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블로그 청춘예찬 기자단

[스크랩] 딩동!! 도시락 배달 왔습니다.

삼생아짐 2015. 5. 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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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도시락 배달 왔습니다.

 

 

잔인한 달이라 일컫는 4월이 형형색색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봄꽃들로 마음을 셀레게 했다면, 

살랑살랑 불어대는 봄바람에 연둣빛 잎사귀들이 초록물이 배어 팔랑거림에 마음이 설레는 5월입니다.

진한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계족산 녹음 아래 자리한 아파트 단지내 "팔팔청춘!! 팔순잔치"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는 대전 대덕구 법동 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습니다.

 

 

<대전 대덕구 법동에 위치한 법동종합사회복지관>

 

세계적인 명품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대덕구 계족산 자락에 위치한 법동종합사회복지관에는

가슴이 따뜻한 사회복무요원 이해용군이 오늘도 도시락 배달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집까지 직접 도시락을 배달하고 수거하는 일이 이군의 주된 업무입니다. 

일찍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학업에 열중하기 위해 빠른 날짜로 선택한 곳이 이곳 복지관이라는 이군.

오늘은 기자도 이군과 함께 도시락배달에 함께 나섰습니다.

 

<법동 종합사회복지관 내에 있는 "장수 식당">

이곳 법동종합사회복지관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우선적으로 살고 있는 아파트안에 있는

복지시설로 거동이 불편하신 재가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입니다. 

이곳 복지관 식당에서 준비된 도시락을 이군이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식당 이름도 "장수 식당" 입니다. 노인분들의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지은 이름 같아요.

식당에서 음식이 준비되면 필요한 수량만큼 도시락을 싸고 배달해야 할 곳에 맞춰 구분해 두면 

사회복지사분들이나 해당 노인들을 맡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도시락을 챙겨 가기도 하지만,  

일부는 이군이 직접 어르신들의 집까지 직접 배달을 해 준다고 합니다. 
 

<도시락을 챙겨 카터에 담고 배달 갈 준비를 하는 이해용군>  

 

 

커트에는 따끈따끈한 밥과 반찬이 담긴 도시락이 실려 있습니다.

한 커트에 15개 정도 담겨 있었는데요. 이군이 배달해야 하는 도시락은 매일 15개 정도라고 합니다.

년 3000여 개의 도시락은 이군의 손에 의해 재가노인들의 집까지 따뜻하게 배달되고 있습니다.

 

종일 복지관에서 근무한 뒤 퇴근 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가계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이군은 주말에는 영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가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한마음 아파트를 돌며 도시락 배달을 하는 이군>

 

 

어르신을 정성껏 공경하며 이웃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이군의 칭찬은 주변에 자자합니다.

기자가 도착한 시간은 점심시간을 10여 분 남겨둔 시간. 이군을 따라 저도 함께 도시락 배달을 나섰습니다.

커트를 끌고 엘리베이터 타고 내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이군을 보면서 참 대단한 청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가호호 벨을 누르지 않아도 이 시간쯤이면 이군이 도시락을 가져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파트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똑똑 두 번만 두드리면 안에서 인기척이 납니다.

 

 

<점심때가 되자 식탁에 앉아 이군을 기다리는 재가노인>

 

 

어떤 곳은 요양보호사가 도시락을 받아 주지만, 그렇지 않은 어르신들께는 이군이 직접

식탁까지 올려 드리고 나옵니다. 맛있게 드시고 도시락은 그대로 담아 놓기만 하시라는 인사와 함께

손주처럼 반가이 맞아 주시는 어르신들.. 항상 웃으며 친절한 이군을 참으로 믿음직하게 바라보시는

어르신들은 연신 이군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도시락 배달이 한 동에 몰려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커트를 끌고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이군에겐 즐거움으로 비칩니다.

양손에 도시락을 들고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가 금세 내려오길 여러번...

이군이 15개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데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마음 아파트 마당에서 어르신들이 이군을 불러 뭔가 물어보고 있다>

 

 

이 집에는 어르신이 누구와 살고 있고, 오늘은 병원을 가는 날이며, 오늘은 어디를 갔기 때문에

문이 잠겨져 있을 거라고 하면서 어르신들의 동태도 아주 꿰뚫고 있었습니다.

이군의 집도 이 아파트 근처라고 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지만, 제가 볼 땐 한가족이나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노인분들께서 이군을 알아보고 참 예쁜 청년이라고 말합니다. 여자로 태어나야 할 게 남자로 태어났다고..

 웃는 모습도 예쁘고 인상 한 번 쓰는 걸 못 봤다고 칭찬이 자자하셨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했을 뿐인데

"고맙다"고 "착하다"고 "고생한다"고 "밥 먹었느냐"고 많이들 말씀해 주신다고 쑥스러워하는 이군을 보니

정말 예쁜 소녀의 웃음처럼 조용히 웃고 있었습니다.​
 

<도시락에는 아파트 동 호수와 어르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

커트에 담긴 도시락에는 아파트 동, 호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이군은 일일이 살펴보지 않아도

몇 호에 누가 사는지 다 외우고 있었어요. 이렇게 엘리베이터 입구에 커트를 세워놓고 도시락을

양손에 들고 계단을 뛰어 오르내립니다. 발걸음이 빨라지며 수십개의 계단을 오르내릴땐 이 도시락이

어르신들에게는 오늘의 첫 끼니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정신없이 배달에만 신경 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하기도 하구요. 하면서 소녀처럼 배시시 웃는 모습이 참으로 예뻤습니다. 

13~14여 개의 도시락을 배달한 후, 이군은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와 경로당에서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의 밥상을 봐 드립니다.

 

 

<도시락을 배달한 후, 경로당에서 배식하는 이군>

 

가지런히 수저를 놓고, 반찬과 밥, 국이 담긴 쟁반을 들고 나르는 모습이 전혀 서툴러 보이지 않았어요.

서빙의 고수들처럼 아주 척척 잘 해내는 이군이었습니다.

어르신들 앞에 밥을 드리면서도 천천히 맛있게 드시라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법동종합사회복지관을 끼고 있는 이 아파트에는 40% 이상이 독거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복지관에서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이 많게는 140여 명까지 되고

균 90여 명 정도는 매일 이곳에서 점심을 드신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엔 잡무에 바쁜 이군>

 

장수식당에서 배식이 끝난 후 이군은 자리로 돌아와 잡무를 시작합니다.

법동종합사회복지관에는 이군과 같은 사회복무요원이 원래 세 명이 함께 근무했다고 합니다.

한 명은 생계곤란으로 병역이 감면되었고, 또 한 명이 전역을 한 뒤부터는 지금껏 이군 혼자서 일을

도맡아 해왔다고 합니다. 대덕구청에서도 더이상 인원 조달은 어렵다는 통보를 해 왔다고 합니다.​

법동 종합사회복지관은 노인뿐만 아니라 탈북자, 다문화, 아동, 장애인, 노인, 기초수급자 등

정말 많은 복지를 도맡고 있었습니다. 노인복지도 안마, 한방진료, 자조 모임, 시니어리더십 등

많은 분야가 있지만 그중에서 이군이 주로 하는 업무는 거동이 불편하여 끼니를 챙겨 드시지 못하시는

어르신들께 도시락을 배달하는 재가노인 도시락배달과, 경로당에 오셔서 무료급식을 드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일, 또한 복지관의 각종 프로그램이나 행사보조 등, 또한 식재료 구입시

시장도 함께 가기도 하는 이군은 이곳에서 없어선 안 될 팔방미인이었습니다.

 

다음은 이해용군과의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Q : 도시락을 배달 이외에 이곳엔 어린이들도 많던데 아이들에게도 뭘 가르치는게 있나요?
A
: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이지만 일과 후에는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사회복무요원이 되기 전부터 해오고 있었습니다. 공부방 선생님께서 나오지 못하는 날에는
제가 대신 아동들에게 국어, 수학을 가르치기도 하며 공부 후에는 아동들에게 석식을 제공하고
식사지도를 돕고 있습니다.

Q : 현역과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혹시라도 뭐 위축되거나, 부럽거나 하는 건 없었나요?

A : 절대 없습니다. 가끔 제가 현역으로 갔다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홀로 생활비를 벌고 집에 생활비를 보태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공모전 응모나 봉사활동,

사회복무교육센터에서의 강의등 현역은 하지 못하는 또한 같은 사회복무요원이라도

저처럼 많은 경험은 해보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Q : 만약 현역판정을 받았다면 생각해본 병과는?

 A : 현역으로 가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혹시나 해서 본 ROTC 시험을

보면서 일반 사병으로 가느니 그 사병들을 거느리는 장교가 되자는 큰 포부처럼

현역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Q : 여러 가지 공모전이나 UCC 대회에 나갔다고 들었는데, 어떤 곳이었나요?

A : 병무청에서 주관하는 UCC, 시화, 사진, 체험수기 공모전에 각 1회씩 참여하였고,

또한 사회복무요원 주관으로 하는 UCC에 2회 참여하였습니다. 비록 여러 공모활동을

 해보았지만, 입상작은 병무청에서 주관한  UCC 하나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사회복무요원만이 할 기회를 조금이라도 얻고 싶었기

때문에 입상에 목적은 둔 것이 아닌 도전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인 이군을 칭찬하며, 이군을 담당하고 있는 은석민 과장>

 

이군을 담당하고 있는 은석민 과장님의 얘기를 들어 봅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시키는 것 외에도 알아서 일 처리를 아주 깔끔하게 잘 하고 있어서 아주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합니다. 이제 다음주 5월 26일이면 이군이 전역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군이 전역한다는 말에

과장님의 표정이 섭섭함과 동시에 아쉬움이 엄청 더 커 보였습니다. 이군과 같은 후배가 들어와야 할 텐데

하면서... 다행히 이군의 집이 근처기 때문에 언제든 도움을 청하면 마다않고 달려와 준다고 했습니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오전 반차휴가를 낸 상태인데도 어르신들의 도시락 배달 때문에 일찍 나와서

배달준비를 했다"며 이군의 자랑이 끝날 줄 몰랐습니다. 이 복지관에는 이군을 포함 11명이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수용하는 어르신과 어린이 등등 일손이 한참 모자라지만

이군이 복지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Q : 현재 다른 데서 봉사활동을 하는곳이 있으신가요?

A : 기본적으로 근무 시간 외에 일손이 필요할 경우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전사회복무교육센터의 "가온누리"라는 봉사활동 단체에서 한 달에 한 번,

지역아동들에게 재능나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Q : 복지관의 노인분들을 보면서 이군이 느끼는 점은 어떤 게 있나요?

A : 만약 노인분들이 계시지 않다면 복지관은 그곳에 위치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복지관에서 여러 가지 행사나 프로그램을 통하여 어르신들께 혜택을 제공하고자 하지만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혜택을 누리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것을 보면

조금 안타깝습니다. 후회하면 늦은 것처럼 지금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아도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조금 더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Q : 곧 전역이라고 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A : 전역을 하고서도 복지관에 부족한 일손을 도움이 되는 한 봉사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기존에 3~4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복지관 업무를 맡아야 할 정도로 바빴습니다.

제가 전역하기 전에 후배사회복무요원이 들어온다면 일을 가르치고 마음 편히 나갔겠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려고 이곳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학원에 다닐 계획입니다.

현재도 주말을 이용해 다니고 있지만 근무하고 알바하며 영어공부를 하니 온전히 영어공부에

 집중을 할 수 없기에 더 영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반나절 이상 영어를 공부할 계획입니다. 

 

Q : 사회복무요원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 주신다면?

A : 사회복무요원의 주어진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겐 참 좋은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경험을

사회복무요원으로서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기회를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군을 만나러 멀리서 달려간 기자와 함께>
 

전역을 며칠 앞둔 요즘 이군은 복지관에서 2년을 함께 한 정(情)이 있기에 많이 섭섭하다고 합니다

회복무요원으로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지금의 종합사회복지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는 이군.

더 도와드리고 싶지만, 본인의 길을 가야 하기에 그만 손을 놔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전역했어도 복지관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화가 오면 좋겠다는 해용군. 

복지관에 단단히 정이 들었나 봅니다.

2년 동안 근무하면서 혼자서 겪어야 했던 시간이 많았기에 기억에 남는 일 또한 정말 많다는

이해용군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일을 하면서 적절한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는데,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어려워 일을 하면서 많이 불편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군은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청각장애로 보충역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잘 못 알아 듣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이해용군은 대전사회복지협의회장상을 수상하였을 때는 정말 기뻤으며,

복지관 근무하며 봉사활동을 겸하면서도 개인적인 공모활동 등, 소소하게 했던 일들이 모여

큰 상을 받았다는 것이 많이 뿌듯하여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했습니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뿌듯하다"는

이군의 대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복지관을 나서는 기자의 발걸음은 마냥 가벼웠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이었기에 어디서나 당당할 수 있었고, 더욱 떳떳할 수 있는" 자신이 될 수 있었다" 

이해용군. 명품 계족산의 푸른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 흠뻑 마시며 살아가는 이군의 앞날이

오늘의 파란 하늘처럼 더욱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 본 하루..

훌륭한 이군을 만나 잠시나마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니 뿌듯함과 대견함이 함께하는 하루였습니다.

사회복무요원 이해용군. 화이팅!! 전역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취재: 청춘예찬 어머니기자  손미경 >

출처 : 청춘예찬
글쓴이 : 굳건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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