는 자유경쟁체제의 시장에 개입하지말아야한다. 자신의 노동력으로 정당한(혹은 불법적인) 취득으로 형성한 개인 재산과 개인재산의 소유이전에 정부는 개입해야 하는가,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가?

 

ㅡ 강자에게도 권리가 있다. 왜 강자의 권리는 말하지 않는가?(로직)
그러나 취득과 이전이 정당하지 않다면 교정해야 한다. 국가는 정당한 개인의 재산소유는 보호하되 간섭은 최소한으로 해야한다.

 

사회의 불평등을 몸소 실감한다는건 어쩐지 서글프다. 그래도 어쨌든 이렇게 비행기를 탈 기회가 주어진것만 해도 지금의 내게는 감지덕지다.

물론 프로그램 관리자 일을 하면서 일년동안 죽어라 뛴 노력덕도 있다.

 

 

 

관리자 평가라는게 단순히 전자상거래 실적만 보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1년동안 전자상거래 실적(판매건수와 판매금액), 체험실적, 신규상품 개발 등록, 홈페이지 관리, 인빌뉴스 작성, 마을 회계, 마을 공동체 활동 관리 기록, 체험상품 개발, 진행, 중복구매고객 관리, 전자상거래 구매고객 및 마을 방문객&체험 고객 관리, 주민교육, 언론 홍보, 자매결연교류 횟수& 실적, 개인 SNS홍보건수 등 그야말로 정보화마을 프로그램 관리자는 정보화마을 내 오만잡다한 일,

 

직접 몸으로 뛰어야하는 일부터 컴퓨터 앞에서 해야 할 일들까지,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월급 올려달라는 말은 안 할 터이니, 제발 지원 끊는다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대량 실업자 생깁니다.ㅠㅠ

 

내년부터 다시 이 나이에 이 학교, 저 학교 국어과 강사 빈 자리 찾아다녀야 하나, 엄청 고민했다. 초등학생은 전과목, 중학생은 영,수,국. 고등학생 수학은 1학년까지, 그리고 문법 영어와 컴퓨터 교육까지 가능하다.ㅋ)

 

 

 

그리고 그렇게 한 일들을 연말에 가서 서류정리하여 제출하고(정리하는데에만도 꼬박 사흘 정도 걸림),

 

1차로 서류 심사 통과를 거친 후,

 PPT로 작성해서 다시 발표,

 

발표 자세와 내용의 충실성 등 심사위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정되는 것이니 경진대회 입상조차 참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 연수, 쉽게 얻어지는 기회는 결코 아니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

(작년 발표 후, 여덟명(열명이었던가???)의 심사위원들에게 질의 응답하는 모습.

심사위원석에 마이크가 없어 질문 내용이 잘 안들려 좀 아쉬웠다.

 

 

 

하여튼....그 긴 시간을 지나, 오만가지 잡생각을 다 한 뒤, 드디어 호주 시드니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오후 6시 45분 비행기를 탔는데, 도착해 보니 어라, 아침이네???

 

아침 7시 45분...후덜덜...꼬박 밤 새웠다.

 

 

 

근데, 시드니의 첫 인상은 .......햇살 반짝반짝 찬란, 대기 한없이 맑음.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하얗고...

 

 

 

한국의 11월이 호주의 5월경이라는데,

우리나라의 5월과는 달리 바람도 시원하고, 상쾌하고, 후덥지근하거나 끈끈한 기운 하나도 없고, 정말 정말 맘에 꼭 드는 날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의 초가을 날씨 같은 느낌.

날씨 하나만으로도 이곳이 엄청 좋아질듯한 기분.

 

 

 

가이드 내공(?) 엄청 쎄 보이는 현지가이드 '동기'님을 만나 버스에 올랐는데, 버스가 연식이 꽤 되신듯..ㅎ

이번 연수가 강원도내에서 11명이라 그런지 미니버스.

 

근데, 웬 버스에 안되는게 이리도 많은지......

원래 호주의 차는 그렇단다.

차안에서 뭘 먹는건 아예 안된단다.

 

뭐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했으니 호주에 가면 호주의 법을 따라야지 별 수 있겠나.

 

어쨌든 호주나 뉴질랜드는 음식물 반입이 엄격하다고 겁 줘서 흔하디 흔한 컵라면 하나 안 챙겨왔는데, 버스에서도 안되는거 투성이다.

 

아, 되는 것도 있다. 안전벨트 매는거!! ㅋ

 

어쨌든, 잠 한 숨 못자고 뻑뻑한 눈을 선글라스로 가린 후, 첫번째 목적지인 블루마운틴으로 이동했다.

가야하는 거리가 120km, 2시간이 걸린다는데, 눈으로는 조~~오기 바로 앞인것만 같다.

 

아니나다를까, 호주의 면적과 인구현황, 주요산업, 민족성 등등 호주에 관해 설명해주시면서 호주는 높은 산이 없고, 대기가 맑아 가시거리가 엄청 길다고 가이드님 말씀하시는데,

눈꺼풀이 자꾸만 자꾸만 맞닿으려...ㅠㅠ

 

이미 딴세상으로 가신 분들도 여럿 계시고, 가이드님 혀를 차면서도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고 싶은 의욕(!)에 넘치셔서 말씀하시는데...눈 부릅뜨고...걸핏하면 밤 새우던 특기를 살려 잠 쫒기...

 

근데......

 

(PS: 다녀오자마자 절임배추 작업 2주동안 쭉 매달렸지, 양가 어머님들 오시고 아들딸, 외손녀까지 다들 모여 가족모임했지, 요리하랴, 일하랴, 게다가 요즘 기말고사 시험 준비 기간이라 도저히 글 쓸 시간이 없어 미루고 미루다가....

시험공부 하느라 밤 한시까지 매달렸더니 너무 지쳐서 여행 사진 뒤지다가 조금씩이나마 시작해야 안 까먹겠다 싶어서 블로그에 들어왔는데......

 

오랫만에 글 쓰려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래도 여행기 안 나오나 하시는 분, 몇 분 계셔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